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는 지난해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데뷔 3년 차 내야수 김도영이 40-40(38홈런 40도루)에 가까운 활약으로 폭발했다. 마운드에서도 선발과 불펜이 고른 활약으로 균형을 잡았다.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도 4승 1패로 빠르게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우승 이후 맞이한 새로운 시즌, 이렇다 할 전력 누수가 없다. 핵심 불펜 장현식이 FA 자격을 얻어 LG 트윈스로 향했으나 국가대표 마무리를 맡던 조상우를 트레이드로 품었다. KIA는 이번 시즌 역시 다수의 전문가들에 의해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힌다.
정민철 해설위원은 KIA 전력에 대해 "투타에 큰 약점이 없어 보인다. 장현식이 빠졌지만 조상우가 들어오면서 표면적으로 공백을 메웠다. 시즌 중에는 이의리가 돌아오면서 마운드는 더 강해진다. 슈퍼스타 김도영은 상대에 따라 유연하게 타순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KIA가 결국 1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더 성장할 영건들
삼성 라이온즈의 약진은 지난 시즌의 변수였다. 이전 2년 동안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던 이들은 페넌트레이스 2위에 올랐고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반전 드라마의 주역은 어린 야수들이었다. 김지찬, 이재현, 김영웅 등은 나란히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들 모두 2000년대생으로서 이번 시즌 다시 한 번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자원이다.
정 해설위원은 "삼성은 야수들의 공격도 좋지만 수비가 탄탄해 안정감을 준다. 경험을 쌓은 어린 선수들이 성장한다면 이번 시즌 역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심해질 견제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구자욱의 활약은 '상수'다. MVP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선수다. FA로 영입한 최원태도 확실히 팀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펜진이 버텨야 할 LG
1년 전 2024시즌을 시작할 당시, 우승후보로 꼽히던 팀은 LG였다. 2023시즌 통합우승의 주인공이었다. 일부에선 '왕조 건설'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LG는 우승 이듬해 시즌을 3위로 마무리했다. 이어진 포스트시즌에서도 2위 삼성을 넘지 못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 약점으로 지적받던 부분은 불펜이었다. 마무리 고우석이 미국으로 떠났고 일부 자원이 부상과 부진을 겪었다. 이에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LG가 집중한 부분은 당연하게도 불펜이었다. KIA 장현식, 두산 김강률을 FA로 데려왔다.
정 해설위원도 LG의 불펜을 언급했다. 그는 "시즌 초반엔 활용하기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 돌아올 자원들이 있다. 김강률 영입 등으로 뎁스를 늘렸다. 불펜에서 버텨준다면 LG 전력은 점점 더 탄탄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 베어스는 야수진 변화가 많은 팀이다. 특히 내야에서 변화의 폭이 크다. 팀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3루수 허경민, 유격수 김재호가 각각 FA 이적과 은퇴로 팀을 떠났다. 이승엽 감독은 기존 2루수 강승호를 3루로 이동 시키고 빈자리에는 경쟁을 예고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기간 경쟁이 펼쳐진 2루수 자리는 시즌 초반 오명진이 꿰찰 전망이다. 시범경기 9경기 27타수 11안타를 기록, 시범경기 타율 1위(0.407), 안타 1위, 장타율 1위(0.556), OPS 1위(1.023)를 기록했다.
