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한 대북 메시지 및 공고한 한미동맹 강조…여야 기념사·퍼레이드 두고 공방 벌이기도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북한이 권력 세습만을 꿈꾸며 주민들의 참담한 삶은 외면한 채 핵과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쓰레기 풍선, GPS 교란 공격과 같은 저열한 도발을 자행하더니, 급기야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장하며 통일마저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우리 군은 강력한 전투역량과 확고한 대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을 즉각 응징할 것”이라면서 “만약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우리 군과 한미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북한 정권은 지금이라도 핵무기가 자신을 지켜준다는 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또한 “우리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연대해, 안보태세를 더욱 확고하게 다져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이런 기념사 내용은 2023년 10월 1일 ‘75주년 국군의날’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윤 대통령은 “북이 핵을 사용할 경우 한미동맹의 압도적 동맹을 통해 북한 정권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했다. 북에 대해선 강한 경고를 하는 동시에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 기념사를 두고 민주당은 날 선 반응을 내놨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채 해병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막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윤 대통령 기념사를 본) 대한민국 청년들의 억장이 무너진다. 강군 육성은 장병들의 사기에서 출발한다. 장병들이 자부심을 갖고 임무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 군복무에 자긍심을 갖고, 국가를 위한 헌신에 합당한 존중과 처우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10월 2일 ‘KBS라디오 직격시사’에 출연해 “북한 오물풍선이라든지 이런 거에 대항하는 실질적인 대책은 내놓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런 메시지만 내놓은 것은 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백 의원은 “(기념사) 메시지보다 국군의날 퍼레이드 행사를 보면서 ‘이거 이렇게 해야 되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굳건한 안보는 튼튼한 국방력의 토대 위에 세워진다. 국민의힘과 윤 정부는 정예 선진강군 육성과 한미동맹 강화, 장병 복무여건 개선에 박차를 가해왔다”면서 윤 대통령을 지원사격했다.
김경진 전 국민의힘 의원도 ‘KBS라디오 직격시사’에서 “(기념사는) 당연한 말이다. 북한은 얼마 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우라늄 농축 시설을 동시에 공개했다”면서 “북한의 그런 도발 책동 위협에 대해서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 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이번 기념사가 보수 지지층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한다. 각종 여론조사에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대를 기록하며 좀처럼 반등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보수층에서의 지지율 이탈이 윤 대통령에게 뼈아픈 지점이다. 윤 대통령은 보수 정당이 배출한 역대 대통령들이 갖고 있었던 ‘콘크리트’ 지지층도 약하다. 강경한 대북 메시지, 확고한 한미동맹을 앞세워 흔들리고 있는 보수 지지층을 다잡으려는 의도가 기념사에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10월 4일 일요신문과 통화한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정치적인 해석은 알 수 없지만, 이번 기념사는 윤 대통령의 평소 신념이 담긴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변화 없이는 우리 정부도 달라질 게 없다. 북한이 먼저 태도를 바꾸고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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