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내세운 홍보, 사설 도박·다단계 판매 등 의혹…위너즈 측 “관련 의혹 모두 사실무근”
위너즈 코인이 논란이 된 건 은현장 씨가 운영하는 ‘장사의 신’ 채널에서부터였다고 전해진다. 최근 디시인사이드 ‘장사의 신 갤러리’에서는 은 씨 관련 논란을 검증하는 과정이 계속되고 있다. 은 씨가 ‘가짜 성공 신화’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고, 주가 조작 세력이나 MZ 조폭과 엮였다는 의심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은 씨와 친분이 있다고 짐작되는 사람들이 만든 위너즈 코인이 수면 위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2월 초 위너즈 코인이 최초로 주목받기 시작했을 때 가장 화제가 됐던 건 유튜버 오킹이다. 오킹이 위너즈 코인 홈페이지에 이사로 기재돼 있었기 때문이다. 오킹은 군대 얘기 등을 재밌게 해 뜬 유튜버로 평소 사회 현상에 대해 똑부러지는 말, 소위 말하는 ‘사이다 발언’ 등으로도 인기를 끌었다. 그렇게 바른 말로 흥했던 오킹이 위너즈라는 코인 회사 이사로 재직 중이라는 건 수많은 팬에게는 충격이었다.
2월 5일 오킹은 위너즈 코인과 관련설에 “스포츠 관련 사업체 안에 코인도 있다고 이해했다”며 “저한테 코인 관련한 어떤 부탁도 한 적이 없다. 저는 그냥 유튜브 콘텐츠만 잘 만들자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킹은 “(제가) 이사로 올라와 있었는데, 홍보수단으로 보일 걸로 전혀 생각을 못 했다”며 “유튜브 제작을 평소와 똑같이 하고 있어서 생각을 못 했다. 얘기해서 바로 내렸다"고 밝혔다.
이날 오킹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고소를 꼭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2월 8일 오킹은 기존 입장에서 완전히 바뀌어 ‘거짓말을 했다’고 시인했다. 오킹은 “투자를 어떤 마음으로 했는지를 솔직히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겁이 나고 무서워서 거짓말을 했다”면서 “기존 위너즈 코인과 ‘출연료 500만 원 외에 아무런 금전 관계가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며 “위너즈에 투자를 했으며, 지금은 투자 철회 의사를 전달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오킹 이후 연달아 다른 유튜버들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 위너즈 대표와 사진을 찍은 숏박스 김원훈 씨가 논란이 됐다. 여기에 125만 구독자 유튜브 채널 ‘별놈들’ 나선욱 씨도 위너즈 코인 관계자와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의심의 시선이 모아졌다. 숏박스 측은 “위너즈 업체와 어떠한 사업적, 금전적 논의 및 거래가 없었음을 명확히 밝힌다. 지인 소개로 알게 돼서 한 시간 내외 짧은 만남을 두 차례 가졌다”면서 “허위사실 유포하는 사람들 선처 없다”고 반박했다. 나선욱 씨도 위너즈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공개된 사진 역시 해당 모임에 있던 크리에이터와의 친분으로 초대받아 참석했던 자리”라고 해명했다.
위너즈 측은 2월 6일 입장문을 통해 ‘코인 사기 의혹’을 부인했다. 정영권 위너즈 대표는 “최근 일부 유튜버들이 위너즈 코인과 관련해 ‘사기 혐의’를 운운하거나 ‘범죄조직과의 관련성’ 등을 언급, 방송한 점과 관련해 모두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이라며 “관련성을 언급하고 있는 게시물들은 허위 사실에 기반한 추측성 내용 내지 악성 루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위너즈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중되는 이유는 위너즈 코인 핵심이 일종의 토토 사업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의 백서에 따르면, 위너즈 코인은 특정 선수의 경기 승부를 예측해 후원금(위너즈 캐시)을 걸고, 승무패를 맞추면 위너즈 마일리지(WM)을 취득할 수 있는 구조로 짜 놓았다. 위너즈 마일리지는 네이버 페이, 스타벅스 상품권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사설 도박과 사실상 구조가 같다 보니, 이를 홍보하거나 임원진과 어울린 연예인들도 비난에 직면하는 상황이다.
