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아이치현 지브리파크서 정식 운행…애니 원작자 미야자키 하야오도 ‘흡족’
고양이버스는 1988년 제작된 ‘이웃집 토토로’에 등장하는 요괴다. 말 그대로 고양이와 버스를 합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어른들에게는 보이지 않고 오직 아이들한테만 그 모습이 보인다. 털이 북슬북슬하며 내부 촉감이 매우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전기차로 재탄생한 고양이버스는 도요타자동차가 개발한 저속 전기자동차 ‘APM(Accessible People Mover)’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2020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도 선수들의 이동 수단에 활용된 적 있는 자동차다. 3열 시트로 1열은 운전석, 2열은 3인석, 3열은 2인석으로 구성돼 총 6명이 탈 수 있다. 휠체어 이용 시 2열은 접는 것도 가능하다. 리튬이온 배터리로 구동되며, 한 번 충전으로 최고 시속 19km에 거리 100km를 운행한다.
외형 디자인은 ‘이웃집 토토로’의 제작사인 스튜디오 지브리가 감수했다.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것과 똑같이 쥐 모양의 마커 램프와 풍성한 꼬리, 발바닥까지도 세세하게 재현했다. 내부는 모피 시트를 채택해 부드러움과 폭신함을 더했다. 최종적으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도 매우 흡족해하며 완성을 기뻐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11월 새로운 관광명소 ‘지브리파크’가 아이치현의 엑스포기념공원에 문을 열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설립한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 속 장소, 건물, 캐릭터 등을 현실 세계에 구현한 공간이다. ‘이웃집 토토로’를 비롯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귀를 기울이면’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올해 11월에는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에 등장하는 마을이 개장되며, 내년 3월에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마녀 배달부 키키’ 테마관 등이 오픈할 예정이다.
아이치현 관계자는 “지브리파크가 들어서면서 평일에도 많은 관람객들로 붐빈다”면서 “공공 공간 모빌리티 서비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장으로서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APM 고양이버스가 공원 내 이동을 보다 즐겁고, 쾌적하게 도와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니처럼 하늘을 날지는 못하지만, 녹음이 우거진 공원 숲속을 달리는 고양이버스의 모습이 기대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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