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대검찰청 전경. | ||
김 씨가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쎄븐마운틴의 우방 인수 과정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될 경우 정치권 실세와 금융권 핵심 인맥으로까지의 수사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검찰이 김재록 씨 수사의 본류인 모피아 인맥으로의 정조준을 위해 쎄븐마운틴의 우방 인수 과정을 파헤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마저 등장해 사건의 추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법당국 수사의 초점은 쎄븐마운틴이 사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김재록 씨가 금융기관에 부당한 로비를 했느냐에 맞춰지고 있다. 이는 우리은행과의 연관성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2004년 쎄븐마운틴이 법정관리업체인 우방의 우선인수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뒤 투자자금 부족으로 애를 먹자 김재록 씨가 개입해 우리은행 사모펀드(우리 제1호 PEF)의 투자를 알선해 주고 수억 원의 자문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재록 씨가 쎄븐마운틴을 위해 ‘우리은행 고위층에 손을 써서 쎄븐마운틴에 대한 자금 융통을 가능케 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지난 5월 1일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쎄븐마운틴그룹의 우방 인수 과정 개입 의혹에 대해 “일절 확인해 줄 수 없다”고만 밝혔다. 김재록 씨 또한 우방 인수 건에 대해 “정당한 자문료를 받았을 뿐”이라고만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검찰청사 주변에선 이미 쎄븐마운틴의 우방 인수 과정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다하게 알려진 상태다. 수사당국이 쎄븐마운틴을 눈여겨 본 것은 이 회사의 급격한 성장세 때문이다. 작은 규모의 해운회사로 시작한 쎄븐마운틴이 김대중 정권과 현 정권을 거치며 세양선박 진도 우방 등을 차례로 인수합병하며 대규모 그룹으로 성장한 과정을 눈여겨 보는 것이다.
쎄븐마운틴그룹 임병석 회장은 지난 1990년 30세 나이로 그룹의 모태가 된 칠산해운을 창업한 이후 1995년 쎄븐마운틴으로 사명을 바꿨다. 임 회장은 한국해양대 항해학과를 나와 배를 탔던 마도로스 출신. 회사 설립 뒤 성장 계기는 DJ 정부 시절인 지난 2002년 상장회사인 세양선박을 인수하면서부터다. 그때부터 쎄븐마운틴은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다. 투자조합을 이용해 세양선박을 인수한 임 회장은 특히 법정관리 중인 업체들만 골라 계열사로 편입시키는 방법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2003년 필그림 해운을 시작으로 2004년엔 컨테이너 제조업체인 진도와 한리버랜드(옛 세모유람선), 2005년엔 건설사 우방을 인수해 확실한 기틀을 자리잡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
||
| ▲ 임병석, 김재록, 황영기, 윤증현(왼쪽부터) | ||
검찰청사 주변에선 쎄븐마운틴의 급격한 사세 확장 배후에 정치권 거물의 입김이 작용했을 지도 모른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쎄븐마운틴이라는 이름 자체가 칠산이라는 뜻이고, 칠산은 전남 영광 법성포 앞바다에 떠있는 일곱개 섬 주변의 바다를 가리키는 말이다. 또 임 회장의 고향이 전남 영광이기도 하다. 하필이면 김재록 씨의 고향도 영광이다.
때문에 재계에선 그의 고향에 대한 애착이 쎄븐마운틴이라는 이름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호남 출신 대통령이던 DJ 정부 시절부터 임 회장과 동향 출신 정치인 이름이 오르내리곤 했다. 정치권 실세였던 A 의원은 각종 공식행사에 임 회장과 함께 참석해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으며 DJ 정부 권력자로 통했던 B 씨가 임 회장의 먼 친인척이라는 확인 불가의 소문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역대 정권마다 급성장하는 ‘특혜주’가 있었고 그 다음 정권에서 ‘급성장의 비결’ 때문에 사법기관의 처벌대에 오르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물론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기업도 있다.
이번 검찰의 수사는 김재록 씨 관련 사건을 수사하다 튀어나왔다. 김재록 씨의 왕성한 활동시기와 쎄븐마운틴의 급성장 시기가 맞물려 있다. 게다가 세븐마운틴그룹의 우방 인수건에 김재록 씨와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사모펀드가 한몫했다.
그 사모펀드는 우리은행과 김재록, 쎄븐마운틴그룹의 3각 비즈니스였다. 때문에 김재록 씨나 세븐마운틴그룹에 대한 수사는 우리은행 관련 부분을 짚고 지나갈 수밖에 없다. 대검 중수부는 이미 김재록 씨가 부천의 T쇼핑몰과 관련해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에게 대출 관련 로비를 시도한 정황을 포착한 상태다. 지난 5월 2일 김재록 씨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2005년 6월 우리은행 관계자에 대출 알선을 부탁했느냐”는 검사의 신문에 이 같은 사실을 시인하기도 했다.
이는 곧 황영기 우리은행장에 대한 시선으로 연결된다. 과연 김재록 씨 수사 초기부터 나돌던 김 씨와 ‘이헌재 사단’과의 개연성 소문처럼 김 씨가 로비를 시도한 인물이 황 행장인가 아니면 제3의 인물이 존재하느냐 여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쎄븐마운틴의 우방 인수가 우리은행 건과 맞물려 주목받는 것은 당시 금융당국이 취했던 입장과도 관련이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우리은행 사모펀드의 쎄븐마운틴에 대한 투자가 사실상 대출에 가까워 사모펀드 관련법(간접투자자산운용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으나 사모펀드 제도 도입 초창기에 발생한 일이고 우리은행이 해당 사모펀드를 청산하기로 했다는 이유로 징계하지 않았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금융당국의 최고 결정권자가 윤증현 금감위원장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윤 위원장 역시 ‘이헌재 사단’의 핵심 멤버로 꼽히곤 한다. 검찰은 공식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검찰청사 주변에선 쎄븐마운틴의 우방 인수 건을 둘러싸고 김재록 씨와 ‘이헌재 사단’ 주요 멤버인 황 행장과 윤 위원장, 그리고 막후의 또다른 실력자로 꼽히는 C 씨와의 사이에서 어떤 일이 오갔는지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검찰은 아직까지 ‘이헌재 사단’ 인사들에 대한 조사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청사 주변의 호사가들은 ‘검찰의 수사방향이 쎄븐마운틴을 발판 삼아 금융계 핵심 인맥으로 향하고 있다’는 입방아를 멈추지 않고 있다. 김재록-외환은행 매각-론스타-현대차 비자금을 거쳐 검찰 수사는 다시 원점의 김재록 씨의 금융계 인맥을 향하게 된 셈이다.
쎄븐마운틴 수사결과가 더욱 궁금해진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