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뿐만 아니라 김형준은 한국외대를 수석으로 입학해 받은 장학금 213만 6000원 전액을 친구들과 노는 데 탕진했다 밝혀 오은영 박사조차 말을 잃게 만들었다. 김형준의 이야기에 심상치 않은 눈빛을 보인 오은영 박사는 돈에 대한 경제적 개념은 어릴 때부터 배워야 하는 것이라 조언하며 부모님과 김형준의 관계 파악이 필요함을 알린다.
아들의 철없는 행동에 엄마 김견지는 '다시는 이런 아들 두고 싶지 않다'는 속내를 내보여 모자 사이가 심상치 않음을 시사한다.
그런가하면 '김형준이 처음 배송 업무를 시작했을 때 어땠냐'는 질문에 엄마 김견지는 "저희 부부는 너무 기뻐했다"라고 대답한다. 이를 들은 김형준은 "사실 일을 시작할 때 '혹시 엄마도 속으로는 안 좋아하는 거 아닐까?'라고 생각했다"며 처음 듣는 엄마의 속마음에 안심한다. 얼핏 훈훈해 보이는 모자(母子)의 대화를 유심히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무언가 포착한 듯 "어머니와 연락을 자주 하나요?"라며 날카롭게 질문을 던진다.
이에 두 사람은 3개월에 한 번씩만 전화한다고 답해 소통이 부족한 모자의 모습을 보인다.
또 김형준은 자신이 주위 사람들한테 '연락 안 되는 친구'로 통한다며 친하다고 생각할수록 오히려 대화를 피한다고 털어놓는다. 태사자 해체 후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모습을 들키기 싫었다는 그는 이 때문에 주변 사람들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털어놓는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김형준을 전화보다는 문자가 편하고 대면 자체를 불편해하는 '토크포비아'라 짚어내며 '토크포비아 체크리스트'를 진행해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계속해서 심층 상담을 이어가던 오은영 박사는 김형준에게 '토크포비아'가 심해진 계기에 대해 질문한다.
무겁게 입을 뗀 그는 엄마가 일본인이라는 걸 밝히며 본인에게 이어졌던 편견과 폭력을 언급한다. 철저히 숨겼던 과거 상처를 꺼낸 김형준을 보며 엄마 김견지는 아들을 향한 미안함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를 본 오은영 박사는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땐 가까운 사람끼리 힘든 일을 나눠야 한다"며 아무것도 모른 채 한국으로 시집왔던 엄마 김견지에 대해서도 파고들고자 한다. 이에 엄마 김견지 역시 일본인으로서 한국으로 시집와 차별 받고 강제적으로 자신을 지워야 했던 생활을 고백, 외로움 그 자체였던 삶에 대해 털어놔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뿌리'를 지워야만 했던 엄마 김견지와 그로 인해 아들 김형준의 '뿌리'조차 위태로워졌다는 사실을 짚어낸 오은영 박사. 이어 두 사람이 미처 몰랐던 문제점을 깨닫게 만들며 명쾌한 분석을 이어간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