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태교여행 중 대마 흡연…집안에서 대마 재배
이들 대부분은 유학 시절 대마를 접하고 귀국 후에도 끊지 못한 경우로, 임신 중이 배우자와 ‘태교 여행’ 중에 대마를 흡연한 사례도 있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지난해 9월부터 4개월간 재미교포로부터 공급받은 대마를 유통한 재벌3세 등을 직접 수사해 20명을 입건하고 그중 17명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 혐의로 기소(구속 10명, 불구속 7명)했다. 기소되지 않은 3명은 국외 도주해 지명수배 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남양유업 창업주 고 홍두영 명예회장의 손자 홍 아무개 씨(40), 효성그룹 창업주 손자 조 아무개 씨(39), 미국 국적의 가수 안 아무개 씨(40), 전직 금융지주사 회장의 사위 등 9명을 먼저 재판에 넘긴 뒤 추가 수사를 진행했다.
홍 씨는 미국 국적 사업가 이 아무개 씨(38)로부터 대마를 구해 지인 등 6명에게 매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마를 매수한 그룹엔 전직 경찰청장 아들 김 아무개 씨와 효성그룹 창업자 손자 조 씨, JB금융지주 일가 임 아무개 씨(38) 등이 포함됐다.
조 씨는 홍 씨에게 얻은 대마를 고려제강 창업주 손자 홍 아무개 씨(39)에게 무상으로 건넸고, 김 씨 역시 또 다른 이들에게 대마를 주거나 판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제강 창업주 손자 홍 씨는 또 다른 경로인 (구)한일합섬 창업자 손자 김 아무개 씨(43), 대창기업 회장 아들 이 아무개 씨(36)를 통해서도 대마를 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전직 경찰청장의 아들 김 아무개 씨와 김 씨로부터 대마를 매수한 2명은 지난해 12월 7일 자수서를 제출했다. 김 씨는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대마를 4차례 매수, 5차례 매도했다.
일반 회사원이나 직업이 뚜렷이 없는 이들도 포함됐는데, 대부분 해외 유학 시절 대마를 접하고 귀국 후에도 이를 끊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홍 씨, 김 씨, A 씨, 이 씨를 각각 구속기소하고 자수한 전직 경찰청장 아들 김 씨 등 4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구)한일합섬 창업주의 손자 김 씨 등 3명은 국외로 출국해 기소중지하고 지명수배했다.
가수 안 씨는 미성년 자녀와 함께 사는 집안에서 대마를 재배하다 적발됐고, 이 씨는 임신 중인 아내와 태교 여행을 하던 중 대마를 흡연했다. 직업이 없는 형제가 함께 직업적으로 대마를 판매하다 검거되기도 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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