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모터스·현대사료 이어 급등한 종목 뒤에도…큰손 이씨 일당 금감원 고발 불구 여전히 시세 조종 시도
금감원은 이 씨 일당을 검찰에 고발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수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금융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수사 인력 상당수가 테라·루나 사태 관련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건에 투입되면서 에디슨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후순위로 밀렸다는 후문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과 금융조사2부 일부 검사들이 투입됐다. 검찰 안팎에서조차 “합수단이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금융범죄 수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 사이, 이 씨 일당은 계속 상장사를 통한 시세 조종을 시도하고 있다. A 사에 이어 B 사 등 최근 주가 급등의 배경에 이 씨가 있다는 후문이다.
#‘상상 못할 스케일’로 시세 상승 유도
최근 쌍방울그룹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지만 주가 조작 세력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단연 돋보이는 이가 이 아무개 씨다. 이 씨가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수년 전부터다.
회계사 출신인 이 씨는 2017년 제주도 호텔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을 하는 M 코스닥 상장사 임원으로 재직하며 상법 위반·배임·사기적 부정 거래 등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M 사는 결국 무자본 M&A(인수·합병)에서 CB(전환사채) 발행, 주가 조작으로 이어지며 결국 상장폐지됐다.
하지만 그 후 이 씨를 중심으로 한 세력은 주식 세계에서 ‘큰손’으로 거듭났다. 최근 이 씨는 에디슨모터스로 단연 주목을 받았다. 금융감독원과 시장의 말을 종합하면, 이 씨 일당은 에디슨EV를 인수한 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전 참여 호재를 발판 삼아 주가를 띄웠다. 쌍용차 인수와 전기차 진출은 시세 조종을 위한 ‘명분’이었다는 얘기다.
현대사료(현 카나리아바이오)는 올해 3월 중순까지만 해도 3000원대 초반에 거래가 이어졌다. 하지만 3월 21일 이 회사를 카나리아바이오에서 인수한다는 공시가 올라온 뒤 급등하기 시작했고, 올해 7월 14일에는 장중 한때 5만 21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 사건 역시 금감원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테라 수사에 밀려 ‘후순위’ 된 틈 노려
서울남부지검에 정식으로 사건이 배당됐지만, 현재 검찰은 수사 여력이 없다. 테라·루나 수사팀을 꾸리고 테라·루나 개발업체인 테라폼랩스의 권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디지털 정보들에 대해 분석하는 한편, 권 대표와 핵심 관계자 6명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했다.
문제는 그 사이 이 씨 일당이 끊임없이 주식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주가가 급등했던 A 사와 B 사 모두 이 씨 일당이 주가를 의도적으로 띄워 ‘한탕’을 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코스닥 상장사인 금속 관련 업체 A 사는 8월 23일 주식이 2095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24일부터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해 9월 19일에는 장중 한때 1만 4650원에 거래됐다. 당일 종가는 1만 3700원. 불과 한 달도 안 돼 주가가 7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이 사이 이 씨 일당은 A 사가 전문기업과 협력해 자원 관련 사업을 할 것이라며 ‘호재’를 시장에 흘렸다고 한다.
최근 주가가 급등 중인 B 사도 이 씨 일당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코스닥 상장사인 B 사는 최근 유상증자와 CB 발행 등으로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주가도 급등했다. 9월 5일 798원에 거래를 마치더니, 이후 두 차례 상한가를 기록하며 9월 23일에는 2000원대에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2000원대에서 1만 4000원 넘게 올랐던 A 사나, 700원대에서 2000원대까지 오른 W 사의 주가 상승은 모두 이 씨 일당의 개입 때문이라고 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관련 CB 투자 큰손 C 씨는 “최근 시장에서 이 씨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며 “이들은 상장사를 인수하거나 CB 발행으로 주식을 확보한 뒤, 신사업 참여를 시장에 흘리는 방식으로 개미 투자자들을 유혹한다”고 비판했다. 실제 A 사는 자원 개발 전문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내용을 언론을 통해 흘렸고, 잇따르는 CB 발행, M&A 소식을 호재 삼아 주가를 부양했다.
M&A 전문가이자 상장사 대표인 B 씨 역시 “최근에 A 사도, B 사도 둘 다 최근 시장에서 핫한 아이템인 자원 개발 참여, 관련 기업 투자 뉴스를 흘리고 있다”며 “정상적인 M&A도 존재하는데, 이렇게 남의 돈으로 회사를 인수하거나 투자해 주가만 띄워놓고 '먹튀'하는 세력들이 시장을 혼탁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입을 모아 검찰 수사력의 한계를 지적했다. C 씨는 “수원지검에서 쌍방울그룹 관련 수사가 강도 높게 이뤄지면서 쌍방울 관련 세력들은 시세 조종을 못하게 됐고 자연스레 자금이 대거 이 씨 일당들의 종목으로 쏠리고 있다. 검찰 고발 상태인데도 아무 문제 없이 주가 조작을 하는 게 시장을 위해 좋은 일일까”라고 비판했다.
주가 조작 세력들은 검찰 수사 등에 대비해 전관 변호사를 대거 선임하는 게 특징이기도 하다. 주가 조작 사건 변론을 맡은 적이 있는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는 “검사장급, 차장검사급, 부장검사급까지 각 기수에 맞게끔 전관 변호사를 선임하는 ‘전관 쇼핑’을 하더라”며 “워낙 고액의 선임료와 성공보수를 약속하다 보니 이들의 제안을 받아보지 않은 전관은 거의 없을 정도인데 전관이 많이 달라붙어 이들을 변호하는 만큼 검찰 수사는 더 제약이 많아지는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서환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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