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장 출신 김기현·박맹우, 판사 선후배 이수진·나경원, 고교·대학 선후배 김성주·정동영 3번째 대결 눈길
#울산 ‘리턴매치’ 치열
울산 남구을은 전직 울산시장 간 ‘리턴매치’가 벌어지면서 국민의힘 경선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현역인 김기현 전 국민의힘 당대표는 5선 도전에 나섰다. 김 전 대표는 17~19대, 21대까지 울산 남구을에서 4선을 했다. 2014년 울산시장도 지냈다. 여기에 지난 21대 총선에서 공천을 두고 맞붙은 바 있는 박맹우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박 전 의원은 2002년, 2006년, 2010년까지 내리 3선 울산시장을 역임했다. 아울러 2014년 울산 남구을 재보궐 선거로 19대 국회에 입성한 후 20대 국회까지 재선 의원을 지냈다.
1월 25일 박맹우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울산 시민의 크나큰 기대 속에 전폭적인 지지로 당의 큰 역할을 맡은 분이 당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선당후사는커녕 선사후당, 다시 말해 당보다는 오직 자기만의 이익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런 분이 자중하기는커녕 젊은 지망자들의 총선 출마를 은근히 막고 단독 출마를 시도함으로써 어쩌면 유권자에 단일 선택을 강요하는 꼴이 되고 있다”고 김기현 전 대표를 비난했다.
2월 5일 김기현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이 결국 당을 살리는 길이며, 울산 시민의 자존심을 세우고 중단 없는 울산 발전을 이끄는 지름길이라고 판단했다”고 응수했다.
울산 중구에서는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재대결 중이다. 지난 21대 총선 경선에선 박 의원이 63%로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44%)을 꺾고 공천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는 정 전 대변인, 김종윤 전 국회의원 보좌관까지 3파전이다. 김 전 보좌관은 울산 중구에서 내리 5선을 지낸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에게 지역구를 물려받은 인물이다. 이번 경선에서 살아남아 양자 경선을 했을 시 보좌진 경력 가산점을 최대 10% 받을 수 있다. 다만 친윤계인 박 의원이 공천을 받는 데 무리가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울산 남구갑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도 공천 리턴매치 중이다. 공천 대항마는 김상욱 최건 변호사, 박기성 전 TBN 울산교통방송 사장, 허언욱 전 울산시 행정부시장 등 5명이다. 최병국 전 의원 장남인 최 변호사는 지난 21대 총선에서도 세대 교체론을 내세우며 이 의원과 경쟁한 바 있다. 최 변호사 부친은 남구갑에서 3선을 했고, 대검 중앙수사부장 등을 지낸 검찰 출신이다. 2월 6일 이 의원은 기자회견서 치열한 공천 경쟁에 대해 “‘영남 중진의원 물갈이론’에 대한 기대 심리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하며 본인은 물갈이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울산 북구에서는 이상헌 민주당 의원(재선)과 박대동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리턴매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21대 총선에선 이 의원이 박 후보를 상대로 승리했다. 북구는 민주노총 산하 최대 단일 사업장인 현대자동차가 있어 진보 세가 강한 지역구로 분류된다. 이런 가운데 정치락 울산시의원도 직을 내려놓고 국민의힘 공천 경선에 뛰어들었다.
진보정치 1번지 ‘울산 동구’에선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과 김태선 민주당 예비후보가 재격돌한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현역 의원이었던 김종훈 민중당(진보당 전신) 후보가 김태선 민주당 후보와의 표 분산으로 인해 4.48%포인트(p) 차로 권 의원에게 석패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야권 단일화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김태선 민주당 예비후보는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야권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만 이장우 노동당 예비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 입장인 상황이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도 야권 단일화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현역은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다. 여영국 녹색정의당 지역위원장이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재도전에 나섰다. 허성무 민주당 지역위원장, 이영곤 진보당 지역위원장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성산구에선 그동안 야권 단일화 여부가 변수로 작용해왔다. 여영국 위원장은 2019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과 단일화를 통해 20대 국회에 입성한 바 있다. 반면 강기윤 의원은 19대, 21대 총선에서 진보 분열 덕분에 당선되는 데 성공했다. 이런 가운데 여영국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불출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남 양산갑에선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과 이재영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다시 맞붙을 전망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자택과 책방이 있는 곳인 만큼 민주당 탈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문 전 대통령이 양산을 선거구인 덕계동 매곡마을에서 지냈을 당시엔 서형수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잇달아 당선된 바 있다. 다만 지난 21대 총선에서 윤영석 의원이 약 15%p 차이로 당선된 만큼 민주당에서 양산갑을 탈환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평이다.
