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 주가조작 이슈로 결혼 후에도 여론 냉랭…아시아 투어·연기 활동으로 팬심 다잡을지 주목
4월 7일 이승기와 이다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몰린 연예계 스타 하객들로 인해 예식장 주변인 강남 테헤란로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반응은 뜨거웠다. 마치 시상식을 방불케 할 정도로 하객들이 몰렸고, 이에 화답하듯 3부로 나눠 진행된 결혼식은 축제처럼 흥겨운 분위기 속에 치러졌지만 이후 여론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처가 이슈’ 때문이다.
이승기가 결혼하기 전부터 장모인 배우 견미리와 남편의 주가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이제 그 의혹과 재판의 여파는 이승기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부정적인 여론을 실시간으로 보도하는 기사까지 쏟아지자 급기야 이승기가 직접 “(이다인이) 부모를 선택할 수 없지 않냐”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여느 스타 커플과 달리 우여곡절 계속
이승기와 이다인 커플은 공개적으로 교제를 해온 지난 2년여 동안 장인의 주가조작 혐의와 재판 등으로 줄곧 구설에 올랐다. 결혼식 직전 장모 견미리는 한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남편의 일부 혐의가 무죄 판결을 받았고, 또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여론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승기 역시 2022년 말부터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데뷔 이후 17년 동안 몸담았던 후크엔터테인먼트로부터 음원 수익 등을 한 번도 정산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데뷔 때부터 최근까지 소속사로부터 입은 부당한 피해 사실을 낱낱이 공개한 이승기는 1차로 받은 미정산금 50억 원을 전액 기부하는 파격 행보도 보이고 있다.
이승기는 결혼을 계기로 여러 부정적인 상황을 딛고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각오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결혼식 이후 더 기승을 부리는 일부 부정적인 여론에 공개적으로 맞서면서 상황은 악화일로에 빠지는 모양새다. 심지어 이승기의 주변 관계자들조차 부정적인 이미지를 고려해 결혼 전부터 이다인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라고 조언했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그는 12일 SNS에 쓴 글에서 “가까운 지인들조차 ‘너의 이미지를 생각하라’면서 이별을 권했다”며 “제 아내가 부모님을 선택한 건 아닌데, 그런데 어떻게 부모님 이슈로 헤어지자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답답해했다.
이승기는 부정적인 여론이 기승을 부리는 원인으로 악의적인 내용을 양산하는 일부 기사와 기자, 그리고 전 소속사인 후크엔터를 지목했다. 특히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 기사를 쓰는 기자들을 실명까지 쓰면서 작심 비판했다. 또한 후크엔터가 일부 기자들을 상대로 ‘이다인 부친에 대한 악의적인 기사를 보도해달라’고 접촉했다는 주장도 새롭게 내놨다. 전 소속사 고위 관계자는 이런 과정을 몰랐던 이승기에게 오히려 ‘이다인 부친 관련 기사를 무마했다’고 속였다. 이를 대가로 명품 결제까지 요구했다는 게 이승기의 주장이다.
#결혼하고도 가시밭길, 대중의 마음 다시 잡을까
그야말로 가시밭길의 연속이지만 이승기와 이다인은 외부의 부정적인 시선을 딛고 본업인 연기 활동에 일단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승기로서는 처가 이슈와 소속사와의 분쟁 등 자신과 연루된 각종 이슈를 털어내고 팬덤을 굳건히 다지기 위한 해외 활동부터 돌입한다. 5월 4일 서울에서 시작해 아시아 7개국 주요 도시를 아우르는 투어 콘서트다. 결혼 직후 나서는 첫 공식 일정인 데다, 코로나19 등 상황으로 중단했던 해외 활동을 4년 만에 재개하는 것이다. 과연 팬심을 다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소년, 길을 걷다-챕터2’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는 이승기의 아시아 투어는 5월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 페이코홀에서 시작해 일본 도쿄(5월 12일)와 오사카(5월 14일) 대만 타이페이(5월 21일) 필리핀 마닐라(5월 27일)로 이어진다. 이승기는 그동안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구가의 서’, ‘배가본드’ 등을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결혼 이후 첫 행보로 아시아 투어를 택한 이유는 오랜 공백과 결혼 등으로 인해 자칫 흔들릴 수 있는 해외 팬덤을 붙잡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연기 활동에도 속도를 낸다. 영화 ‘강철비’ 시리즈와 ‘변호인’의 연출자인 양우석 감독의 영화 ‘대가족’의 주연을 맡고 최근 촬영을 마쳤다. 의대를 다니다가 출가해 주지승이 된 아들과 아버지의 이야기로, 이승기는 배우 김윤석과 부자로 호흡을 맞췄다. 승려 역할에 맞춰 삭발까지 단행한 이승기는 지난해 연말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 민머리 헤어스타일로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대가족’을 함께한 배우 김윤석과 양우석 감독은 현재 이승기를 든든하게 지원하는 선배의 역할도 하고 있다. 신뢰를 바탕으로 양우석 감독은 차기작인 영화 ‘면면면’을 준비하면서 이승기에게 또 한 번 출연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자의 본업으로 돌아오기는 이다인도 마찬가지다. 2020년 드라마 ‘앨리스’ 이후 3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은 이다인은 그사이 줄곧 이승기와의 교제 사실로만 화제를 모았다. 그러다 결혼과 동시에 연기를 재개한다. 현재 MBC 드라마 ‘연인’을 촬영 중으로, 결혼 후 복귀작이자 데뷔 첫 사극 도전이란 점에서 주목 받는다. ‘연인’은 조선시대 병자호란 배경의 이야기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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