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시민들 “도시 이미지 손상” 당국 “중추적 연대감 잘 나타내”
다양한 모양의 캐릭터들이 빙 둘러앉아있는 독특한 모양의 이 분수는 빈에서 활동하는 전위적인 예술 그룹인 ‘겔리틴’의 작품이다. 평소에도 워낙 독특하고 파격적인 작품들을 만들어온 괴짜 그룹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에 완공된 분수 역시 어쩌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결과였는지 모른다.
빈 당국이 분수를 새롭게 건설한 이유는 현대적인 급수 시스템이 도입된 지 150년 된 해를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때문에 이 새로운 랜드마크의 디자인은 ‘물에 대한 공동의 책임’을 상징하고 있으며, 정식 명칭은 ‘우리의 물’이라는 뜻의 ‘비어바서’로 정해졌다.
하지만 빈 시민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던 모양. 지난 10월 24일, 알렉산더 반 데어 벨렌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개막식 행사 직후 빈 시민들 사이에서는 비난이 쏟아졌다. 천문학적인 제작 비용을 들인 분수가 어째 아이들 장난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X(옛 트위터)의 한 사용자는 “여태 살면서 본 분수 가운데 가장 못생긴 분수다”라고 혹평했는가 하면 또 다른 누리꾼은 “이 분수가 빈의 이미지를 손상시켰다”라고 주장했다. 한 누리꾼은 “다섯 살짜리 아이가 만든 건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비난에도 불구하고 빈 지방 정부는 이 분수를 가리켜 “예사롭지 않은 데다 현실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다”라고 두둔하면서 중추적인 ‘연대감’을 잘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고작 분수 하나를 건설하는 데 너무 많은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오히려 당초 210만 유로(약 30억 원)였던 예산을 낮췄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과연 호불호가 확실한 이 분수가 앞으로 빈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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