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날 열린 기자회견은 이미 예고된 수순임이 언론을 통해 익히 알려졌다. 앞서 김두겸 울산시장이 내년도 예산확보를 위해 국회를 방문했을 때 김 대표가 윤 대통령과 친구인 박성민 국회의원을 함께 만나 내년 총선에 험지 출마보다는 울산출마를 부탁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기자는 기자회견 내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도하려고 회견장에 참석한 지인과 통화했으나 한결같이 “그냥 오라고 해서 간 것”이란 모호한 답변만 들었다.
이왕 기존 지역구에 출마하고 싶었다면 ‘매도 일찍 맞는 게 낫다’는 격언처럼 대구의 주호영이나 부산의 장제원보다 먼저 지역구 출마선언을 했다면 그래도 시민들 분노는 덜했다는 게 여론이다. 국민의힘 대표로서의 자존심에 비춰봐도 그게 당연한 순서라는 게 중론이다.
집권당 대표로서 그의 행동과 발언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은 무너지고 정치인의 자질 또한 지역구 출마선언을 택한 순간부터 퇴색됐다. 애당초 혁신위 인요한 체제가 들어섰을 때 김 대표는 혁신위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인요한 위원장이 지도부부터 지역구 출마를 포기하고 수도권이나 험지출마를 요청했으나 김 대표는 인요한 혁신위의 요구를 결국 묵살했다.
지도부의 수장으로서 수도권 민심을 고려한다고 했지만 측근인 사무총장부터 영남출신 이만희 국회의원을 선택하는 악수를 둬 모진 비난을 받았다. 윤 대통령의 지원을 받으며 집권당의 대표로 뽑혔으나 매스컴은 연일 김기현 체제로는 내년도 총선 승리가 힘들다고 보도했다.
비록 김 대표가 내년도 울산출마를 위한 선언을 본인을 대신해 시민단체가 열었으나 그 파장은 만만치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대표는 울산에서 영광을 누렸기에 울산과 울산시민을 위해 정치은퇴 선언으로 보답을 해야 한다. 그것만이 울산시민들에게 보답하는 길이고 영원한 정치인으로 기억되는 빛나는 인물일 것이다.
험지출마나 서울 출마를 스스로 선언하는 결단을 내려야 할 김 대표가 지역구 출마를 고집하는 이상 집권당인 국민의힘에게 미래가 없다는 시민들의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
김기봉 욿산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