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에게 한 잔씩 사더니 돌연 환자 행세…‘사기꾼 의심’ 식당 주인 신고로 ‘화려한 이력’ 드러나
해당 식당의 바텐더인 마이크 호헤벤이 이 58세 남성을 수상하게 여긴 것은 그의 허풍 가득한 행동 때문이었다. 식당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한 잔씩 사고, 심지어 자신의 음식을 함께 나누겠다는 관대한(?) 모습을 보였던 것.
거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했지만 더욱 수상한 행동은 그 다음에 이어졌다. 갑자기 이 남성이 자신이 뇌졸중 환자라고 주장하면서 마비가 온 듯 왼쪽 팔을 심하게 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구급대가 출동했고,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하지만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이 남성의 상태를 진단한 결과 이는 모두 거짓이었다. 이에 구급대는 인근 병원으로 긴급 호송해달라는 남성의 요청을 거절했다. 상황이 일단락되자 남성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식당 주인은 곧 그에게 100유로(약 14만 원) 상당의 계산서를 청구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자신이 여전히 경미한 뇌졸중 증상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름과 주소를 알려줄 테니 나중에 계산을 하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하지만 그가 알려준 이름과 주소는 모두 가짜였다. 이 모습을 본 구급대원이 식당 주인에게 “조금 전 우리에게 알려준 이름과 주소가 다르다”며 귀띔해주었기 때문이다. 이에 식당 주인은 그가 사기꾼이라고 확신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기막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난 게 아니었다. 경찰서에서 그의 신원을 조회한 결과 놀라운 사실이 확인됐다. 그는 지난 수년 동안 지역 식당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명실상부한 ‘먹튀왕’이었다. 그가 식사 후 돈을 내지 않고 도망갔다는 신고는 무려 127건이나 접수됐었다.
그가 이렇게 계속해서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이유는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이었다. 다른 식당 주인들은 그 남성의 이름이나 생김새조차 전혀 모르고 있었기에 꼼짝 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범법자가 오히려 법 뒤에 숨어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던 셈이다. ‘먹튀왕’이 현재 구금되어 있는지, 아니면 뒤늦게라도 델프트 식당의 계산서를 지불했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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