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개봉한 영화 ‘와일드카드’에 나온 대사다. 범죄자의 도주 관련 뉴스가 심심찮게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아 보호관찰 중이던 강도 전과자가 전자발찌를 훼손한 뒤 도주했다. 전라남도 여수에서 도주해 경기도 평택까지 달아났지만 22시간여 만에 체포됐다.

바로 전자발찌 훼손 사실을 인지한 법무부 산하 광주보호관찰소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인근 여수와 순천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의 분석에 돌입한 경찰은 이 씨가 휴대폰까지 버리고 순천시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런 사실은 이날 오후 5시 무렵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 시작했다. 오후 6시 즈음에는 이 씨가 순천을 거쳐 광주광역시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파악됐고, 7시 즈음에는 다시 전주로 이동한 행적이 확인됐다.

이 씨는 강도전과로 전자발찌 부착한 상태였다. 전자발찌를 부착했다고 모두 성범죄자는 아니다. 전자발찌는 2008년 9월부터 시행된 ‘특정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강간이나 강제추행 등 상습 성폭력 범죄자에게 부착됐다. 2009년 8월부터 ‘특정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전자장치부착법)’이 시행되면서 부착 대상이 ‘미성년자 유괴 범죄자’로 확대됐다.
2010년 7월에는 ‘전자장치부착법’ 개정돼 살인범죄자도 부착 대상에 추가됐고, 2014년 6월에 다시 개정돼 강도범죄자도 부착 대상이 됐다. 현재는 2023년 10월 개정된 내용에 따라 스토킹범죄자도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다.
이 씨는 2014년 편의점 강도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10년 동안 복역한 뒤 2024년 11월 출소했는데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아 보호관찰 중이었다. 다만 강도범죄자라고 모두 전자발찌를 부착하는 것은 아니다.
이 씨는 2006년에 광주, 전남, 전북, 서울, 부산, 경남 등지를 돌며 21개 편의점에서 상습 강도행각을 벌여 공개수배된 인물이다. 경찰은 경남 진주에서 이 씨를 목격했다는 제보를 접한 뒤 경남지역 편의점 등에 수배전단지 2만여 장을 집중 배포했다. 그럼에도 이 씨는 복면 등도 하지 않은 채 편의점 강도 행각을 이어갔는데 결국 수배전단지를 본 한 편의점 종업원의 제보로 경찰에 검거됐다. 이 씨는 2004년에도 모텔 카운터 전문털이범으로 경찰에 검거된 바 있는데 당시 이 씨를 검거했던 경찰이 집요하게 추적해 2006년 12월 이 씨를 다시 검거했다. 결국 이 씨는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강도 혐의로 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3년 12월 만기출소한 이 씨는 6개월여 뒤인 2014년 5월 또 다시 강도 범죄를 저질러 체포됐다. 이 씨는 40대 여성 공인중개사를 유인해 흉기로 위협해 거액을 강탈했으며 수원, 인천, 천안, 대전 등지의 편의점에서도 강도 행각을 벌였다. 이로 인해 이 씨는 특가법상 강도 혐의로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 씨는 출소 6개월여 만에 동종 범죄를 저질렀으며 범죄 대상은 주로 여성이었다. 게다가 범죄자 재범위험 평가척도까지 재범위험성이 높음 수준으로 나오면서 법원은 징역 10년 형과 함께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2024년 11월 만기출소한 이 씨가 또 다시 4개월여 만에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수를 떠나 어딘가로 도주했다. 그렇지만 이 씨는 31일 오전 10시 50분께 경기도 평택시 소재의 한 건물 옥상에서 검거됐다. 여수에서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한 지 22시간, 공개수배하고 11시간여 만이다. 도주 이후 이 씨는 여수에서 순천을 거쳐 광주로, 다시 전주로 이동한 뒤 천안을 거쳐 평택으로 향했다. 이 씨는 여수에서 평택까지 이동하는 과정 내내 상당한 장거리였음에도 계속 택시를 이용했다. 그렇다고 경찰 수사망을 따돌릴 수는 없었다. 이미 31일 오전에 법무부 직원들이 평택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 씨 검거하는 과정에서 경기남부청과 공조가 큰 역할을 했다. 이 씨가 평택으로 이동한 것을 파악한 광주보호관찰소 순천지소의 공조 요청을 접수한 경기남부경찰청은 바로 관할 경찰서와 기동순찰대에 해당 내용을 공지했다.

건물 안에서 이 씨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건물 옥상 창고가 잠겨 있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경찰이 열쇠로 문을 열자 이 씨가 숨어 있었다. 이 씨는 별다른 저항 없이 순순히 체포에 응했고, 경찰은 바로 이 씨를 법무부에 인계했다. 체포 시간은 작전 시작 7분여 만인 10시 52분이었다. 경찰과 보호관찰소는 추가 수사를 진행해 이 씨가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동기와 경위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전동선 프리랜서 mast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