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김광석·김성재 사망 둘러싸고도 뒷말 무성…“미스터리한 사망 뒤 잇따르는 억측 현혹되지 말길”
캄보디아에서 고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각종 의혹이 불거져 유족들 사이에서는 시신을 한국으로 옮겨 와 부검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열악한 현지 사정을 감안해 캄보디아에서 고인의 시신을 화장한 뒤 유해가 한국으로 와 장례가 치러졌다. 장례식장에 서세원에게 투자금을 빌렸다는 채권자가 찾아오는 돌발 상황이 불거지기도 했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고, 현지 화장으로 인해 관련 의혹을 규명할 방법도 거의 다 사라졌다. 서세원의 유족은 공식입장을 통해 “캄보디아 현지 경찰로부터 당뇨병으로 인한 심정지라는 검안 결과가 담긴 사망 증명서를 받았으나 사유를 쉽게 납득할 수 없었다”며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한국 대사관을 통해 캄보디아 경찰에 현장에서 수거한 링거 등 성분 분석, 현장에서 발견된 물품 반환 등을 요구했지만 캄보디아 경찰 측이 차일피일 미뤘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고인의 사망과 관련해 수많은 억측과 가짜 뉴스, 악성 루머가 언론 기사와 각종 영상물, 게시글이 넘쳐나는 것에 더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이는 행위자가 의식을 하든 안 하든 유가족에 대한 잔인한 폭력이다. 이제 멈춰주시고 기왕의 모든 허위와 억측의 뉴스, 영상물, 게시글을 즉각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며 “유족에 대한 가해 행위가 지속되면 불가피하게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추측성 보도를 한 언론사와 기자, 영상물 제작·유포자 등을 찾아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연예관계자들은 그럼에도 한동안 서세원의 죽음을 둘러싼 수많은 억측과 가짜 뉴스, 악성 루머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연예계에선 진실 규명이 어려워진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그 공백을 각종 루머가 채워버리곤 했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연예인의 죽음이 대표적인 사례다. 더 이상 당사자를 통해 직접 진실을 확인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대중의 궁금증이 증폭되면 바로 억측과 루머,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가짜 뉴스가 넘쳐나곤 했다.
한 중견 연예관계자는 “유명 연예인의 사망 소식에는 늘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유족들의 입장”이라며 “유명인이 아닌 유족들은 큰 슬픔에 빠진 데다 취재 경쟁이 익숙하지 않아 최대한 조용히 일을 치르고 싶어 하고, 유서 등 고인 관련 내용이 보도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무작정 덮고 지나가면 괜한 루머만 양산된다는 사실을 아는 소속사나 가까운 연예관계자들이 어느 정도의 정보는 오픈해야 한다고 유족들에게 설명하곤 하는데, 사실 쉽지 않다”고 털어 놓았다.
실제로 갑작스런 사망, 특히 극단적인 선택의 경우 장례 절차가 다 끝난 뒤에도 오랜 기간 관련 의혹이 지속된 사례가 많다. 심지어 타살설이 불거져 각종 송사가 이어진 사례도 있을 정도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듀스 멤버이던 고 김성재 사망을 둘러싼 논란이다. 또한 고 김광석의 경우 사망 21년 뒤 관련 의혹을 다룬 영화까지 제작돼 개봉됐고 이후 관련 송사가 이어졌다. 극단적 선택이라는 경찰 수사 결과를 믿지 못해 유족이 재수사를 요구한 경우도 있다. 고 안재환의 사례인데 결국 경찰의 재수사 결론 역시 극단적인 선택이었다.
그런가 하면 유족이 고인의 극단적인 선택을 믿지 못해 접신을 시도해 화제가 된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고 정다빈이다. 또한 장례 절차까지는 조용히 마무리됐지만 이후 고인이 남긴 문건이 화제가 돼 두고두고 논란으로 이어진 ‘장자연 리스트’ 사건도 있다.
이처럼 화제성이 큰 후속 뉴스로 연결되진 않았을지라도 루머와 가짜뉴스가 대부분의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연예인의 뒤를 따르곤 했다. 루머를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명확하게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지만 당사자가 세상을 떠난 터라 이런 부분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한 연예계 원로 관계자는 “연예계에서 가장 떠들썩한 루머가 광풍처럼 몰아쳤던 게 나훈아 괴담이었고, 지금 보면 가장 확실하게 정리된 루머도 바로 나훈아 괴담이었다”며 “나훈아 씨가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해 명확하게 입장을 밝혔고 단상 위에 올라가 바지 지퍼를 내리는 퍼포먼스로 확실하게 방점을 찍었다. 반면 연예인의 사망 이후 루머는 이런 정리가 불가능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들이 계속 이어져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서세원은 세상을 떠났다. 당대 최고의 스타 코미디언 가운데 한 명이며 토크쇼 등을 통해 대한민국 예능의 한 획을 그은 방송인이기도 하다. 연예계 비리 사건에 휘말려 해외 도피를 한 사례도 있고 전 부인 서정희에 대한 폭력이 생생히 담긴 CCTV가 공개돼 엄청난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런 고인의 우여곡절 많은 삶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엇갈리기 마련이다.
고인의 영결식에서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이자 동료인 엄영수(개명 전 엄용수) 역시 추모사를 통해 “고인은 코미디언의 교과서였다. 코미디언이 예능 프로그램의 사회를 보는 것도 서세원 씨가 없었다면 있을 수 없었을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죽음보다 더한 형벌이 어디 있나. 모든 것을 안고 세상을 떠났다.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가지 않아야 할 길을 간 적도 있다. 들어야 할 가르침을 듣지 않은 적도 있는데 모두 용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의 연예계 원로 관계자는 “너무 갑작스러운 죽음인 데다 정보가 제한된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상황이었다. 미스터리한 부분도 많고, 장례식장에서 돌발 상황까지 벌어져 괜한 루머가 양산될 우려가 큰 상황”이라면서 “어차피 풀리지 못할 미스터리인 터라 이후 나오는 얘기는 대부분 루머일 수밖에 없다. 부디 현혹되지 마시기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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