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가는 색채나 형태로 말하려고 한다. 색채나 형태만으로 말하는 그림은 추상화다. 내용을 담는 그림이 아닌 추상화라도 작가의 생각은 읽히게 된다.
색채와 형태를 결합한 형상으로 생각을 담는 그림은 구상회화라고 한다. 우리가 보통 그림이라고 하면 떠올리게 되는 작품들이다. 무수히 많은 구상회화가 각기 다른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이유는 작가마다 각기 다른 매개체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를 ‘소재’라고 부른다. 작가는 소재를 통해 간접적 방식으로 자신의 말을 한다. 전문 용어로는 ‘은유’라고 한다.


그래서 꽃은 화가에게 가장 친근한 소재 중 하나로 통한다. 꽃 그림이 인기 있는 이유도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식물이기 때문일 게다. 정물화에서도 으뜸을 차지하는 것 역시 꽃이다. 동양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꽃을 소재로 택해 많은 화가들이 그려왔고, 아예 ‘화훼화’라는 장르로까지 정해서 대접해왔다.
서양미술사상 꽃을 가장 독특하게 그렸던 이는 19세기 프랑스 상징주의 화가 오딜롱 르동이 아닌가 싶다. 그는 꽃에서 신비롭고 환상적인 이미지를 추출해내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오늘날에는 아마추어 화가들까지 꽃에서 이런 분위기를 능숙하게 연출해내기 때문에 그다지 새로워 보이지 않지만, 당시에는 무척 신선한 발상이었다. 특히 르동은 꽃을 통해 자신의 독특한 생각을 담아냈다.

꽃다발 속에는 여러 가지 도상이 깃들어 있다. 사람이나 자동차, 구름, 문, 놀이 기구, 집, 새와 곤충, 반려동물 등. 이런 꽃 그림을 통해 여강연은 무슨 말을 우리에게 하려는 것일까.
“작가들이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을 통해 말하는 것처럼, 저도 그렇습니다. 제가 살아온 인생 자체를 꽃으로 표현해 봤습니다. 보통의 삶이 그렇듯 고단하지요. 그렇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표현하는 데는 꽃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힘든 현실을 아름다운 꽃으로 치유하고 싶어서 꽃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 비즈한국 아트에디터인 전준엽은 개인전 33회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400여 회의 전시회를 열었다. <학원>, <일요신문>, <문화일보> 기자와 성곡미술관 학예실장을 역임했다. <화가의 숨은 그림 읽기> 등 저서 4권을 출간했다. |
전준엽 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