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피해자만 30만 명 이상으로 자살한 피해자도 발생했다는 루보의 주가조작 사건은 견미리 씨와 남편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견미리 씨 부부는 다단계 사기 사건 제이유의 엄연한 피해자이며, 제이유 관계자가 벌인 루보 주가 조작 사건에는 관련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견미리 측이 언급한 루보 주가 조작 사건, 이른바 '루보 사태'는 대한민국 사상 최악의 시세조종 사건으로 꼽힌다.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베어링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었던 루보에 제이유(JU)그룹 전 부회장 김 아무개 씨 형제가 주가조작 전문가들을 끌어들여 루보의 주가를 조작했고, 100억 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건이다. 다단계 형태로 운영됐던 제이유그룹은 투자설명회를 열어 회원부터 일반인까지 선동해 최소 1500억 원 상당의 자금을 끌어 모아 주식을 사들였고, 약 6개월 만에 모두 처분하고 차익을 챙겼다. 제이유그룹의 다단계 사기와 주가 조작으로 전체 피해자만 35만 명, 피해 총액은 약 2조 7000억 원 상당으로 추산됐다.
견미리 부부는 이 같은 사태의 중심에 선 제이유그룹의 회원이었다. 등급 중 최상위권에 속하는 사파이어 등급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견미리는 제이유그룹 제휴 가맹점인 청담동의 한 스킨케어숍을 운영했고, 남편 이 아무개 씨는 화장품을 제조해 제이유에 납품했다. 회원으로 활동하는 기간 동안 견미리는 제이유 공식 행사에서 직접 사회를 보거나 사보 표지를 장식하는 등 제이유 '스타 마케팅'의 한 축을 담당하기도 했다.
법률대리인 측은 이어 "견미리 씨의 남편이 코어비트의 유상증자 대금 266억 원을 가져가서 이를 개인의 부채 상환에 썼다는 보도도 사실이 아니"라며 "견미리 씨 남편은 5억 원을 대여받은 적은 있으나 그 5억 원은 몇 달 후 변제해 결과적으로 코어비트의 돈을 가져가서 본인의 부를 축적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코어비트 관련 이야기는 조금 더 복잡하다. 앞서 견미리는 2009년 여성용 정장 의류사인 로이의 유상증자에 9억 원을 투자했는데, 당시 바이오기업 FCB투웰브가 전략적 관계사인 코어비트와 함께 로이를 인수해 우회상장을 진행하면서 로이의 주가가 급등세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견미리가 투자한 주식도 9배 가량 폭등하면서 주식 대박이 났다고 알려졌는데 최대 수혜자는 로이의 사실상 지배주주이자 견미리의 남편 이 씨가 2009년 4월에 인수한 코어비트로 지목됐다.
이 같은 주가 조작 의혹이 검찰 수사로 이어지면서 이 씨는 의료 바이오 산업 투자에 쓸 것처럼 허위로 공시한 뒤 코어비트 유상증자 대금 266억 원을 모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자신의 개인적인 부채를 갚는 데 썼다는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2010년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 받았다. 유상증자에 참여한 견미리 역시 남편과 함께 고의로 주가를 부풀린 뒤 시세 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검찰은 "해당 주식은 1년의 보호예수기간이 설정된 만큼 차익 실현이 불가능했고 뚜렷한 혐의점은 발견된 게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냈다. 이후 2심에서 이 씨는 횡령 혐의는 무죄를 받았으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이 선고돼 지난 2014년 만기 출소했다. 횡령 혐의가 무죄로 밝혀진 만큼 부채 상환 의혹에 있어서는 떳떳하다는 것이 이번 공식입장인 셈이다.
법률대리인 측은 마지막으로 "견미리 씨의 한남동 주택은 범죄 수익으로 마련됐고 가족들은 그 돈으로 죄책감 없이 호의호식하고 있다는 보도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해당 주택은 2006년 말 견미리 씨가 토지를 매수해 지었고 주택의 자금 출처는 당시 견미리 씨의 30여 년 간의 배우 활동으로 발생한 소득"이라고 정리했다. 이 역시 남편 이 씨의 주가 조작으로 인한 시세 차익 취득 의혹을 내세우고 있는 일부 네티즌들이 제기한 루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외에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운 사실과 다른 왜곡, 과장된 내용의 허위 기사, 블로그 게시물, 유튜브 제작물 등에 대해 유감을 표하는 바이며, 해당 기사 및 글, 영상의 삭제 및 정정을 정중히 요청드린다. 시정되지 않을 시 이 시간 이후로 불가피하게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이와 같은 입장을 전하게 되어 견미리 씨는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점을 말씀 드리며, 허위사실이 급속도로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어느덧 기정사실화되는 현 상황은, 견미리씨 가족과 새롭게 가족이 되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더는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엄중한 대응으로 사실과 다른 부분을 끝까지 바로 잡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견미리의 남편 이 씨는 출소 후 2014년 10월부터 2016년 4월까지 견미리가 대주주로 있는 코스닥 상장사 보타바이오의 주가를 부풀려 유상증자로 받은 주식을 매각, 약 23억 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로 다시 법정에 섰다. 1심 재판부는 징역 4년과 벌금 25억 원을 선고했으나 2심에서는 이 씨 등이 유상증자 자금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법규를 위반했다고 볼 정도로 중대한 허위사실을 공시하지는 않았다며 무죄가 선고됐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