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엄정 수사 방침…‘사이버 레카’ 수사·재판 ‘리딩 케이스’ 주목
23일 수원지검 형사2부는 공갈·협박·강요 등 혐의로 이들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구제역과 주작감별사는 지난해 2월 쯔양과 전 남자친구 간 사생활 내용을 폭로하지 않겠다며 그 조건으로 쯔양으로부터 55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의 이번 사전구속영장 청구는 지난 18일 구제역 등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선 지 5일 만에 이뤄졌다.
검찰은 전날 구제역과 주작감별사를 소환 조사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조만간 수원지방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구제역은 지난 15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취재진에게 “리스크 관리를 위한 용역을 먼저 부탁한 것은 쯔양 측이었고, 이에 대해 어쩔 수 없이 계약을 받아들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유튜브로서 마땅히 수행해야 할 광고용역계약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이고, 이에 대한 수익 또한 검찰 조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라임사태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주범이 대한민국 최고 학부 인사들과 벌인 카르텔을 알고 있는 저를 입막음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생각한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쯔양이 과거 술집에서 일했다는 것 등을 빌미로 구제역과 주작감별사, 카라큘라(본명 이세욱) 등 유튜버들로부터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쯔양은 다음날인 지난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에서 “전 남자친구의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에 시달리며 강제로 일을 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들 유튜버 3명이 검찰에 익명 고발되면서 ‘쯔양 공갈’ 사건 수사가 시작됐다. 쯔양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 15일 쯔양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올린 공지글에서 “구제역과 주작감별사, 범죄연구소 운영자 및 익명의 협박자에 고소장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 제3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관련 조사에서 쯔양에 대한 공갈 등에 가담한 자들이 추가로 발견되는 경우 선처 없이 적극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리인이 칭한 ‘범죄연구소’는 카라큘라와는 다른 유튜브 채널이다.
지난 15일 대검찰청은 이원석 검찰총장이 ‘사이버 레커’로 불리는 악성 콘텐츠 게시자들의 범행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범죄수익 환수와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라고 전국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수익 창출을 위해 의도적으로 허위 콘텐츠를 게시하거나 반복적으로 지속해 범행한 경우, 피해자를 협박·공갈한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구속 수사하고 단순 명예훼손도 인격권 침해, 사생활 노출 등 피해가 큰 경우 원칙적으로 약식기소가 아닌 정식 재판에 넘기라는 등의 내용이다.
이 총장은 또 사업체 파산·가정 붕괴 등의 피해를 양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광고·모금 등으로 취득한 범죄수익을 철저히 추적해 몰수·추징 보전, 민사소송 등으로 환수하라고 지시했다.
대검은 “파급력이 큰 온라인 공간에서 피해자의 약점을 악용해 금품을 갈취하고, 연예인과 일반인을 불문하고 허위 영상을 게시해 명예를 훼손하고 거액의 이익을 얻거나, 사적 제재를 내세워 피해자 동의 없이 콘텐츠를 게재해 사생활을 침해하고 2차 가해를 가하는 등 허위 사실 게시와 모욕, 무분별한 폭로와 협박, 공갈을 일삼는 범행이 계속되면서 많은 피해자가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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