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활용한 가상대화 서비스 출시돼 주목…맞춤 사료 구독·스마트 화장실 등 ‘펫테크’ 인기
#반려견 전용 관광버스까지…
최근 일본에서는 반려견과 함께 떠나는 ‘관광버스 투어’가 인기다. 도쿄 관광버스회사 B·I·G가 기획한 것으로 대형견도 편하게 탈 수 있도록 좌석 간격을 널찍하게 배치했다. 좌석별 공간은 기존 버스의 4배에 달한다. 또한, 다른 반려견과 부딪히지 않도록 롤 스크린을 설치했으며, 반려견이 미끄러지지 않게끔 바닥을 미끄럼 방지제로 시공한 것도 특징이다.
대형견과 참가한 견주는 “차에 쏜살같이 올라타더니 자리에 앉더라. 작은 차는 무서워하는데, 차가 크니 편하게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투어 중 반려견과 식사를 즐기던 또 다른 이용객은 “원래라면 갈 때도 올 때도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맥주도 못 마신다. 반려견이 창밖을 바라보는 모습도 운전하느라 살피지 못했는데, 오늘은 내내 함께할 수 있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NHK에 따르면, “해당 투어는 주말엔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여러 번 참여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B·I·G의 하기와라 마사키 사장은 “‘반려견과 어디든 함께 간다’는 콘셉트 아래, 전국적으로 전용 관광버스를 보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최근에는 ‘견종별 투어’ 요망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여행 비즈니스는 이외에도 항공사가 ‘비행기 좌석에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나란히 앉아 여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철도의 경우 지난해 JR동일본과 세이부홀딩스가 초고속열차 신칸센에서 ‘반려동물 동반 실증실험’을 실시했다. 반려동물을 케이지에서 꺼냈을 시 차내 알레르기와 냄새의 영향을 검증하기 위함이다. 위생대책과 수익성 등을 분석해 사업화를 검토할 방침이다.
인공지능(AI) 챗GPT를 활용한 서비스도 주목을 모은다. 일본 벤처기업 엠바디미(EmbodyMe)는 지난해 8월 반려동물과 가상의 대화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는 우선 자신의 반려동물이나 실제로는 키우지 않아도 기르고 싶은 동물의 사진을 1장 선택한다. 그리고 이름과 성격 등을 설정하면 AI가 자동으로 대화 내용을 작성해 음성 소프트웨어로 ‘반려동물의 목소리’를 만든다.
가령 ‘주인과 노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고 설정했을 경우다. 마치 영상통화를 하듯 화면상의 반려견은 대화에 따라 실시간으로 표정이 변화한다. “어떤 놀이를 좋아해?”라고 묻자 “공놀이를 아주 좋아해요. 산책하고 달리는 것도 즐거워요”라고 말한다. 이어 “주인이 놀아주지 않으면 어때?”라고 묻자 “그럴 땐 조금 외로워서 엎드려 자요”라고 답했다. 이 서비스는 반려동물과 대화를 나누고 싶거나 사정상 기르지 못하는 사람 등이 이용하고 있다.
#AI가 건강 체크…급성장하는 펫테크
반려동물이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분야가 펫테크다. ‘펫테크’란 펫(Pet)과 테크놀러지(Technology)를 더한 신조어로, 최첨단 IT 기술을 활용해 반려동물을 돌보는 상품과 서비스를 말한다. 세계 시장 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에 의하면, “2020년 펫테크 시장은 세계적으로 55억 달러(약 7조 4000억 원) 규모를 형성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성장할 여지가 매우 크다. 2027년에는 약 200억 달러(26조 9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려동물의 가족화가 진행될수록 ‘건강관리를 확실히 해주고 싶다’ ‘안전한 것을 먹이고 싶다’는 등의 수요가 커지고, 관련 지출이 늘어나는 것이 시장 성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구체적으로는 어떤 서비스가 있을까. 먼저 반려동물의 건강관리를 돕는 서비스들이 인기다. 지출에서도 질병 치료비와 예방비 증가가 두드러진다. 장수하는 개와 고양이가 늘어났다는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선하고 안전한 사료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전 세계적인 트렌드다. 일례로 일본의 페토코토 푸드(PETOKOTO FOOD)는 견종과 나이 체중 등에 맞춰 반려견에게 딱 맞는 사료를 구독 서비스로 제공한다.
반려묘를 위한 서비스 중에는 고양이가 걸리기 쉬운 신장병 예방 디바이스가 크게 히트했다. 소변량과 체중 변화를 기록하는 스마트 화장실 토레타(Toletta)가 대표적이다. 제조사 측에 따르면 “토레타를 사용하면 고양이가 화장실에 들어가는 것만으로 소변이나 체중을 자동으로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신부전이나 소변 결석, 방광염의 초기 증상을 발견하고 미리 예방할 수 있게 된다.
유럽과 미국에서도 반려동물의 건강관리 비즈니스가 활기를 띠고 있다. 크게 분류하며 온라인 진료, DNA(유전자) 검사,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요약된다. 미국의 모던애니멀(Modern Animal)은 차세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이다. 회원들은 24시간, 365일 언제든지 반려동물의 건강상담과 온라인 원격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반려견 DNA 검사업체 임바크(Embark)는 유전자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려견의 침으로 유전자를 분석해 혈통은 물론, 유전적으로 발병 위험이 큰 각종 질병을 예측해 주인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반려동물이 자신의 몸 상태나 건강 상태를 말할 수 없는 만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료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반려동물이 가족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반려동물을 위해 아낌없이 지출하는 사람도 늘고 있어 펫테크의 시장 규모는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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