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씨는 카페 회원들에게 일정 금액 상품권을 사면 원금의 15∼35% 상당의 추가 상품권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뒤 돈만 받고 상품권은 제공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는 2018년 포털사이트에 맘카페를 개설한 후 유아용품과 가전제품을 싸게 팔면서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고 한다. 카페 규모가 커지자 박 씨는 2019년부터 백화점·문화·주유 상품권을 팔기 시작했고, 회원수는 점점 늘어나 1만 5000여 명에 달했다.
박 씨는 회원들 등급을 나눈 뒤 이른바 ‘상품권 재테크’(상테크)를 제안했다. 일정 금액 상품권을 사면 덤으로 상품권을 더 얹어주는 방식이었다. 등급 별로 15~35%까지 추가 상품권이 지급됐다. 박 씨는 액수별로 명품 스카프와 카드지갑, 골드바까지 내걸고 회원들에게 더 큰 구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적은 돈으로 수익을 봤던 회원들은 점점 더 큰 돈을 넣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커졌다고 한다. 이 유혹에 넘어가 회원 가운데 일부는 은행 대출을 받거나 집 보증금까지 빼 박 씨에게 2억 원을 넘게 입금한 회원도 있었다고 한다. 박 씨는 카페뿐만 아니라 라이브커머스, 스마트스토어, 재무설계 관련 재테크 카페 등도 운영했다. 이번에 연예인, 정치인 등이 연루된 배경에는 이런 부가 사업이 관련돼 있었다. 박 씨는 이 사업 외에도 시행, 시공 등 다양한 사업을 한다고 소개했다.
맘카페 사건의 피해자 측은 박 씨 가족 등의 명의로 된 라이브커머스 사업 등에 연예인들이 출연하면서 이들과 박 씨 사이 친분이 쌓였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논란이 된 현영, 장동민 등은 이렇게 알게 됐다고 알려진다. 맘카페 피해자 운영진 A 씨는 “박 씨가 알게 된 연예인을 타고 다른 연예인 지인을 알게 되는 방식으로 인맥을 늘려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알게 된 지인들은 박 씨 집을 방문해 와인이나 고급 위스키를 마시는 모습을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며 친분을 과시했다. 맘카페 피해자들은 박 씨 집을 자주 방문했던 연예인으로 현영, 장동민, 배우 진구 등을 꼽았다. 진구는 특히 박 씨 집을 여러 차례 방문한 게 사진으로 남아 있었고, 박 씨 남편과 호형호제하며 골프 라운딩을 나가는 모습도 인스타그램에 올라와 있었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현영은 박 씨에게 투자도 했고, 고액 이자도 받았다고 보도됐다. 현영은 2022년 4월 박 씨에게 1억 원씩 5차례에 걸쳐 총 5억 원을 송금했다. 현영은 5개월 동안 이자로 월 3500만 원씩 1억 7500만 원을 받았지만 원금 5억 원은 돌려받지 못했고, 2022년 12월 박 씨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현영의 소속사 노아엔터테인먼트는 “현영은 해당 맘카페 운영자 박 씨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일 뿐”이라며 “현영은 해당 맘카페에 가입한 적도, 카페 회원과 교류한 적도, 투자를 권유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진구 소속사 바로엔터테인먼트도 진구와 박 씨가 특별한 관계는 아니라고 했다. 바로엔터 측은 “진구 씨는 박 씨 사업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사업을 홍보한 것도 아니다. 박 씨 측과는 지인이 겹쳐 만난 사이다. 특별한 사이가 아니”라고 말했다. 바로 측은 박 씨 집에 여러 차례 찾아가는 등 친분을 과시했던 배경에 대해 ‘그 부분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연예인뿐만 아니라 정치인도 있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박 씨 집을 방문해 와인을 마시는 모습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2022년 5월 1일 올라온 박 씨 지인 정 아무개 씨는 ‘오늘 열심히 와인 두 병 따주신 언니는 이정미 의원님’이란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해당 글을 보면 박 씨 집에서 이 대표가 와인을 따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2020년 3월 박 씨가 운영하던 ‘빛나는 재무’라는 카페에 ‘박 대표 초대로 이곳에 도달하게 됐다’면서 가입인사를 올리기도 했고, 2020년 4월 인천 사건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맘카페 피해자 측은 박 씨와 어울린 연예인과 정치인이 사기를 확대한 배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A 씨는 “연예인이나 정치인은 다들 ‘몰랐다’고 하지만 그 말 한마디로 끝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올린 정계, 연예계 친분을 과시하는 사진 때문에 사람들이 더 쉽게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A 씨는 “이번 사건은 뒤에서 몰래 사기를 획책한 게 아니다. 박 씨는 대놓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예인, 정치인 친분을 보여주면서 믿음을 사 대형 사기를 쳤다. 거기에 연예인, 정치인이 몰랐다고는 하지만 동원된 것도 사실이다. 직접적으로 홍보를 안 했다고 하더라도 책임감을 어느 정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맘카페 사기 사건 피해자 추가 고소도 이어질 전망이다. 맘카페 피해자 모임 측은 8월 초 추가 피해자 고소가 이뤄질 것으로 밝혔다. 다만 맘카페 피해자 측은 전업주부의 경우 가족들에게 피해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 고소를 포기한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