게임에 돈을 걸 수 있는 위너즈 캐시는 백서에 따르면 위너즈 코인을 스테이킹하면 지급된다. 쉽게 말해 위너즈 코인을 사서 예치해 두면, 그 보상으로 위너즈 캐시를 받을 수 있고 이를 게임 예측에 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보인다. 물론 이런 복잡한 방식으로 얻은 코인으로 승부 예측을 한다고 해서 사설 도박과 달라지는 건 아니다.
한상준 법무법인 대건 변호사는 “만약 환금이 가능한 캐시를 이용하여 스포츠 경기 결과에 베팅할 수 있도록 하고 어떠한 방식으로든 환전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했다면 사설도박장을 개장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위너즈 측은 백서와 달리 스테이킹으로 위너즈 캐시를 지급하는 구조는 개발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위너즈 관계자는 “스테이킹으로 캐시를 줄 경우 법적으로 문제 될까 봐 개발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유저들이 위너즈 플랫폼에서 승부예측 게임을 했던 건 위너즈가 이벤트 차원에서 지급한 위너즈 캐시였다고 밝혔다.
토토와 비슷하다는 지적에 대해서 위너즈 코인은 “최초 기획에서는 코인을 스테이킹하면 앱 내에 포인트(교환, 전송 불가능)를 받는 방식으로 설계했으나, 이는 법적 이슈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삭제했다. 일반적인 토토처럼 승패에 대한 확률에 따른 배당 방식도 아니고, 총 상금에서 n분의 1 나눠받는 방식이다. 토토 방식으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너즈 측은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월드컵, 프리미어리그, LOL e-sports 경기에 대해 승부예측을 하고, 100만 원 상금을 걸고 당첨자에게 지급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라면서 “위너즈의 스포츠 후원 투표 시스템에 사용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바, 스포츠토토와 관련성이 없다. 현행법 위반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 법적 평가가 확정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코인은 백서가 일종의 헌법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재단이 개발 진행 중 이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투자자 반발에 직면하기도 한다. 위너즈 코인은 승부 예측이 핵심인데 이 부분이 완전히 바뀐 건 아예 다른 코인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추후 이 부분이 문제로 부각될 수도 있어 보인다. 코인을 판매할 때와 비교해 백서와 크게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위너즈 측 답변을 듣지 못했다.
코인사관학교 대표 변창호 씨는 “백서상으로 보면 토토와 다름없어 보여, 불법이라 생각된다. 다만, 현재는 실제 베팅하는 구조가 막혀 있어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법적으로 문제는 없겠지만, 정작 위너즈 코인 사용처가 없어지면서 토크노믹스나 코인 생태계 설계를 왜 이렇게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왜 코인이 존재하는지 의문일 정도”라고 말했다.
위너즈 코인을 두고 다단계 판매 의혹도 나오고 있다.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김윤태 씨는 유튜브 방송에서 “유튜버 엄태웅 씨가 위너즈 코인 얘기를 계속했다. 들어갔다(샀다). 4000만 원 샀는데, 6900만 원이 돼 있었다”라면서 “확실히 상장되는 거 맞아요 라고 하니까 엄 씨가 ‘걱정하지 마’라고 했다. 결국은 이틀 뒤에 환불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씨는 “여기서 중요한 게 무엇이냐면 엄 씨가 ‘커미션 40%(코인 판매액의 40% 수익)를 줄 테니 너도 이거(위너즈) 일 볼래?’라고 제안했다”라고 강조했다. 김 씨 말에 따르면 위너즈가 다단계 방식 영업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위너즈 측은 “위너즈 프로젝트 초창기 엄태웅 씨가 관련자들을 소개해주거나 홍보 역할을 일시적으로 한 사실이 있고, 이에 대한 홍보비 등을 지급한 사실이 있으나, 커미션 40%를 지급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위너즈 측은 다단계 판매 여부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 대부분 블록체인 가상자산들은 시장에서의 유동성을 고려하여 거래소 상장 전 일부 물량을 사전 판매하게 된다”면서 “다단계판매는 소비자를 판매원으로 이용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나, 위너즈는 투자 과정에서 다단계 판매를 한 적이 없다. 이에 대해 거짓 사실을 유포하는 유튜버와 네티즌에 대해 법적 절차가 준비 중이다”라고 반박했다.
