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사 설립·직원 해고 관련 의견 충돌 끝에 폭행 발생…박수인·강흥보 대표 법적 다툼 전망
#폭행 사건 전말
사건의 발단은 두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9월 28일 강흥보·박수인 대표는 서울 여의도 동화빌딩 4층에서 제주도 지사 설립 관련 회의를 했다. 당시 강 대표는 제주도 지사 설립을 강력히 추진했지만, 박 대표가 이를 막아서면서 논쟁을 벌였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강 대표가 박 대표의 손목을 잡고서 얼굴을 폭행했다는 것이 박 대표 측 주장이다. 다음날인 29일 박 대표는 병원에 방문해 우측 손목 찰과상과 우측 목·어깨 죽지 염좌로 상해진단서를 받았다.
박수인 대표는 “제주도 땅값만 13억 원이었다. 건축비랑 세금까지 합치면 제주도 지사 설립에 들어가는 비용이 40억 원에 달했다. 회사가 지사를 낼 필요도 없었고, 그 비용을 감당할 수도 없었다”며 “강 대표가 ‘매출을 본인이 다 올린다. 내 컨디션이 좋아야 회사도 잘되는 거다. 내가 쉬는 공간으로 설계하라’고 지시했다. 그럴 거면 본인 돈으로 설립하라고 했다. 그러자 강 대표가 나를 폭행했다. 강 대표도 나한테 미안한지 얼음찜질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감금 폭행 건은 10월 26일 여의도 동화빌딩 15층에 있는 메이크잇 대표이사실에서 발생했다. 이날 CC(폐쇄회로)TV 등에 따르면, 강흥보 대표가 대표이사실 문을 잠그며 책상을 밀고 위협적으로 박수인 대표 옆자리에 앉았다. 이에 놀란 박 대표는 “또 때리기만 해 신고할 거야”라고 말하며 의자에서 일어나 강 대표로부터 멀어졌다. 그러자 강 대표가 일어나 박 대표 스마트폰을 뺏으면서 그를 밀쳤고, 박 대표는 비명을 질렀다. 밖에 있던 직원들이 놀라서 대표이사실 비밀번호를 풀고 들어와서 강 대표를 말렸다. 곧바로 박 대표는 메이크잇 미디어팀장 보호하에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 지하 주차장으로 피신했다.
박수인 대표는 “강흥보 대표가 아나운서 심기를 건드린 작가 3명을 해고하라고 요구했다. 난 근로기준법상 작가를 해고할 수 없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그런 과정에서 감금 폭행이 일어났다”며 “내가 호텔 주차장으로 피신하자, 강 대표는 직원들을 불러 모아서 ‘박 대표 은퇴하기로 했다’며 일방적으로 선언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강흥보 대표는 “기사가 사실과 다르면 고소하면 된다”고만 말할 뿐 어떤 반론이나 입장을 일요신문에 전달하지 않았다. 강 대표에게 여러 차례 메시지를 통해 질문을 보냈으나 회신이 오지 않았다.
#경영권 분쟁
폭행 사건 이후 강흥보 대표는 10월 28일부터 온라인 강의를 유료로 듣는 ‘트레이드 스터디’ 회원들에게 강의를 안 하겠다고 유튜브 ‘E트렌드’에서 선언했다. 해당 회원들은 강 대표의 주식 강의를 3년 동안 듣는 프로그램을 1000만 원에 구매했다. 이후 회원들은 메이크잇 본사에 방문해서 강의료 환불을 요청하는 데 이르렀다.
박수인 대표는 “지상파 방송국과 대기업에서 일하며 기획 및 마케팅 경력을 쌓았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대형 증권사 연구원, 대학교 교수, 유명 정치인 등을 섭외해서 유튜브에 출연시키며 회사를 키웠다”며 “강흥보 대표를 컨설팅해서 그 자리까지 올라서게 만든 건 저와 30여 명의 직원들이다. 소속사와 연예인의 관계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그런데 강 대표가 유명세를 무기로 회원들한테 환불을 유도하고, 직원들을 겁탈하고 회사를 강탈하려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8년 5월 설립된 메이크잇은 유사투자전문업체로 등록하고 유튜브 ‘E트렌드’를 운영 중이다. 해당 채널은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종목이나 경제 상황을 분석해주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 12월 2일 기준 구독자는 78만 명에 달한다. 핵심 수익원은 유튜브 구독자들이 ‘트레이드 스터디’에 유료 회원으로 가입해서 주식 강의를 듣는 것이다. 2021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2억 원, 39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액은 150억 원으로 예상된다.
결국 박수인·강흥보 대표는 11월 초부터 각각 법무법인을 선임해 메이크잇을 두고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박 대표와 강 대표의 지분은 각각 51%, 49%다. 11월 9일 강 대표가 독단적으로 이사회를 열고 스스로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등기까지 마쳤다. 이에 박 대표는 강 대표의 이사회 개최 및 대표이사 취임 주장, 유튜브 채널의 점유 등에 대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후 11월 25일 박 대표 측에서 강 대표 등기를 말소시키고 윤 아무개 씨를 대표를 선임했다.
12월 1일 윤 신임 대표는 CEO(최고경영자) 메시지를 통해 “강흥보 이사가 11월 9일부터 대표이사임을 자칭하면서 사라진 금액은 약 25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11월 30일 오전 9시 20분경에도 기업은행을 방문해서 계좌에서 추가로 12억~14억 원의 인출을 직접 시도하다가 실패한 사실을 파악했다”며 “강 이사가 이번 사태 이전에 회사로부터 빌려 간 10억~15억 원에 이르는 가수금(대여금)도 즉시 회수해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 과정에서 배임과 횡령이 발견된다면 합당한 조치도 병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2월 1일 강흥보 대표도 유튜브를 통해 “10월 후반부터 일어난 메이크잇 경영 악화는 박수인 대표의 돌발 행동으로 시작됐다”며 “10월 31일 부대표로 내세웠던 윤 아무개 씨가 현재 대표로 올라와 있다. 한탄스럽다. 법리적 다툼이 다소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박 대표와 윤 대표한테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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