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다면 왜 하필 한국차인 걸까. 여기에는 지난해부터 현대차와 기아차를 훔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틱톡에서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데 그 원인이 있다. ‘기아 보이즈’라고 알려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기반을 둔 한 무리의 청소년들이 ‘기아차를 훔치는 초간단 방법’이라는 동영상을 틱톡에 올리면서 시작된 것. 일부 동영상에서는 USB 케이블을 사용해서 시동을 거는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했으며, 심지어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에 어떻게 차를 버리고 도망쳐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동영상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 6월 ‘폭스 9’는 미 전역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절도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몇몇 피해자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미니애폴리스의 한 여성은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형 기아 쏘울을 도난당했다고 말하면서 “차량 절도가 이렇게 쉬운지 알았다면 다른 차를 샀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심지어 차량 절도범들의 차에 치여 사망한 여성도 있었다. 푸아 항이라는 70세 여성은 절도범들이 모는 기아차에 받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하지만 당시 항 씨의 사망과 관련해 체포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밀워키 이외의 지역에서도 유사한 범죄 행위가 급증하고 있다. ‘오토 뉴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에서는 기아차 도난 사건이 254%, 현대차 도난 사건이 222% 증가했다. 또한 신시내티, 멤피스, 그랜드래피즈와 같은 다른 도시에서도 유독 한국 자동차 도난 사건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오하이오주의 ‘콜럼버스디스패치’는 지난 7월, 현대차와 기아차가 2022년 도난된 차량 10대 가운데 4대를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2021년에는 자동차 절도 건수의 10%에 불과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폭증하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문제는 차량 절도범들의 절반 이상이 16세 이하의 무면허 청소년들이란 점이다. 이에 대해 그랜드래피즈의 에릭 윈스트롬 경찰서장은 지난 7월, ‘미시간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범죄자 대부분이 청소년이기 때문에 체포를 하더라도 다음날 아침이면 석방되곤 한다. 그리고 석방된 절도범들은 바로 다시 절도를 저지른다”며 고개를 저었다. 지난 7월 25일에는 두 명의 14세 소년이 훔친 현대차를 몰고 가던 도중 추돌 사고를 일으켜 사망했다고 ABC 6이 보도하기도 했다.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자 현대차와 기아차 미국 법인은 대응 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아차는 “도난 사건 증가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2022년식 모든 모델과 트림에 차량도난방지 장치를 부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 역시 “미국 내 자동차 도난의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고객과 커뮤니티의 안전과 안녕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챠량도난방지 장치는 새로 출고되는 모든 차량에 기본으로 장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