야수진에 변수가 생겼으나 두산이 기대를 받는 이유는 외국인 선수 라인업 덕분이다.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교체했다. 지난 시즌 두산은 '외국인 투수 덕'을 보지 못한 구단이다. 그럼에도 페넌트레이스 4위에 올라 가을야구 맛을 봤다. 메이저 경력의 새 외인들이 실력을 발휘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 해설위원도 두산의 외인에 긍정 평가를 내렸다. 그는 "세 명 모두 프로필이 좋다. 팀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시범경기에서 살펴보니 확실히 투수들 볼이 좋다. 타자 케이브도 시범경기에선 보여준 것이 없지만 실전에서 잘해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KT 시즌 초반 집중력이 중요
KT WIZ는 리그를 대표하는 '슬로우 스타터'로 불린다. 지난 시즌 초반 하위권을 전전하다 7월에 들어서며 5강권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결국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해 사상 최초 업셋까지 이뤄내 준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한 시즌만으로 슬로우 스타터라는 별칭이 붙진 않았다. 2023시즌에도 10위로 시즌을 시작해 최종 2위까지 올랐다. 통합우승 이듬해인 2022시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민철 해설위원은 이 같은 '기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KT는 분명 전력적으로 강한 팀이다. 새로 가세한 외국인 투수 자원도 좋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빠졌던 선발 소형준도 돌아왔다. 내야에 허경민이 보강됐고 강백호, 로하스 등 야구를 이해하고 있는 선수들이 많이 포진됐다"면서 "시즌 초반에 다소 퍼졌다가 치고 올라가는 경향이 큰데, 그런 상황만 반복되지 않는다면 충분히 5강에 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SSG 선발 투수가 고민
SSG 랜더스는 시즌 전 새 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와의 계약으로 눈길을 끌었다. 미국에서 활약하던 시절부터 국내 팬들의 관심을 받았던 인물이다. 다름 아닌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흡사한 얼굴 덕분이었다.
빅리그 데뷔 구단 역시 박찬호와 같은 LA 다저스였다. 이에 더해 어머니가 이민 2세인 한국계 미국인임이 알려져 더욱 눈길이 쏠렸다. 또 다른 한국계 빅리거인 다저스 내야수 토미 애드먼과 같이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가할 수 있는 자원인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첫 시즌을 앞둔 시점, 화이트는 SSG 전력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올랐다. 허벅지 근육(햄스트링) 이상으로 개막 초반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 해설위원은 "화이트가 빠진다면 팀이 초반에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선발진이 강하지 않은 SSG다. 화이트 복귀에 시간이 걸릴수록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우리가 예상을 할 때는 표면적인 부분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SSG 선발진에는 변수가 많다. 타선에서도 에레디아, 최정은 상수이지만 일부 포지션에서 세대교체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의 믿을 구석은 공격
롯데 자이언츠는 2024시즌을 앞두고 김태형 감독을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우승 3회, 준우승 4회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김태형 감독과 롯데의 만남은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다만 롯데는 2017시즌 이후 5위 밖의 성적을 기록 중이었기에 김 감독으로선 시험대에 올라서게 됐다.
시즌 말 롯데가 받아든 성적은 페넌트레이스 최종 6위였다. 무너진 마운드가 문제로 지적을 받았다. 에이스 역할을 맡아야 할 박세웅이 예년에 비해 부진했다. 기대를 받던 나균안은 야구 외적 문제까지 터지며 기여도가 낮았다. 구승민, 한현희, 김원중 등 불펜도 좋은 시기가 분명 있었으나 꾸준하지 못한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정민철 해설위원도 롯데의 투타 불균형을 꼬집었다. 그는 "박세웅이 10승 투수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표가 생기고 있다. 김진욱, 나균안도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풀타임 선발 투수로 보여준 것이 없다. 구승민, 김원중은 다시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라고 보는데 그 외에 뚜렷한 자원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결국 믿을 구석은 공격이다. 우승팀 KIA 다음으로 공격력이 좋았던 팀이다. 희망적인 요소도 많다. 공격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팀이다. 다만 좋지 않은 수비 효율을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롯데의 화력에 변수가 더해질 전망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사직 구장의 펜스 높이를 낮췄다. 2022년부터 설치됐던 보조펜스를 철거한 것이다. 나승엽, 윤동희 등 비거리에서 장점을 보이는 선수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다만 반대급부로 투수들에겐 어려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화, 삼성을 참고해야"
역대 최고의 '흥행 대박'을 이뤄낸 2024시즌 KBO리그, 시즌 초반 분위기를 이끈 팀은 단연 한화 이글스였다. 12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류현진, 장기간 수집한 유망주에 대한 기대감, 초반 연승 등으로 한화는 폭발했다. 지난 시즌 가장 많은 홈경기 매진을 기록한 구단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성적으로 웃을 수 없었다.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최종 8위에 머물렀다. 시즌 전 '5강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무색해졌다.
