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 이전까지 키움을 향한 불안한 시선은 적지 않았다. 리그 내 가장 선수층이 얇은 팀으로 꼽힌다. 시즌 전 KBO가 발표한 '2025 KBO리그 선수단 등록 현황' 자료에 따르면 키움의 선수단 연봉 총액(신인, 외국인 선수 제외)은 43억 7600으로 압도적 최하위다. 117억 2600만 원을 기록한 SSG 랜더스와는 두 배가 훌쩍 넘는 격차를 보인다.
지난 시즌 홈런, 팀타율 등 타격 지표에서의 아쉬운 결과에 키움은 보기 드문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라인업 3명을 투수 1명에 야수 2명으로 운용하기로 한 것이다. 외국인 선수가 3인까지 뛰게 된 이래로 야수 2명을 보유한 팀은 키움이 최초다.
이외에도 구단은 신인에게 적극적으로 기회를 주겠다는 구상을 했다. 앞서 이정후, 김혜성 등 스타들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했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선 불펜 핵심 조상우까지 트레이드로 떠나 보냈다. 적극적인 신인 기용은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신인 선발에도 적극 나섰다. 트레이드로 주축 선수를 보내면서 드래프트 지명권을 받아왔다. 이에 키움은 지난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기존 픽으로 뽑은 11명 외에 3명의 신인을 더 선발 할 수 있었다. 1라운드에서만 2명, 3라운드에서는 3명의 신인에게 키움 유니폼을 선사했다.
흥미로운 시도지만 우려가 따를 수밖에 없었다. 외국인 원투펀치 운용은 KBO리그의 정석으로 통한다. 이미 지난 2년간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던 키움이다.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단으로 리그에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시즌 초반 분위기는 순항 중이다. 우승후보 1순위, 디펜딩 챔피언 KIA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따냈다. 그 과정에서 특히 신인 선발 투수들의 호투가 돋보였다.
키움의 시즌 첫승을 안긴 주역은 신인 투수 정현우다.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인 그는 지난 26일 경기 팀의 4선발로 등판해 5이닝 6실점을 기록했으나 타선의 도움으로 선발승을 기록했다.
이튿날 선발 또한 신인인 윤현이었다. 5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으나 경기가 한 차례 뒤집어졌다. 하지만 키움 타선은 9회 집중력으로 역전을 일궈냈다.
키움은 지난 KIA와의 3연전에서 팀의 3, 4, 5선발로 김윤하, 정현우, 윤현을 냈다. 김윤하는 2005년생, 정현우, 윤현은 각각 2006년생으로 이들의 평균 연령은 18.67세에 불과하다. 소년티를 벗지 못한 이들로 선발 로테이션을 운용하면서도 실리를 챙기고 있는 키움이다.
예상외의 선전에는 타선의 힘이 뒷받침하고 있다. 타격이 강한 선수를 타순 앞쪽에 집중시키는 변칙 운용을 하고 있는 키움은 시즌 첫 5경기에서 팀타율 0.335로 1위에 올라 있다. 카디네스와 푸이그로 이뤄진 외인 타선은 4할 전후의 고타율로 공격을 이끈다. 이주형과 베테랑 최주환 등도 상위 타선에서 신바람을 내고 있다.
마운드뿐만 아니라 타석에서도 신인 기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키움이다. 내야수 여동욱은 개막전 데뷔 타석에서 홈런으로 기세를 올렸다. 또 다른 신인 내야수 전태현은 예리한 타격감(5경기 11타수 7안타)을 과시하며 출전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