낮은 몸값 받고 한국 온 선수들 실력·몸상태 기대 이하…“대만서도 데려오기 쉽지 않아”
올 시즌 전반기 동안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된 건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었다. 마운드에선 팀의 원투 펀치로 활약해야 할 외국인 투수들이, 타석에선 공격의 중심축을 형성해야 할 외국인 타자의 부재는 팀 전력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혔다.
이런 문제점을 안고 있는 팀들은 대체 외국인 선수를 구하려 바쁘게 움직였다. 한화 이글스는 라이언 카펜터, 닉 킹험을 대신해 예프리 라미레즈, 펠릭스 페냐를 영입했고, kt wiz는 헨리 라모스 자리엔 앤서니 알포드를, 윌리엄 쿠에바스 자리엔 웨스 벤자민을 앉혔다. LG 트윈스는 리오 루이즈를 내보내고 로벨 가르시아를 영입했으며 KIA 타이거즈는 로니 윌리엄스를 토마스 파노니로 대체했다.
이렇게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은 팀들은 잠시 한숨을 돌렸지만 아직도 마땅한 외국인 선수를 찾지 못한 팀들은 단장들이 미국 출장에 나서며 현지에서 선수 찾기에 한창이다. 두산은 어깨 통증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아리엘 미란다의 거취를 놓고 고민 중이고, SSG 랜더스는 이반 노바, 케빈 크론 둘 다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다. KIA도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으로 한 달 넘게 이탈 중인 션 놀린을 대체할 선수를 찾는 중이다.
대체 외국인 선수가 합류했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진 건 아니다. 낮은 몸값을 받고 KBO리그 무대에 선 외국인 선수들의 실력이나 몸 상태가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먼저 6월 24일 입국한 LG 로벨 가르시아가 훈련 중 부상을 당해 1군 합류조차 못하고 있다. 왼쪽 옆구리에 불편함을 호소해서 병원 정밀검사를 받았는데 출혈이 발견돼 일주일 정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는 것. LG 측에선 일주일 후 다시 정밀검사를 받고 1군 합류 시점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KT 웨스 벤자민은 6월 9일 고척 키움전에서 데뷔전을 치렀으나 팔꿈치 통증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가 6월 26일 수원 LG전을 통해 복귀했는데 4이닝 7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팀도 1-3으로 패하는 바람에 벤자민은 KBO리그 첫 패를 떠안았다.
KBO리그는 처음 한국 땅을 밟는 외국인 선수의 계약 규모가 100만 달러 이상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시즌 중 오는 대체 외국인 선수는 계약 시점에 맞춰 몸값이 줄어드는 데 시즌 중반에 합류하는 외국인 선수의 계약은 최대 50만 달러를 넘을 수 없다. 참고로 높은 이적료가 발생한 LG 로벨 가르시아는 연봉 18만 달러에 태평양을 건넜다.
조쉬 린드블럼, 제이크 브리검, 제러드 호잉, 케이시 켈리, 그리고 이번에 한화 이글스에 합류한 펠릭스 페냐 등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GSI 스포츠 이한길 대표는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 제도 관련해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전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외국인 선수의 첫 해 연봉이 총액 100만 달러를 넘길 수 없는 부분과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외국인 선수 3명의 연봉 총액이 400만 달러로 묶이는 샐러리캡이 시행될 경우 외국인 선수 시장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었다.
“KBO리그에서 뛸 만한 외국인 선수는 메이저리그와 트리플 A 사이에 있는 ‘AAAA' 선수들인데 현재 메이저리그가 역대급 투고타저 현상을 겪으면서 AAAA급 투수들을 대부분 묶어두고 있다. 더욱이 KBO리그의 경우 몸값 제한이 시행되는 터라 외국인 선수들 입장에선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미국 잔류나 일본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구단 운영을 위해 외국인 선수 몸값에 제한을 둔다면 한국에 올 수 있는 선수들은 더욱 줄어들 것이고 시즌 중 부상과 부진으로 대체 외국인 선수 찾기에 나서는 등의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외국인 선수 운영 관련해선 KBO가 조금 더 현실적인 방안을 강구해주길 바란다.”
대만 야구 전문가인 김윤석 씨는 “대만도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대우와 환경을 개선한 바람에 지금은 대만을 제2의 야구 고향으로 삼고 대만으로 넘어오는 외국인 선수들이 많다”면서 “이전에는 대만에 있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KBO리그의 러브 콜이 있을 경우 대부분 한국행을 택했다면 지금은 대만에 잔류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그중 대표적인 선수로 최근 KIA 타이거즈의 제안을 받았다가 웨이치엔 드래곤스에 남기로 한 드류 가뇽을 꼽았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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