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그룹 위해 일본 대부업 이미지 끊어내기?…OK금융그룹 “단순투자목적”
OK저축은행은 지난 21일 계열사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가지고 있는 금융사 4개의 지분을 매입했다. 매입 내역을 보면 JB금융지주 365만 2624주, DGB금융지주 197만 18주, 우리금융지주 14만 4689주, KB금융 5만 5534주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JB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의 지분 행방이다. 이들 회사 최대주주의 지분율과 OK금융그룹 측이 확보한 지분율 격차가 5%포인트 미만이다. 현재 OK금융그룹이 가지고 있는 현금으로 경영권 확보가 가능한 수준의 격차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OK저축은행은 JB금융지주 지분 10%를 확보했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 등 OK금융그룹 계열사가 갖고 있는 지분을 합하면 11.42%다. 최대주주인 삼양사 측 지분 14.61%와 3.19%포인트 차다. 또 OK저축은행이 확보한 DGB금융지주 지분은 8%다. 최대주주 국민연금공단(10%)과 2%포인트 차다. 지분 공시 과정에서 OK저축은행이 이들 회사의 지분을 꾸준히 늘려온 사실이 확인됐다. 기존에 JB금융지주 주식 1577만 3248주를 갖고 있던 OK저축은행은 올해 3월 21일부터 수십 차례 주식을 매입해 12월 19일 기준 1969만 8289주까지 확대했다.
일부에서 OK저축은행이 경영권 인수를 목적으로 지분 매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OK저축은행이 직접 경영권을 인수하기는 어렵다.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라 OK저축은행은 한 회사 주식을 15% 이상 매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의 모회사 OK홀딩스대부를 통해 인수를 시도한다면 최대주주인 최윤 회장에 대한 최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야 한다. ‘적합’ 판단을 받으면 JB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를 자회사로 둘 수 있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OK저축은행의 JB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에 대한 투자는 단순투자목적으로 경영권 취득과 무관하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OK금융그룹 입장에서 보면 OK저축은행과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같은 계열사라서 그룹사 전체로 보면 이들 간 거래에 따른 지분율은 변동 없다. 그렇지만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가지고 있던 지분을 OK저축은행에 넘겼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일본법인 J&K캐피탈이 자금을 출자해 설립한 한국법인으로 대부업을 하고 있다. 따라서 지분 이동은 '일본법인'의 끈을 끊어냈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OK금융그룹이 국내에서 종합금융그룹으로 나가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일본법인과 대부업 이미지를 끊어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OK금융그룹은 한국 내 대부업은 일본법인 J&K캐피탈이 자금을 출자한 한국법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를 내세워 영업을 하고, 비대부업 관련 사업은 한국법인인 OK홀딩스대부를 내세워 영위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이 때문에 OK홀딩스대부의 지배를 받고 있는 계열사 OK저축은행, OK캐피탈, OK벤처스는 '일본 기업'이란 시각과 '대부업 영위 회사'라는 이미지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다.
2014년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해 OK저축은행을 출범시켜 제도권 금융에 진입했을 당시 금융당국에 2024년까지 대부업을 정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같은 해 한국 국적의 최윤 회장이 100% 지분(보통주 기준)을 가진 OK홀딩스대부를 설립해 일본 계열사와 연결고리를 끊어냈다. 이후 최윤 회장은 OK금융그룹을 종합금융그룹으로 키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도 일본 기업과 대부업 이미지를 완전히 털어내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있다. 앞서 아프로파이낸셜이 갖고 있던 금융지주들의 지분을 OK저축은행에 넘긴 것에서 국내 종합금융그룹을 향한 최윤 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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