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의원 “현재 보조금 반환 조치 한계 있어”
- 미반환 평균 경과일 1087일, 5년 이상(2095일) 버티고 있는 법인도 有
- 억대 체납에도 최대 조치는 재산조회, 환수 독촉장 송부, 결손에 그쳐
[일요신문] '보조금법'과 '지방보조금법' 등 규정에 따라 보조금 반환 명령을 받았음에도 보조금을 미납한 법인의 미반환 규모가 53억7522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 기획재정위원장)에 따르면 17개 시·도청이 제출한 최근 5년간(2018~2023년 11월) 보조금 반환 법인 및 반환 현황을 보면 지난해 11월 현재 보조금 반환명령에 따르지 않은 법인은 총 33곳으로, 미납 규모는 53억 7522만원에 달한다.
보조금 미납 법인이 있는 지역은 5개였다. 미납 법인 수와 규모는 서울시가 20곳(42억 3410억원)으로 가장 컸다. 다음은 부산시 7곳(6억 302만원), 광주시가 3곳(5억 1658만원)으로 이었다. 전라북도는 1곳(1099만원), 인천시는 2곳(1053만원)으로 조사됐다.
이중 보조금을 반환하지 않은 채 폐업한 법인은 23곳으로, 전체 미납액 중 폐업법인의 미납액 비중이 85.3%(45억8730만원)를 차지했다.
폐업의 고의성 여부 즉, 반환금 체불을 꾀한 폐업인지는 명확히 가려낼 수 없으나 보조금 지급일자와 폐업일자의 기간이 짧고 반환기한 경과일이 길수록, 고의 폐업 이른바 '먹튀' 의심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보조금을 지급 받은 후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폐업한 법인은 인천시 (예비)사회적기업 전문인력 지원금을 받았던 곳으로, 해당 법인은 최종 보조금을 지급받은 후 5일 만에 폐업했다. 인천시청은 반환금 400만원을 명령했지만 4년 간 한 푼도 반환 되지 않아 결국 결손처분 한 상태이다.
다음으로, 서울시 화물유가보조금을 수령한 법인이 보조금을 최종 지급 받은 후 21일 뒤 폐업했다. 이 법인이 반환해야 하는 금액은 20억 3986만원에 달하나, 1983일(반환기한 2018년 6월 23일기준) 동안 단 1원도 반납하지 않았다. 해당 법인 역시 반환의무 잠탈을 의도한 고의 폐업이 의심되는 경우이다. 서울시의 조치는 재산조회와 환수 독촉장 송부 선에 머무르고 있다.
총 33개의 보조금 미반환 법인 중 반환명령서 상 반환기한을 넘긴 법인은 29곳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평균 경과일은 (자료집계일인 2023년 11월 27일 기준) 1087일에 달한다.
가장 오래된 곳은 서울시에서 화물유가보조금을 지급받았던 법인으로, 2095일째 273만원을 미납하고 있다.
법인 명의 재산이 없을 시, 이미 교부된 보조금을 되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로 시·도청에 미반환액 관리 현황을 문의한 결과 '주기적 재산 조회', '환수 독촉장 송부' 조치가 대다수였다. 법인 대표가 사망했거나 소재 불명, 혹 소송 조치는 환수 예정액보다 소송 비용이 더 크다는 이유로 '결손' 처리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김상훈 의원은 "현재의 반환 조치에는 한계가 있다. 법인 명의 재산이 생길 때까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하며, "보조금은 응당 국민분들의 세금에서 나오는 것이다. 본인의 부정이나 지급요건미달로 인한 반환명령을 일체 준행하지 않는 것은, 국민과 시민의 혈세를 부당히 사유화하는 것"이라며, "반환금을 효과적으로 환수할 수 있도록 보다 강력한 환수 방안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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