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옆구리 빌려드려요” 골드미스와 이혼 여성이 늘어나면서 남편 대행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일요신문 DB |
그렇다면 대행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호언장담’은 사실일까. 세계에서도 보기 드물다는 국내 이색대행 사업만의 천태만상을 살펴봤다.
대행서비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건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남들 시선을 의식하는 국내 정서상 ‘결혼식을 초라하게 치를 수 없다’는 취지하에 대행서비스가 신종사업으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하객대행을 기점으로 시작된 대행서비스 사업은 진화를 거듭한 끝에 이제는 남편, 술친구 대행 등 기상천외한 갖가지 이색대행들로 그 역할을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내일 당장 ‘계약남편’도 구할 수 있는 등 ‘돈만 있으면 다 된다’는 말이 현실화 되고 있는 것. 이처럼 대행의 종류가 많아지다 보니 대행업계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엔 ‘남편대행’ 서비스가 가장 인기가 높다고 한다. 한 유명 대행업체 D 사 대표는 “골드미스와 돌싱(이혼)여성이 증가하면서 남편대행을 문의하는 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D 사의 남편대행 서비스를 받았다는 ‘골드미스’ 김 아무개 씨(38)는 놀랍게도 10대 로펌에서 근무하는 유명 변호사였다. 연봉 1억 2000여 만 원이라고 밝힌 김 씨는 인정받는 변호사가 되기 위해 사생활은 신경쓰지 못했고, 결국엔 결혼 시기를 놓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랜 고시 준비기간 때문에 고등학교 동문 등과 연락을 끊고 지내다가 이번에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동문회에 참석하게 됐다. 그런데 30대 중후반 여자에겐 변호사란 내 직업보다 남들 앞에 내세울 수 있는 남편의 직업과 프로필이 더 중요하더라. 동문들 앞에서 기죽고 싶지 않아 고민 끝에 남편대행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김 씨의 요구에 따라 무명 배우를 즉각 투입(?)했다. 배우 이 아무개 씨(남)는 182cm의 큰 키에다 배우 정준호를 닮은 외모의 40대 군수사업체 대표 역할을 무난하게 소화해내며 15년 만에 동문회에 참석한 김 씨를 일약 스타로 만들어줬다고 한다. 김 씨는 남편대행 서비스를 받기 위해 하루에 80만 원 상당의 돈을 업체에 지급했다. 김 씨는 “돈을 원하는 대로 줄 테니 누가 봐도 부러워할 만한 완벽한 남편을 제공해달라고 부탁했다. 기본료는 35만 원이었지만 50만 원을 추가로 더 지급했다.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돈이 아깝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편대행 서비스가 뜨면서 외모가 되는 30~40대 남성들이 주말을 이용해 대행 알바를 뛰는 일도 많아졌다고 한다. 이중에는 아내의 동의를 받고 대행알바 전선에 뛰어든 남성들도 있어 눈길을 끈다. 남편대행만을 전문으로 하는 S 업체 대표 박 아무개 씨는 3년 전부터 직접 홈페이지를 만들어 남편대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박 씨는 대학졸업 후 줄곧 중소기업 사무직에 근무해오고 있지만 그가 이른바 ‘투잡’을 겸하고 있다는 사실은 박 씨의 아내만 알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런 남편대행서비스를 두고 일각에선 ‘여자가 뭣 모르고 남편대행을 신청했다가 불미스러운 사고를 당하면 어떡하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 일부는 “요즘은 남편대행 알바를 하는 남성들이 여성 고객으로부터 성추행을 많이 당해서 오히려 문제가 되기도 한다”고 반박했다.
이밖에도 최근 성(性)에 대해 관대해진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듯 부부 성 고민을 해결해주는 ‘은밀한’ 대행서비스까지 등장해 이색대행 서비스의 범주를 넓히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대행업체 C 사에서는 “권태기인 부부의 성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잘생긴 남성을 투입하고 있다. 일명 ‘해결사’라고 하는데 이 해결사가 사모님(아내)이 여성으로서의 자신감을 되찾게 도와주고 사장님(남편)한테는 질투를 불러일으켜 부부사이를 회복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처럼 호남형 카사노바를 투입해 권태기 부부 사이를 자극하는 방법을 그대로 차용했다고 이 업체는 설명했다. 최근 색다른 재미를 추구해 관계를 개선하려는 10년차 부부들 사이에서 은근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아직 문의 건수는 적지만 입소문을 타고 일주일에 평균 한두 커플이 이 업체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비용은 기간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1주일에 150만 원선이라고 한다.
이처럼 이색대행이 증가하고 있는 최근 세태에 대해 이슈칼럼니스트 로그(Log)씨는 “물자는 풍족하지만 정서적으로 고립된 현대사회 특유의 모습이 빚어낸 기이한 서비스 행태”라면서 “앞으로 이런 대행 서비스에 기대 불만을 해소하려는 사람들이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포그니 기자 patronus@ilyo.co.kr
▲ 온라인 커뮤티에 올라온 애완남 대화 내용. |
“주인 누나~왈왈!” 교복 입고 대기중
“나이 15세, 키 183cm 순진한 교복남이 ‘주인누나’ 구해요.”
