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종 브랜드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핫식스(왼쪽)’와 세계 1위 브랜드로 국내에 출시된 ‘레드불’. |
에너지드링크는 고(高) 카페인 음료로 분류된다. 대부분의 제품이 100㎖당 30㎎ 이상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또한 타우린, 비타민, L-카르니틴 등 체력회복과 원기회복에 도움을 주는 성분도 함께 있어 ‘에너지드링크’로 불리게 됐다. 국내에서는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해온 자양강장제 동아제약의 ‘박카스’를 업그레이드한 버전이라는 평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세계 에너지드링크 시장은 약 140억 달러(약 16조 원)에 이르며 매년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비해 국내 에너지드링크 시장은 이제 막 성장을 시작한 단계라 볼 수 있다. 연간 200억~300억대의 매출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데 기능성 음료 매출 시장이 연간 1900억 대인 것을 감안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다.
하지만 에너지드링크의 성장 가능성은 적지 않다. 지난해 3월 롯데칠성음료가 국내 최초로 에너지드링크 ‘핫식스(Hot6)’를 선보였는데 출시 1개월 만에 약 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대학가 클럽 등에서 전개한 무료증정 이벤트가 도움이 됐다. 해외 제품과 달리 홍삼 추출물, 가시오가피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원재료를 첨가해 차별화시킨 점이 특징이다. 또한 해외제품보다 가격이 3분의 1 정도로 저렴한 편이라 비교적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고 밝혔다.
▲ 국내 에너지드링크 시장에서 토종 20여 브랜드가 잇따라 출시됐다. 해태음료의 ‘에네르기’(왼쪽)와 명문제약의 ‘파워텐’. |
지난 4월 출시된 명문제약의 ‘파워텐’은 탄산을 넣지 않고 로열젤리 등으로 맛을 냈으며 골퍼들을 집중 공략해 눈길을 끌었다. 명문제약 관계자는 “맛과 기능성이 강화돼 일반 음료 대신 마실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세계 1위 브랜드인 ‘레드불’이 국내에 상륙하면서 토종 브랜드와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레드불’은 오스트리아 음료회사인 Redbull GMBH가 1984년 처음으로 선보인 제품으로, 지난 8월 동서식품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가 시작됐다. 이전까지는 카페인 함유량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수입이 되지 않았으나 카페인 함량 조절을 거친 뒤 수입이 허가됐다.
‘레드불’은 ‘에너지드링크 시장의 코카콜라’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러한 명성은 국내에서도 바로 통했다. 판매 시작과 동시에 전국 훼미리마트 에너지드링크 순위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하루 평균 6000개 이상이 팔려나갔다. 토종 브랜드들이 한 캔에 1000원 안팎인데 비해 2900원(250㎖)이라는 비싼 가격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치다. 동서식품 측은 “지금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 국내 에너지드링크 시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레드불’과 함께 에너지드링크계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미국 몬스터에너지베버리지의 ‘몬스터에너지’도 수입 허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코카콜라는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번’을 국내 버전으로 개량해 ‘번 인텐스’라는 이름으로 국내 시장에 도전장을 냈으며 턴온코리아의 ‘턴온’과 ‘뉴턴온’, 레알 스포츠사의 ‘레알파워’, 세븐디퍼센트코리아의 ‘마크’ 등 해외 제품이 줄지어 수입되고 있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가격이나 제품의 질에서는 한국 제품이 뒤처질 것이 없지만 해외제품들은 오랫동안 명성을 쌓아온 만큼 치열한 싸움이 예상 된다”고 전망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벌컥 벌컥 땐 중독…애들은 NO~
수험생들에게 졸음은 최대의 적이다. 지금이야 근처 편의점에서 손쉽게 ‘효과 좋은’ 에너지드링크를 구입할 수 있지만 2~3년 전만 해도 졸음을 쫓기 위해 각종 방법이 동원됐다. 그 중 이른바 ‘붕붕드링크’라고 불리는 음료는 최고의 효능을 자랑했다. 박카스에 레모나 혹은 포카리스웨트를 섞어 탄생된 ‘붕붕드링크’는 강력한 각성효과 때문에 ‘악마의 음료’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지금도 인터넷에 ‘붕붕드링크’를 검색해보면 각종 재료들을 섞어 만든 수십 가지의 제조법을 찾아 볼 수 있다.
하지만 ‘붕붕드링크’를 마시고 각종 부작용을 겪었다는 사람들도 많아 주의를 요한다. “밤샘 공부를 하려 ‘붕붕드링크’를 마셨다가 두통 때문에 아무것도 못했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죽는 줄 알았다” 등 증상도 다양하다. 이는 ‘붕붕드링크’에 함유된 과도한 카페인 때문인데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에너지드링크 역시 습관적으로 마실 경우 안전을 장담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식약청의 안전기준을 통과했지만 에너지드링크 역시 고(高) 카페인 음료이기 때문이다.
특히 10대 청소년들이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카페인을 습관적으로 복용했을 경우 자신도 모르게 중독이 된다는 점도 문제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 켄터키주 의회에서는 미성년자에게 고함량 카페인 음료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김현식 진주고려병원 내과과장은 “카페인 함량이 높은 에너지드링크를 자주 섭취할 경우 발작, 당뇨병, 두통, 정서장애, 불규칙한 심장박동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신체 성장이 끝나지 않은 청소년들은 과도한 카페인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면서 “에너지드링크를 일반 음료처럼 습관적으로 마시기보다는 일일 카페인 섭취 함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