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 사람 인생은 미친 거야” 따뜻한 인성과 선천적인 재능에 찬사
가령 베컴이 주방 청결에 대해 특히 예민하다는 점은 낯설면서도 정겨운 포인트다. 직접 주방에서 요리하는 걸 즐기는 베컴은 다큐 감독 피셔 스티븐스에게 “여기는 내가 청소를 하기 때문에 엄청 깨끗하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런 기량이 집에서는 거의 인정받지 못한다며 농담을 건넸다. 베컴은 “솔직히 말해서 아내가 그렇게 고마워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웃었다.
이 밖에도 자상한 살림꾼의 면모를 한껏 뽐낸 베컴은 “가족들이 모두 잠자리에 들면 나 혼자 집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촛대를 청소하거나 조명 불빛을 바꾸면서 모든 곳이 정돈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왜냐하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사방에 컵과 접시, 그릇이 놓여있는 게 싫기 때문이다. 그러면 정말 피곤하다”고 투덜거렸다.
다큐에서 베컴의 이야기는 부모, 전 동료 선수들,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 감독 등과의 인터뷰 등 다양한 관점을 통해 서술되고 있다. 스티븐스 감독은 축구팬이긴 하지만 그동안 베컴이 얼마나 훌륭한 선수인지 잘 몰랐기 때문에 모든 게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스티븐스는 “베컴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상당히 열려 있는 사람이었다. 마치 ‘나는 준비가 되어 있어요. 다른 사람이 하기 전에 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렇게 나는 그에 대한 조사를 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세상에, 이 사람 인생은 미친 거야. 미친 거야’라고 생각하곤 했다”고 털어 놓았다.
또한 다큐를 제작하면서 스티븐스는 베컴의 인생에서 다른 무엇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스티븐스는 “진짜 아버지도 베컴의 아버지이고, 알렉스 퍼거슨 경도 베컴의 아버지이며, 재능 있는 운동 선수를 지금의 위치에 있도록 이끌어준 모든 인물들이 베컴의 아버지였다”면서 “나는 이 다큐가 베컴과 그의 아내, 그리고 그의 가족들에 대한 일종의 러브스토리가 되리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스티븐스는 베컴의 인성에 대해서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베컴에게는 일종의 따뜻함이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자상하며 사람들을 많이 아낀다”고 말하면서 “또한 베컴은 놀라운 미적 감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이렇다할 교육을 받지 못했고 결코 지식인은 아니지만 그에게는 사람을 읽는 방법과 공간을 읽는 방법에 대한 선천적인 재능이 있다”고 칭찬했다.
이와 관련, 스티븐스는 “사람들은 베컴이 누구보다 경기장을 더 넓게 잘 본다고 말한다. 그의 천재성 가운데 일부는 그가 다른 사람보다 세 발 더 앞서 있다는 것이다. 아마 이것이 사업도 잘하고 사람들과도 잘 지내는 이유일 것이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정말 잘 본다”고 추켜 세웠다. 출처 ‘피플’.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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