10대 청소년들의 성매매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는 실체가 확인됐다. ‘애완남’들의 ‘서식지’로 알려진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2곳에서만 약 3만여 명에 달하는 10대 청소년, 20~30대 여성들이 현재 ‘애완남’, ‘주인누나’로 활동 중이거나 이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애완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중 한 곳은 대놓고 ‘애완남 구해요’란 이름으로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었다.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의 경우엔 ‘연상연하남 만남’이라는 명칭으로 성업 중이었다. 이렇듯 10대 청소년들이 ‘주인누나’한테 몸을 팔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10대 애완남’을 자처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난 데에는 올 초 20대 초반 한 남성이 한 30대 여성의 애완견 역할을 한다는 ‘황당한’ 내용을 그린 한 일본 만화를 영화화한 국내 작품이 인기를 얻으면서부터다.
‘10대 애완남’ 생활을 1년째 해오고 있다고 밝힌 고등학생 김 아무개 군(17)은 “(애완남 알바를 하면) 용돈도 벌고 성적인 충족도 할 수 있어서 좋다. 특히 주인누나 집에 주말마다 머물며 설거지도 해주고 시키는 대로 복종할 때 왠지 모를 짜릿함을 느낀다”면서 “때로는 명문대 졸업생 누나에게 대입 과외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군은 “용돈은 주인누나가 주는 대로 받고 있는데 대략 하루에 10만 원 정도의 가격대가 형성돼있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애완남 박 아무개 군(17)은 “주인누나의 얼굴이 예쁘면 때로는 돈을 받지 않고 성관계를 하기도 한다. 어차피 숙소도 제공해주고 밥도 사주는데 굳이 돈을 받을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20대 애완남의 경우 간혹 자신의 나이를 속인 채 교복을 입은 사진으로 ‘주인누나’들을 현혹시키기도 한다. 시장에선 10대 애완남이 더 잘 팔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10대 애완남이 잘 팔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인누나’로 활동 중이라는 김 아무개 씨(32)는 “어린 미소년을 애완견처럼 다루며 알콩달콩 생활을 하는 판타지를 가진 여자들이 의외로 많다”면서 “어린 남자일수록 순진한 면이 있어 내 마음대로 다루기 쉽다. 10대들은 20~30대들처럼 닳고 닳은 남자들과 다르기 때문에 ‘구매’할 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성년 성매매가 불법인 것은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김 씨는 “10대 애완남들 중에는 대학 진학을 생각하는 똑똑한 애들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비밀 유지가 쉽다”고 말했다. 과연 사실일까.
직접 관련 커뮤니티에 ‘애완남을 구한다’는 문의 글을 올려봤다. 하루 만에 10여 명의 애완남들이 자신들의 사진과 함께 자세한 신상정보를 담은 메일을 보내왔다. 놀라운 사실은 10대 애완남 지원자 대부분이 교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보내왔다는 것이다. 한 애완남 지원자는 자신을 소개하는 메일에 “A 외고, 내신 2등급, 여자로 오해받은 적 많음”이라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자세한 신상 정보를 준 이유를 묻자 그는 “누나들은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여자처럼 예쁘게 생긴 미소년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인누나’들이 순정만화 속에 나올법한 10대 소년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애완남을 지원하는 이들 중에는 명문대 수시합격을 한 모범생들도 존재했다. 애완남이길 자처하는 이 아무개 군(18)은 서울권 명문대에 수시합격 한 우등생이었다. 프로필을 속인 게 아니냐는 의심에 이 군은 수시합격 증서를 사진으로 찍어서 메일로 보냈다. 유명 사립고에서 상위권을 다툴 만큼 성적이 좋았다는 이 군은 “이번 수능 끝나면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 가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주인누나가 집을 제공해줬으면 좋겠다. 부모님께는 룸메이트를 만들었다고 전했으니 걱정할 일 없다”고 말했다.
이 군처럼 가정형편 때문에 주인누나를 구하는 서울유학생도 많다고 한다. 현재 서울 소재 유명대학 1학년에 재학 중인 이 아무개 씨는 “주인누나를 만들면 성적 판타지도 충족시킬 수 있을뿐더러 공짜로 머물 수 있는 집이 생긴다. 원래 계약관계이기 때문에 서로 질리면 주인누나를 바꿔가며 새로운 거처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애완남들에 따르면 주인누나와의 계약 기간은 보통 2~6개월 정도로 형성돼 있다. 주인누나에게 잘만 보이면 한 학기 정도 ‘공짜’ 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애완남 알바를 지원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애완남을 지원하는 미성년자들 가운데는 15세 중학생도 있었다. 기자한테 자신의 신상정보를 보낸 중학생 김 아무개 군은 이후 통화에서 “애완남 알바를 딱 한번 해봤는데 1개월간 주말에만 주인누나 집에 가서 살았다. 기숙사 학교이기 때문에 부모님 몰래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면서 “간혹 40대 누나들한테도 연락이 오는데 엄마 나이와 비슷한 분들의 연락은 부담스러워서 피하곤 한다”고 말했다.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