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코카인’ 동반 투약하는 경우 많아…평소 친분 있다고 알려진 예술인들 수사 가능성도
또한 경찰이 “유아인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공범을 찾고 있다”고 밝혀 또 다른 연예인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까지 암시했다. 연예인 마약 관련 이슈는 또 다른 이슈를 양산하는 게 특징이라 경찰의 대대적인 유아인 관련 수사가 또 어떤 이슈로 연결될지 연예계가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프로포폴, 대마, 코카인, 케타민 그리고 졸피뎀까지. 이 마약 5종 가운데 가장 다른 특성의 마약을 꼽자면 단연 코카인이다. 코카인은 헤로인, 필로폰과 함께 3대 마약으로 분류되는 강력한 환각과 중독을 일으킨다. 또한 이들 3대 마약은 홀로 투약하기보단 누군가와 함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약 투약이 적발되면서 민감한 사생활까지 같이 드러나 더욱 화제를 유발하곤 한다.
필로폰 불법 투약으로 적발된 돈스파이크(본명 김민수)는 강남 일대의 호텔 파티룸을 빌려 남녀 지인들과 수차례 마약을 단체 투약했다. 소위 ‘마약 파티’인데 이 자리에는 여성 접대부들도 함께 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상당한 이슈를 양산했다.
역시 필로폰 불법 투약이 적발된 박유천은 전 여자친구 황하나와 함께 황하나의 집과 호텔 등에서 투약했다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2019년 2~3월 즈음의 일이다. 그런데 박유천과 황하나는 2017년 4월 공개 열애를 시작해 결혼 발표까지 했지만 결국 2018년 5월 공식 결별한 사이였다. 그런데 공식 결별 9개월여 뒤에도 이들이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세간의 눈길을 끌었다.
가장 화제성이 컸던 연예인 필로폰 사건의 주인공은 황수정이다. MBC 드라마 ‘허준’에서 예진 아씨 역할을 맡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던 황수정의 필로폰 투약 자체도 큰 충격이었는데 “마약을 최음제인 줄 알고 투약했다”는 변명이 더 화제가 됐다. 결국 황수정의 마약 사건은 간통 소송으로까지 비화했다.
국내 연예계에서 연예인의 필로폰 불법 투약 사건은 종종 있었지만 코카인과 헤로인 관련 사건은 드물다. 다만 필로폰과 유사하게 코카인 불법 투약 역시 유아인의 민감한 사생활까지 드러낼 수 있다. 프로포폴, 대마, 케타민, 졸피뎀 등도 문제지만 코카인이 가장 파급력이 큰 마약인 셈이다.
사실 현재 경찰 수사 진행 상황만 놓고 보면 유아인이 코카인 불법 투약 혐의로 기소될지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국립과학수사원 마약 모발 정밀 검사를 통해 코카인 성분이 검출되긴 했지만 경찰이 더 이상의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모발은 사람마다 자라는 속도가 달라 모발 검사로는 투약 사실만 확인될 뿐 투약 시기까지 특정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검찰이 마약 투약 시기를 특정해서 기소하지 않으면 피고인 측은 특정된 시점의 알리바이 증명 등 법정에서 적절한 방어를 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이유로 법원이 무죄를 선고할 수도 있고, 비슷한 판례도 실제 존재한다. 경찰 입장에선 유아인의 자백이나 목격자 진술 등 추가 증거가 절실한 상황이다.
경찰청은 4월 3일 정례 기자브리핑에서 “(유아인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으로 특히 코카인 투약 여부를 깊이 조사 중”이라며 “일각에서 코카인 투약 일시와 방법이 특정되지 않으면 처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지만, 특정한 상황의 대법원 판례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런 수사 흐름에 대해 한 중견 연예 관계자는 “이미 프로포폴, 대마, 케타민 등에 대한 수사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졸피뎀 불법 투약 혐의까지 추가한 경찰이 이젠 코카인에 수사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면서 “유아인이 자백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이는 터라 경찰이 목격자나 함께 투약한 인물을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엉뚱한 방향으로 화제가 돌아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엉뚱한 방향을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기존 필로폰 불법 투약 연예인 사건들처럼 유아인의 민감한 사생활까지 공개되거나 동료 연예인으로 수사 범위가 확장되는 것이다. 연예계는 경찰의 수사 범위 확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사실 유명 연예인 마약 사건이 터지면 연예계는 항상 긴장한다. 함께 마약을 한 연예인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 한 명의 마약 사건에서 연예계 전반으로 마약 수사가 확대된 경우가 이미 여러 차례 존재한다.
유아인 사건 초기에는 이런 긴장감이 없었다. 우선 다른 마약과 달리 프로포폴은 동반 투약하는 마약류가 아닌 데다 병원을 찾아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후 대마, 케타민에 코카인까지 마약류가 거듭 늘어나면서 서서히 긴장감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큰 파장은 없었다. 유아인의 경우 평소 가깝게 지내며 사적인 영역을 공유하는 스타급 연예인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유아인 관련 수사가 계속 확대되면서 상황이 복잡해지고 있다. 4월 10일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정례 기자 브리핑에서 “유아인의 2차 소환 조사를 앞두고 유아인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공범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11일 국민일보는 유아인이 이태원 소재의 몇몇 클럽에서 자주 목격됐는데 일반적인 담배 향과 다른 냄새가 나는 담배 형태의 무언가를 태웠으며 유아인 일행이 술을 많이 주문하지 않았음에도 과도하게 취해서 나가곤 했다는 제보를 보도했다. 게다가 유아인이 이태원의 클럽을 함께 찾곤 한 지인들 가운데 모델과 방송인 등이 포함돼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바로 소속사가 반응을 보였다. 유아인의 소속사 UAA는 12일 공식 입장을 통해 “경찰 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심각한 수준의 가짜 뉴스와 확인되지 않은 무분별한 ‘카더라’식 보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포함,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일보의 이태원 클럽 목격담 관련 기사에 대해 “오직 제보자 A 씨의 목격담에 근거해 작성됐으며, 어떠한 사실 확인도 없이 추측만을 통해 보도됐다”며 법적 조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아인의 소속사가 바로 모델과 방송인 등 추가 연예인 연루 정황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파장이 확대되는 것은 막았지만 여전히 불안한 기운이 연예계 전반에 드리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편 연예계 일각에선 경찰 수사가 연예계가 아닌 다른 영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연예 관계자는 “모델과 방송인 등이 유아인과 함께 이태원 클럽을 찾았다는데 그게 누구라는 ‘카더라’ 식의 소문조차 별로 없다. 평소 유아인과 친하게 지냈던 모델과 방송인을 특정한 소문도 없을 정도”라며 “오히려 유아인이 예술계 인사들과 친하게 지낸다는 얘기가 있다. 미술과 사진 등 유아인이 평소 큰 관심을 보인 영역의 예술인들과 친분이 깊었다고 알려져 경찰 수사가 연예계가 아닌 예술계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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