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틱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네순 도르마(Nessun dorma)-아무도 잠들지 마라’의 가사다. 예술성과 대중성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준 지아코모 푸치니(1858-1924)의 유작 미완성 오페라 ‘투란도트’에 나오는 아리아다.
이 아리아는 테너가 부르는 노래 중 가장 유명하다. 심지어 10여 년 전 우리나라 유명 자동차 광고에까지 사용돼 우리에게도 친숙한 곡이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감정 조절의 기교가 없이는 소화하기 힘든 곡이다. 고난을 넘어 승리한다는 내용으로 동서고금의 예술에 단골로 등장하는 구조다. 나온 지 10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노래다. 아마도 인류 문명이 끝날 때까지 이 곡은 생명력을 지켜 나갈 것이다.
같은 내용의 노래는 그 이후에도 수없이 만들어져왔다. 특히 시위 현장에서 선동적 목적으로 불리는 노래들 역시 같은 구조다. 끝내는 승리하리라고.


그동안 우리 예술계에서는 이념을 분칠하거나 논리를 앞세우는 예술에 후한 평가를 줬다. 사회 문제나 정치적 이데올로기, 조형 논리로 포장해야 가치 있는 예술로 대접받았다. 민중미술이나 추상미술이 수준 높은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기저에 깔린 것은 문화적 위선주의다.
이선우의 회화는 이런 미술계 인식에 일침을 가한다. 그의 그림에는 이야기가 없다. 읽어낼 만한 내용을 갖지 않았다. 일상 정서를 평범한 방법으로 그리는 그림으로 보인다.

“우리는 그림에서 내용을 읽으려고 합니다. 회화는 눈으로 소통하는 예술입니다. 시각 소통 언어는 형상이나 색채, 화면 구성 등이죠. 저는 순수한 아름다움을 목표 삼아 그림을 그립니다. 오월의 정원처럼 행복한 느낌의 미감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서려고 친근한 정물을 선택합니다.”
이선우가 지향하는 회화에서 ‘네순 도르마’ 음율이 떠오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 비즈한국 아트에디터인 전준엽은 개인전 33회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400여 회의 전시회를 열었다. <학원>, <일요신문>, <문화일보> 기자와 성곡미술관 학예실장을 역임했다. <화가의 숨은 그림 읽기> 등 저서 4권을 출간했다. |
전준엽 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