위너즈 코인이 집중적으로 조명받게 되면서 또 하나 수면 위로 떠오른 코인이 있다. 바로 골든골(GDG) 코인이다. 최승정 씨는 위너즈 코인 전 대표이자 골든골 코인 이사였다. 2021년 최 씨는 골든골 코인에서 중책을 맡았던 것으로 보인다. 골든골 코인은 가치가 사라지면서 사실상 스캠 코인으로 끝난 상황이다. 그런데 골든골 코인이 위너즈와 여러 면에서 유사해 선행 사건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두 사건의 유사한 점은 유명인을 이사로 섭외한다는 것이다. 위너즈 코인에 오킹이 있다면 골든골 사건에는 축구선수 이천수 씨가 있다. 이천수 씨는 과거 골든골 코인 체어맨(회장)으로 등록돼 있었다. 여기에 최 씨가 골든골 코인 투자자 방에 이 씨가 밥을 먹는 사진을 올리거나 ‘이천수가 적극적으로 밀어주기로 했다’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개그맨 출신 한민관 씨도 골든골 광고 방송에서 “골든골 축구재단 GDG 이천수 이사장님”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이천수 씨가 코인 사기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기 시작했다.
2월 11일 이천수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최근 얘기가 나오고 있는 GDG와 관련해서 (일부) 내용 외에는 저는 어떠한 관계도 없음을 명백히 말씀드리며 아울러 GDG에서 발행하는 코인에 관해서 그 어떠한 관련도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 씨는 “미팅 과정에서 GDG에서 이천수 축구화를 NFT 상품으로 발행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경매하거나 사고파는 것이 아닌 이벤트성으로 추첨을 통해서 지급되는 것이라고 해 그 이벤트만 초상권을 쓸 수 있게 해줬으며 실제로 추첨을 통해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천수 씨는 “2021년 9월경에 GDG 회사의 홈페이지와 SNS(소셜미디어)에 저와 GDG 회사가 협업을 맺은 것으로 홍보가 되는 것을 보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내용을 무단으로 사용한 GDG 회사에 저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다 내려 달라고 항의했었다”며 “GDG 쪽에서는 이 문제를 받아들이고서 모든 게시물을 다 내렸고 그 이후로 그 회사와 그 어떤 비즈니스 협업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골든골도 위너즈과 같은 MEXC 거래소에 상장된 바 있다. 또한 최 씨가 청년페이코인(TYP) 등과도 연관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월 14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경찰은 골든골 코인을 이용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준 혐의를 받는 최 씨를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최 씨는 “나는 골든골 코인에 등록된 적 없고, 영장도 기각된 만큼 공범이 아니”라고 해명했다고 전해졌다.
위너즈 측은 입장문을 내고 현재 논란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영권 위너즈 대표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의혹은 아무런 근거 없는 명백한 허위사실로서, 위너즈와 위너즈 코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당사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다단계판매, 유사수신 행위 등도 일체 없다는 것도 다시 한번 밝힌다”고 했다.
최승정 대표와 위너즈와의 관계에 대해 위너즈 측은 “최승정 대표는 위너즈 마케팅에 대해 협업한 분이다. 다만 논란이 야기된 후 위너즈 업무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고, 이와 관련한 내용을 홈페이지 및 SNS 등에 입장문을 게시했다”면서 “또한 골든골 코인과 위너즈 코인은 무관하며, 그 연결성에 대해서는 일부 유튜버들이 악의적으로 만들어낸 허위사실이다. 골든골 코인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하나, 위너즈 코인 또는 재단 측은 관련 수사를 받은 적이 없으며 관련 혐의가 밝혀진 것도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골든골 코인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위너즈 코인도 디시인사이드 등을 중심으로 민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또한 위너즈 코인을 두고 단체 소송도 제기될 것으로 보여 제기되고 있는 현재 불거진 의혹과 위너즈 측 해명 가운데 어느 쪽이 진실인지 여부는 수사기관에서 밝혀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월 15일 법무법인 대건은 위너즈 코인, 골든골 코인 피해자를 모집해 단체 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상준 변호사는 “위너즈 코인의 경우 인플루언서를 간판 삼아 코인 판매를 진행했는데, 판매 과정에서 MM(마켓메이킹) 계정을 통하여 자전거래, 시세조종 등의 행위를 했거나 허위공시를 했다는 점이 밝혀지면 사기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위와 같은 내용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한 상태에서 판매 행위에 가담하고 커미션을 받은 판매자들 또한 사기죄의 공범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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