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어쩌면 출렁이는 바다를 항해하는 일, 해가 바뀌면 일출을 보러 동해로 가는 까닭은 그 바다 위에서 지혜를 얻고 싶어서이지 않을까.
우리들의 인생과도 닮은 겨울 동해가 알려주는 지혜, 바다에 일생을 바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선장에 도전하는 딸, 아버지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매일 아침 바닷속에 들어가는 아들.
그리고 토끼 같은 자식들을 위해 오늘도 바다로 가는 대게 선장까지 바다를 일궈온 모습은 각기 다르지만 바다 덕분에 감사하다는데 2023년 계묘년의 출발선에서 어김없이 희망을 꿈꾸며 거센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나가는 굳건한 바닷가 아버지들을 만나본다.
매서운 바람에도 포항 바다에 뛰어드는 사나이가 있다. 아침부터 바닷속에서 능숙하게 물질을 시작하는 김병균 씨. 그의 직업은 바로 해남이다. 바다에 빠져 대학도 해양대로 진학하고 해군 장교를 전역한 뒤 회사 생활을 시작했지만 마음 한편이 늘 허전했다.
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는 것처럼 결국 5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바닷가 앞에 집을 짓고 해남이 되기로 결심했다는데 바다 내음을 맡아야 마음이 안정된다는 병균 씨는 비로소 행복을 찾았다. 병균 씨에게 바닷속 멋진 세상을 알려준 건 다름 아닌 아버지였다.
그 시절 스킨스쿠버 강사까지 했던 진짜 바다 사나이 아버지 밑에서 병균 씨는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물질하는 법을 배웠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고 싶을 때마다 아버지가 쓰던 수경을 쓰고 물속에 들어간다는 병균 씨. 바다로 아버지를 기억하는 병균 씨네 가족 이야기를 밥상 위에 펼쳐본다.
지금 바닷속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건 '바다의 산삼'이라 불리는 해삼. 병균 씨 표 양념 초간장을 넣고 시원하게 먹으면 아버지가 유난히 좋아하셨던 해삼 초회가 만들어진다. 수심 10미터 이상 깊은 바다에만 산다는 바위굴 역시 병균 씨가 잡아 온 주재료! 손바닥만한 바위굴은 한 개만 부쳐 먹어도 배부를 정도다.
거기에 문어와 채소를 곱게 다져 함께 부치면 어린 시절 어머니가 자주 해주시던 추억의 문어완자전까지 병균 씨가 잡아 온 해산물 한 상 덕에 가족 모두 가슴이 뜨끈해진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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