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미콘사업 매출 비중이 높았던 유진그룹은 사업 다각화 전략으로 종합건자재유통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사업 다각화 일환으로 유진홈센터를 통해 미국 집수리·인테리어 전문 브랜드 ‘에이스하드웨어’와 손잡고 전국에 100개 매장을 낼 계획을 세웠다.
유경선 회장의 동생 유순태 유진홈센터 대표이사가 경영을 맡은 만큼 사업 확장에 열의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유진홈센터는 2018년 6월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에이스하드웨어 1호점(금천점)을 연 뒤 △용산점 △일산점 △퇴계원점 △노원점 △연수점 등 5개 매장을 오픈했다.
금천구 1호점 오픈을 앞두고 ‘한국산업용재협회’의 대기업 골목상권 진출 반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개점 유예 처분 등 장애물을 만나기도 했다. 유진홈센터는 중기부를 상대로 행정소송(개점유예 취소소송)을 내 최종 승소한 바 있다.
이후 유진홈센터는 사업을 이어왔지만 존속 능력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유진홈센터는 설립 이후 흑자를 한 번도 낸 적이 없다. 유진홈센터 매출 추이는 △2019년 185억 원 △2020년 385억 원 △2021년 360억 원 △2022년 237억 원 △2023년 221억 원이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2019년 152억 원 △2020년 244억 원 △2021년 187억 원 △2022년 191억 원 △2023년 133억 원이다.
유진홈센터는 전국 100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었지만 수도권에 6개 매장을 낸 후 매장을 늘리지 않았다. 오히려 6개 매장 중 2개 매장(노원점, 연수점)은 폐업 절차를 밟아 사업 규모를 줄였다. 현재 △금천점 △용산점 △일산점 △퇴계원점만 운영되고 있다. 2025년 1월 기준 유진홈센터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560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유진홈센터의 적자는 지배기업 동양이 온전히 감당하고 있다. 유진홈센터에 운영자금이 부족할 때마다 동양이 나서서 돈을 빌려주고 있다. 새해부터 운영자금 명목으로 벌써 6차례 자금을 수혈 받았다. 1월 말 기준 유진홈센터가 동양에서 빌린 돈은 685억 원이다. 유상증자 등을 통해 수혈한 59억 원을 더하면 설립 이후 743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수혈 받았다.
동양은 유진홈센터에 빌려준 돈을 회수 불가능한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하고 있다. 대손충당금이란 돈을 빌려줬는데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현재 시점에서 손실 처리를 하는 회계방식이다. 유진홈센터 자금 지원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빌려준 634억 원 전액이 대손충당금으로 설정된 점을 미뤄 올해 1월 말까지 빌려준 돈도 대손충당금으로 회계처리 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회수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도 유진홈센터에 자금 지원 결정을 수년째 반복하고 있는 동양 경영진이 배임 혐의를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유진홈센터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동양도 적자 전환해 재무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레미콘과 건설사업을 영위하는 동양은 건설경기 악화에 따라 지난 3분기 5769억 원의 매출을 냈음에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한 23억 원,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해 6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동양이 유진홈센터를 계속 지원하고 있어 재무에 이중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진그룹은 동양의 적자 전환을 단기적 현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재계에선 유진그룹이 신사업 기반 확보 과제를 수행 중인 점을 주목하며 유진홈센터 사업을 쉽사리 접지 않을 것이란 시선이 많다. 이럴 경우 동양의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건설 경기 침체에 따라 레미콘 사업도 부진을 겪고 있다”며 “업황 회복까지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재무건전성 확보에 열을 올려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유진홈센터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전략적 방향성을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여러 각도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