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원특정부터 체포까지 꽤 긴 시간이 소요된 것에 대해 경찰은 “일반 마약 사건은 바로 검거하는 경우가 있지만, 보강수사하고 공범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통신수사도 같이 하기 때문에 분석에 (시간이) 소요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적발 당시 이 씨의 마약검사 결과는 음성이 나왔다.

‘야인’ 신분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10년 전 벌어진 성폭력 사건으로 고소를 당했다. 장 전 의원은 2015년 11월 비서 A 씨를 상대로 성폭력을 한 혐의(준강간치상)로 피소,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장 전 의원은 “고소인의 고소 내용은 분명 거짓”이라면서 “반드시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장 전 의원은 “혼신의 힘을 다해 진실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10년 전 자료들과 기록을 찾아내 법적 대응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반드시 누명을 벗고 돌아오겠다”면서 “엄중한 시국에 불미스런 문제로 당에 부담을 줄 수 없어 당을 잠시 떠나겠다”고도 했다.

이나영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3월 6일 논평을 통해 “김은혜 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성남시의회 비례의원 후보로 특정 인사를 부정하게 공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면서 “(국민의힘) 당 관계자들은 당시 분당갑 당협위원장이었던 김 의원을 깜깜이 낙하산 공천 장본인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원조 윤핵관인 장제원 전 의원은 성폭력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고, 또 다른 윤핵관 이철규 의원은 아들 마약 사건이 뒤늦게 드러났다”면서 김은혜 의원을 둘러싼 공천 비리 의혹을 비롯한 각종 사건을 열거하며 여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원조 윤핵관’ 쌍두마차로 분류되는 인사다. 장 전 의원은 2021년 7월 윤석열 캠프에서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을 역임하다가 아들의 무면허 운전 및 경찰관 폭행사건이 불거진 뒤 캠프 일선에서 물러났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장 전 의원은 ‘당선인 비서실장’ 직을 맡으며 입지를 굳혔다. 장 전 의원은 2023년 12월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며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고, 최근 성폭력 피고소 사건으로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은혜 의원도 윤핵관으로 분류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뒤 ‘당선인 대변인’ 직을 수행했고, 2022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낙선한 뒤엔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맡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전후로 ‘윤석열의 입’ 역할을 했던 인사다. 윤석열 정부 초기를 대통령실에서 보낸 김 의원은 2024년 제22대 총선에서 성남분당을에서 당선증을 받아 여의도로 컴백했다.

이 관계자는 “3~5년, 10년 묵은 사건이 일주일 남짓한 사이에 동시 폭발했다. 윤핵관들이 난처한 상황에 놓이면 가장 이득을 보는 사람이 누군지를 추리는 과정에서 ‘배후설’이 제기되기도 한다”고 했다.
이철규 의원과 장제원 전 의원은 ‘배후설’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이 의원은 3월 10일 일요신문 인터뷰에서 “경찰이 극비에 붙여서 아들 미행을 4~5개월 동안 했다”면서 “뭘 엮어보려다 안되니까 수수 미수로 잡아갔다”고 했다. 이 의원은 “다 배후가 있는 것”이라면서 “짐작이 가지만 내가 확정하지 않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냐”고 말을 아꼈다(관련기사 [단독] ‘아들·며느리 대마 수수 미수’ 이철규 “나에 대한 망신주기, 배후 있다”).
이어 이 의원은 “악질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전부 ‘한딸(한동훈의 딸)’”이라면서 “민주당 사람들은 안 그런다. 왜냐하면 본인들도 아프니까”라고 했다.
장 전 의원은 3월 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려 10년 가까이 지난 시점을 거론하면서 이와 같은 고소를 갑작스럽게 제기한 데는 어떠한 특별한 음모와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했다.
이러한 윤핵관들의 구설수는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 잠룡들의 ‘명태균 리스크’와 연관 지어 주목받기도 한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일련의 상황들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및 탄핵 국면에서 벌어진 당내 알력다툼 일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특정 정치인이 직접 진두지휘했다기보다, 측근 등 특수관계인을 통해 각종 사건이 불거졌을 가능성이 내부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라면서도 “그 배후를 특정하는 건 조심스럽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여권 유력 인사의 측근 및 특수관계인을 향해 시선이 쏠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조기 대선이 벌어질 경우를 대비, 친윤으로 쏠린 당내 지형을 흔들기 위해 모종의 작전을 펼치고 있다는 의심이다. 이들과 여권 특정 잠룡 간의 관계를 주목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형국이다.
정치평론가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여권 유력 인사들이 잇따른 구설로 도덕성에 치명적인 한계를 드러냈다”면서도 “친윤 핵심 인사들의 ‘연쇄 논란’으로 반사이익을 보는 쪽은 반윤이나 비윤 쪽일 것”이라고 했다. 채 교수는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정치적 방어 전략 일환으로 ‘반대 세력 배후설’이 제기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