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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삼성 회장 | ||
현재 이 건으로 재판을 받는 인사들은 에버랜드 전현직 사장인 허태학 박노빈 씨다. 이들이 지난 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등 이 회장 자녀들에게 배정하는 과정에서 에버랜드가 97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 이 시건 내용의 골자다. 허태학 박노빈 씨는 지난해 10월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으며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건희 회장이 재판을 받는 당사자는 아니지만 편법증여 의혹의 이해당사자가 이건희-이재용 부자라는 점에서 검찰의 소환 사유는 충분해 보인다. 이럴 경우 삼성 총수일가의 무소환 신화는 깨지게 된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미확인 소문이 돌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관측은 검찰 분위기보다는 삼성 안팎의 기류에 기인한다. 총수일가의 소환 가능성이 언론에 등장했지만 삼성 안팎은 평온해 보인다는 전언이다. 이 회장 소환에 특별한 대책을 세웠다는 소문도 들려오지 않는다.
한 재계인사는 “최근 현대차가 검찰수사로 곤욕을 치른 만큼 삼성에서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친분 있는 현대차 직원들에게 이런 저런 자문을 구할 법도 한데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다”고 분위기를 전한다. 이런 기류 때문인지 일각에선 “이 회장에 대해 ‘불구속 기소’가 아니라 ‘불기소’가 행해질 것”이란 괴소문마저 등장한 상태다. 얼마전 정상명 검찰총장이 기업에 대한 수사를 자제시킨 것을 ‘문제의 괴소문’ 관점에서 풀이하는 시각도 늘고 있다. 다가오는 5·31 지방선거와 월드컵 시즌이 지나면서 이 회장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수그러들 것이란 관측이 뒤를 따른다. 그래서인지 “삼성은 이미 ‘불구속 기소’가 아니라 ‘불기소’로 끝날 것을 알고 있다”는 다소 앞서나간 ‘음모론’마저 재계 일각에 등장했다. 이 회장과 검찰에 관한 무수한 관측들은 검찰의 이 회장 소환 방침과 기소 여부가 결정되는 시점에서야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