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임대업 주춤하고 OTA와의 경쟁 치열해져…모두투어 “코로나19 전부터 예상, 고객 중심 전략 진행”
#호텔 매각으로 배당 확보까지 완료
지난 3월 20일 모두투어리츠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123억 원의 현금배당을 확정했다. 올해 책정된 1주당 배당금은 1572원이다. 모두투어리츠의 1주당 배당금은 2021년(150원)과 2022년(200원) 대비 대폭 늘어났다. 올해 현금배당 시가배당률은 32.9%에 달한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5.07%, 4.39%였다.
모두투어리츠가 현금배당을 늘릴 수 있었던 건 당기순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모두투어리츠의 당기순이익은 105억 원으로, 2020년(21억 원)과 2021년(12억 원) 대비 각각 400%, 775%나 뛰었다. 2021년 모두투어리츠는 소유하고 있던 스타즈호텔 명동1호점을 을지로95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에 430억 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지난해 6월 매각거래가 완료됐다. 모두투어리츠는 170억 원의 시세차익을 봤다.
지난해 12월 기준 모두투어는 모두투어리츠의 지분 42.16%를 보유하고 있다. 모두투어리츠의 이번 배당으로 모두투어는 52억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모두투어리츠는 스타즈호텔 명동1호점 매각 당시 처분이익을 배당가능재원 확보와 신사업 투자에 쓸 예정이라 밝혔다.
모두투어는 최근 호텔사업에서 발생하던 부담을 덜기도 했다. 모두투어는 100% 자회사인 호텔운영사 모두스테이를 해산하기로 결정했고, 지난 1월 주주총회에서 모두스테이 파산신청을 승인했다. 모두스테이는 2020년 74억 원, 2021년 9억 4000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모두스테이는 모두투어리츠가 소유한 호텔에 대해 최소보장임대료 약정을 포함한 임대차 계약을 맺었는데, 모두투어는 지급보증 및 연대보증을 제공해왔다.
코로나19 완화로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현금이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2022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모두투어의 매출과 영업손실은 478억 원, 163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은 246% 늘고, 영업손실은 30% 줄었다. 모두투어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84억 원으로 2021년(115억 원) 대비 1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가 보유한 단기금융상품도 310억 원에서 625억 원으로 101% 늘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중 채무보증으로 사용이 제한된 금액은 2021년 184억 원에서 지난해 378억 원으로 105% 뛰었지만, 채무보증액을 제외해도 2021년보다는 지난해 현금이 늘어났다.
#결합상품 속속 내놓는 OTA 공세 견딜까
아직은 상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 최근 야놀자와 여기어때 등 OTA들이 해외여행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결합여행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인터파크를 인수한 야놀자는 인터파크와 숙박, 항공, 공연‧전시를 결합한 여행 상품 개발에 나섰다. 여기어때 관계자도 “2030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의 숙소와 항공권을 묶어 하나의 기획 상품으로 구성해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OTA와 전통 여행사들은 각각 자유여행객과 패키지여행객을 주로 공략한다는 데서 차이가 있지만 전체 해외여행시장을 놓고 보면 경쟁 관계에 있다. 특히 OTA와 전통 여행사들 모두 최근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공략하고 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지난해 MZ세대의 패키지 이용률이 2019년 대비 약 7% 상승했다. 젊은층을 위한 신규 여행 상품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유여행상품은 다양성 측면에서 OTA보다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패키지여행 시장은 소비자들이 블로그 등 다양한 경로로 교통편, 숙소 등을 쉽게 찾아보게 되면서, 코로나19 이전에도 점유율이 축소되는 추세였다. 패키지여행 시장은 향후 전체 시장에서 30%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패키지여행 상품 구성이 좋지 않으면 여행 점유율을 자유여행시장에 좀 더 빼앗길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최지호 연구원은 “2019년에 비해 올해 1분기에 출국자 수가 70% 정도는 회복됐다. 여행사들이 흑자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모두투어에는 플러스알파가 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하나투어는 강제 쇼핑을 없애고 자유도를 부각하는 패키지 상품 개발을 많이 했다. 다만 모두투어는 코로나19 이전과 대비해서 패키지 상품 구성이 엄청 바뀌지는 않은 게 사실”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인바운드(국내로 들어오는 여행) 사업이 축소되면서 아웃바운드(해외로 나가는 여행) 실적이 중요해진 상태다. 모두투어가 인바운드 시장 진출을 위해 세운 모두투어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이 약 1억 원으로, 2021년(4000만 원)보다는 늘었지만 규모가 미미하다. 모두투어는 2021년에 홍콩법인을 청산하기도 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해외법인은 인바운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에서 설립된다.
올해 모두투어에 적지 않은 배당을 안겨준 모두투어리츠도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모두투어리츠는 100% 자회사인 엠디호텔을 세워 스타즈호텔 명동2호점과 동탄점, 독산점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해외에서 국내로 오는 관광객이 늘어나면 모두투어리츠도 긍정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만 모두투어가 인바운드 사업을 축소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누리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모두투어리츠가 보유 중인 스타즈호텔 울산점은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진행이 원활하진 않다. 업계에서는 모두투어가 모두투어리츠에 자금을 투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모두투어 관계자는 “OTA의 패키지 진출, 사업 다변화는 코로나 이전부터 위험 요소로 인지하고 있었기에 최근 출시하는 결합상품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다. MZ세대와 마니아층의 여행 니즈를 반영한 ‘컨셉&테마형’ 상품을 통한 고객 중심의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며 “해외법인 확장은 모회사와 시너지, 독립적인 사업모델 발굴·확장에 목적이 있었으나 코로나19 이후 전략 방향을 수정하고 있다. 인바운드 사업도 볼륨보다는 수익 관점에서 접근할 계획이다. 모두투어인터내셔널의 주요 시장이 중국이기에 향후 리오프닝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모두투어리츠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나 출자 계획은 현재는 없다. 외국인 관광객의 유의미한 증가로 인해 객실 판매 단가는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2분기부터는 호텔 운영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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