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 분장한 점원과 대화에서 데이트까지…용돈 수준 입장료 내다가 점점 ‘눈덩이’
맨즈 콘카페는 도쿄 외에 오사카, 후쿠오카 등 지방에도 확산되는 추세다. ‘주간스파’는 “맨즈 콘카페가 라이브 공연을 위주로 활동하는 이른바 ‘남성판 지하 아이돌(인디 아이돌)’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 전했다. 주 고객층이 젊은 여성들이고, 아이돌과 팬의 관계성이 닮았다는 것이다. 가령 사인회나 악수회처럼 1장당 1000엔(약 1만 원)인 티켓을 사면 매수에 따라 ‘최애’와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또 다른 특징은 폴라로이드를 함께 촬영할 수 있는 티켓이 불티나게 팔린다는 점이다. 가부키초에 위치한 ‘카페프린스 플러스’ 점장인 L 씨에 의하면 “촬영권은 1500엔 정도”라고 한다. 점장은 “한 달에 600장 넘게 팔리는 직원도 있다”고 덧붙였다.
콘카페는 호스트클럽이나 보이스바와 달리 접대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음료 메뉴를 소프트드링크로 한정하면 미성년자도 출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를 위반한 카페가 늘어나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 7월 초 나고야시 나카구에 위치한 맨즈 콘카페 점장이 풍영법(풍속영업 규제 및 업무에 관한 일본의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17세 소녀로부터 ‘해당 카페에 사용할 돈을 벌기 위해 원조교제를 하거나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친구가 많다’는 신고를 접수받아 수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일본 지역방송 CBC테레비는 해당 가게가 적발되기 전, 잠입 취재한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직원이 테이블 쪽으로 친절히 안내한다. 곧이어 ‘검은 교복’을 입은 남자 직원이 취재진 옆에 앉아 “콘카페는 처음이냐”며 말을 건네 왔다.
카페의 콘셉트는 왕자가 사는 어둠의 성이다. 요컨대 1시간에 1500엔을 충전하면 ‘왕자’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 여성 고객이 2명일 경우 남자 직원도 2명이 배치된다. 남자 직원은 “카페가 학교 같은 분위기”라면서 “왁자지껄하다. 시답지 않은 이야기도 괜찮다”고 대화를 권했다. 중간에 몇 번 자리를 뜨긴 했지만 대화는 1시간가량 계속됐다.
“옆에 노래방이 있는데 1000엔으로 마음껏 노래를 부를 수 있어.”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남자 직원은 추가요금이 필요한 옵션 서비스를 권하기 시작했다. “같이 부를 수 있느냐”고 묻자 “물론”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서비스는 ‘노래방 듀엣’만이 아니다. 특히 “왕자와 손을 잡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접촉 폴라로이드’가 인기”라고 한다.
이외에도 “가까운 거리에서 포옹을 하거나 마스크 위에 뽀뽀도 가능하다”며 은밀한 제안이 이어졌다. 카페는 포인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1000엔 당 1포인트가 적립되는 식이다. 남자 직원은 “적립금이 어느 정도 쌓이면 무료로 접촉 폴라로이드를 찍어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법률상 콘셉트 카페는 어디까지나 음식점. 앞서 언급한 대로 호스트클럽 같은 호객 및 접대 행위가 금지돼 있다. 그러나 해당 카페에서는 남자 직원이 손님 옆에 일대일로 앉아 태연하게 “포옹이나 접촉 폴라로이드를 찍자”며 권유한다. 과연 이곳은 카페가 맞는 걸까.
CBC테레비는 카페를 찾는 손님들에 대해서도 취재했다. 놀랍게도 10대 소녀들이 많았다. 단골손님인 A 양(19)은 “다들 꽃미남이라 카페에 가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 A 양은 “시내에서 종업원이 말을 걸어와 콘카페를 알게 됐다”며 “가게로 오라고 해서 처음 방문했다”고 전했다. 결국 ‘최애’가 생겼고, 돈이 들어오면 카페 출근도장을 찍는다. A 양은 “돈을 쓰면 그만큼 행복하게 해주니까 전혀 아깝지 않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6월 나고야에서는 유명한 틱톡커(틱톡에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이용자) 오지마 소타로가 16세 소녀를 성추행한 사건이 있었다. 취재 결과 오지마는 문제가 된 콘셉트 카페에서 ‘왕자’로 일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콘카페에서 왕자로 일한 적 있다”고 밝힌 또 다른 남성은 “쉽게 말하면 굉장히 저렴한 호스트바”라고 털어놨다. 호스트바의 경우 서비스 수수료가 40~60%로 높지만, 맨즈 콘카페는 10%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가게 밖에서 손님과 하루 데이트를 하는 코스도 있다”고 한다. 가격은 15만 엔 정도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와카바야시 쇼 변호사는 “옆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방 듀엣, 가게 밖에서의 데이트 등은 카페가 아닌, 유흥업소의 ‘접대’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위법 행위의 총집합”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7월 2일 토요일 밤. 아이치현 경찰은 문제의 콘카페를 불시에 급습해 가택수색을 했다. 점장 가토 나오토 용의자(31)와 경영자 반 다쿠미 용의자(35)는 남성 직원을 손님 옆에 앉히는 등 ‘호스트클럽’ 같은 접대 서비스를 했다고 하여 풍영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가게는 월 400만 엔 정도의 매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가부키초 문화 칼럼니스트 센토 마사노리 씨는 “일본의 호스트클럽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이른바 ‘최애’ 문화”라고 분석한다. 아울러 “최근 가부키초에 콘셉트 카페가 증가하는 것 역시 최애 문화와 연관 깊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콘셉트 카페가 등장하면서 가부키초에는 변화가 찾아왔다. 고객층도 예전 카바레클럽 손님이 아닌, 최애 문화에 익숙한 아이돌 팬덤이 중심이다. 센토 씨는 “더욱이 최근 맨즈 콘카페라는 것이 생겨났다”면서 “손님 중에는 초·중학생 여자아이도 있다”고 말했다.
입장료는 용돈으로 충분히 갈 수 있는 금액이지만, 지하 아이돌처럼 응모권을 산 매수에 따라 최애와 이야기할 기회가 주어진다. 때문에 몇 만 엔어치의 응모권을 구입하는 소녀들이 적지 않다. 센토 씨는 “팬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이들의 장래가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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