부산 사하구갑은 최인호 민주당 의원과 김척수 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의 세 번째 리턴매치가 성사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하구갑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697표 차로 승부가 갈릴 정도로 격전지였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치열한 당내 경선을 넘어야 한다. 국민의힘에서 최민호 사하발전포럼 대표, 이성권 전 의원, 김소정 변호사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부산 연제구에선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과 지난 21대 총선 경선에서 이 의원에게 패배한 김희정 전 의원이 당내 경선 중이다. 17, 19대 국회의원과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김 전 의원은 설욕전을 노리고 있다. 이 밖에도 이창진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원영일 변호사가 국민의힘 경선 경쟁자로 뛰고 있다.
부산 기장군에선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과 최택용 민주당 기장군 지역위원장 재대결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오규석 전 부산 기장군수의 무소속 출마 여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오 전 군수는 1995년 민선 초대 기장군수를, 이후 2010~2022년 무소속으로 내리 3선 군수를 지낸 인물이다. 범보수 후보로 분류되는 오 전 군수가 정 의원과 보수 표를 나눠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지난 총선에서 4480표로 정 의원에게 석패한 최 위원장이 당선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현직 의원 간 ‘복수혈전’
용산구에선 ‘권영세-강태웅’ 리턴매치 성사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이태원 참사’ 발생 이후 용산구 민심이 과연 누구 손을 들어줄 것인지도 관심사다. 국민의힘에선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이 5선에 도전한다. 21대 총선 때 정치 신인 강태웅 민주당 후보는 권 전 장관을 상대로 단 890표(0.66%) 차이로 패했다. 다만 강태웅 예비후보는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과 경선을 치러야 한다. 또한 민주당에서 용산 탈환을 위해 중량급 인사를 전략공천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동작구갑에선 김병기 민주당 의원과 장진영 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의 재대결이 예상된다. 변수는 민주당을 탈당한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다. 17~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전 전 수석이 제3지대로 출마해서 진보 표를 뺏어간다면, 국민의힘에서 지역구 탈환에 성공할 수 있단 가능성이 나온다.
동작구을에선 이수진 민주당 의원과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리턴매치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나 전 의원의 5선을 저지하고자 같은 판사 출신 이 의원을 전략공천했다. 이 의원은 보수정당으로부터 12년 만에 동작을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민주당에선 전략 공천 얘기가 흘러나온다. 보수 세가 강한 지역구고, 동작을에서 19~20대 국회의원을 지낸 나 전 의원이 일찌감치 지역구 관리에 들어간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략공천이 이뤄질 경우 현역이자 초선인 이수진 의원의 강한 반발이 나올 수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광진구갑에서는 김병민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전혜숙 민주당 의원(3선)과 재대결을 원하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선 전 의원이 김 전 최고위원을 상대로 득표율 13.08%p 차이로 승리했다. 다만 비명계 인사들의 공천이 불투명해진 까닭에 전 의원은 치열한 당내 경선을 뚫어야만 한다. 도봉구갑에서는 인재근 민주당 의원과 김재섭 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의 재대결 가능성이 점쳐진다. 21대 총선에서 인 의원은 김 위원장을 득표율 약 14%p 차이로 이겼다.
김포시을에선 박상혁 민주당 의원과 홍철호 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 재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21대 총선에서 득표율 차이는 0.9%p에 불과한 만큼 치열한 승부가 전망된다. 홍 전 위원장은 2014년 재보궐 선거,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바 있다.
안양시 동안구을에선 이재정 민주당 의원과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국민의힘)의 재대결 성사 여부가 관심사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이 의원은 5선 중진인 심 전 부의장을 상대로 약 12%p 차이로 승리했다. 심 전 부의장은 김필여 전 당협위원장, 이승경 전 안양시의원, 윤기찬 변호사 등과 공천 경선 중이기도 하다.
이천시에선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과 엄태준 민주당 예비후보의 재대결 가능성이 높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송 의원과 엄 예비후보는 맞붙은 바 있다. 당시 송 의원이 약 11%p 차이로 승리했다. 이후 엄 예비후보는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이천시장으로 당선됐다.