정민철 해설위원은 한화가 '5강 이내 들어갈 전력'이라고 평가했다. 정 해설위원은 선수 시절 한화 한 팀에서만 활약하며 영구결번의 주인공이 됐고 은퇴 이후에는 지도자, 단장으로도 활약했다. 그는 친정팀에 대해 희망적인 말을 전하면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분명 선발은 좋다. 외국인 두 명에 류현진, FA 영입생 엄상백, 신인왕 출신 문동주가 있다. 리그 어느 팀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고 본다. 하지만 공격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물론 좋아질 수 있지만 그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삼성의 지난 시즌을 참고해야 한다. 삼성이 타격이 빼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2위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수비에 있다. 리그 내 최소 실책 팀으로 타구 처리 등이 좋았다. 마침 한화 구단도 참고하는 것 같다. 외국인 외야수 플로리얼도 수비에 다소 초점을 맞춘 영입으로 본다."
#마운드가 미지수인 NC
NC 다이노스는 지난해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홈런왕 맷 데이비슨, 투수 골든글러브 카일 하트)은 좋았으나 팀 성적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9위). 결국 구단은 시즌 말미 강인권 감독을 경질했다.
시즌을 마친 NC는 이호준 감독을 선임했다. 구단 창단 초기, 베테랑 선수로서 팀의 빠른 상승세를 이끈 장본인으로 평가받는다. 은퇴 이후 NC, LG 등에서 코치를 거치며 어느 구단이든 '미래 감독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이기에 안팎의 기대가 크다.
정 해설위원은 NC의 공격력은 인정했다. "확실한 타격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나. 손아섭, 박건우, 박민우에 데이비슨도 남았다. NC가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마운드는 변수가 많다. 새로 온 외국인 투수의 몸상태가 아직 올라오지 않는 것 같다. 국내 투수진도 변수가 많다. 수술하고 복귀를 하는 등 리스크가 있다. 이호준 감독이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며 팀 전력에 의문을 품었다.
#키움, 상대팀에 부담스러운 존재
키움 히어로즈는 구단 운영면에서 리그 내 가장 도드라지는 팀이다. 꾸준히 스타 선수들의 유출이 이어진다. 지난겨울에도 내야수 김혜성이 포스팅으로(MLB행), 특급 불펜 조상우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2024시즌 선수단 평균 연봉(신인, 외국인 선수 제외)은 8931만 원으로 리그 전체 평균인 1억 6071만 원에 절반 수준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시 한 번 팬들을 놀라게 했다. 대부분이 투수 2명, 야수 1명으로 구성하는 외국인 선수진을 투수 1명 야수 2명으로 채웠다. 외국인 선수 3명을 등록할 수 있게 된 2014년 이후 야수 2명을 기용하는 사례는 키움이 최초다. 또한 야수 2명 중 1명은 빅리그 스타플레이어 출신이자 키움 경험이 있는 '악동' 야시엘 푸이그다.
정민철 해설위원 역시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키움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이라며 "사실은 나도 한화에서 단장을 하던 시절 고민이 많았다. 팀 공격력이 약해 외국인 2명을 기용할까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고민에 그쳤는데 키움은 그걸 실행에 옮겼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키움으로선 상대팀의 '부담'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독특한 운영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력은 강하지 않다.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많이 받을 것"이라면서 "상대팀에게는 '절대'라는 단서가 붙는다. '키움을 상대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 틈을 노린다면 키움이 흐름을 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