인천 연수구갑에서는 친명계 박찬대 민주당 의원과 정승연 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의 3번째 재대결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두 사람은 20·21대 총선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정 전 위원장은 공병건 전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황충하 전 연수구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장, 이기선 전 행복한세상을여는사람들 봉사단 대표 등과 경선 중이다. 또한 국민의힘이 친명계 핵심인 박 의원을 잡기 위해 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인천 연수을에선 민경욱·민현주 전 의원이 국민의힘 공천을 두고 다시 맞붙는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공천 탈락·경선이 수차례 번복돼 ‘호떡 공천’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민현주 전 의원을 단수 추천했지만,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을 뒤집고 경선을 거쳐 민경욱 전 의원을 공천했다.
‘충남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천안갑에선 문진석 민주당 의원과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재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문 의원은 신 차관을 1382표 차로 신승을 거뒀다. 천안갑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최근 6번의 선거(16~21대 총선)에서 매번 표가 갈라지면서 보수 진영 후보들이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선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5선)과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간 3차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두 사람은 20대 총선과 21대 총선에서 격돌한 바 있다. 두 차례 모두 정 의원이 이겼다. 충남 서산·태안에선 조한기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설욕을 벼르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조 전 비서관은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재선)에게 무릎을 꿇었다.
충남 보령·서천에서는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나소열 민주당 예비후보가 재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장 사무총장과 나소열 후보의 표 차이는 약 3%p에 불과했다.
충북 증평·진천·음성에선 임호선 민주당 의원과 경대수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의 재대결이 예상된다. 두 사람은 21대 총선에서 경찰청 차장과 검사장 출신의 검·경 대결로 화제를 모았는데, 당시 득표율 차이는 2.85%p에 불과할 정도로 치열했다.
대전 중구에선 21대 총선에서 황운하 민주당 의원에게 2.13%p 차로 패배했던 이은권 전 국민의힘 중구 당협위원장이 재도전하는 그림이다. 다만 황 의원은 2018년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돼 공천을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2023년 9월 11일 검찰은 황 의원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박용갑 전 중구청장, 정현태 충남대병원 상임감사가 공천을 두고 황 의원과 당내 경선 중이다.
#당내 경선 치열한 호남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에선 당내 경선 리턴매치가 치열하다. 전북 익산시갑에선 민주당 ‘김수흥-이춘석’ 전·현직 의원 간 리턴매치가 벌어진다. 김수흥 의원은 현역 초선이고, 이춘석 전 의원은 18~20대 내리 3선을 지냈다. 지난 21대 총선 경선 당시 김 의원은 이 전 의원을 경선에서 꺾은 바 있다.
전북 전주병에선 김성주 의원과 정동영 전 의원이 당내 경선 중이다. 이번이 세 번째 대결이다. 둘은 전주고-서울대 선후배 사이다. 전북일보와 KBS전주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월 29~30일 실시한 1차 여론조사 결과, ‘김성주-정동영’ 국회의원 적합도는 33%로 동일할 정도로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광주 북구갑은 조오섭 민주당 의원과 정준호 전 북구갑 지역위원장이 지난 총선에 이어 리턴매치를 벌이게 됐다. 문상필 후보와 단일화한 정 전 위원장은 조 의원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광주 북구을에선 이형석 민주당 의원과 전진숙 전 청와대 행정관이 리턴매치를 치르게 됐다. 지난 21대 총선에선 이 의원이 전 전 행정관을 경선에서 꺾고 국회에 첫 입성을 하는 데 성공했다.
광주 서구갑은 비명계 송갑석 민주당 의원과 김명진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박혜자 전 의원, 조인철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이 공천권을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친명계 강위원 이재명 당대표 특보가 출마를 포기하면서 관심이 모아진 지역구기도 하다. 박혜자 전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송 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바 있다. 김명진 전 행정관은 2018년 재보궐 선거와 21대 총선에서 송 의원을 상대로 패했다.
전남 나주·화순에선 신정훈 민주당 의원과 손금주 전 의원이 세 번째 대결을 펼친다. 신 의원은 2014년 상반기 재보궐 선거로 국회에 첫 입성했지만, 2016년 20대 총선에서 손금주 국민의당 후보에게 패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선 신 의원이 손 전 의원을 상대로 승리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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