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 회장은 모교인 서울대 법대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 동문회 상임고문을 역임하면서 지난해 장학금으로 10억 원을 냈다. 오양수산 본사에 동창회 사무실도 내줬다. 미망인 등 유족들은 이번 주식 매각으로 생긴 수익 전액(127억 원)을 장학금으로 사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주변에서는 고인이 서울대 법대 장학금으로 쓰라는 유지를 밝힌 것으로 전한다.
한편 이번에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조 측은 오양수산의 권유로 사조산업이 수산업을 시작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사조산업의 모체는 교과서 관련 출판사인 ‘사조사’. 주진우 현 사조산업 회장의 부친인 고 주인용 사장이 창업했다. 오양수산의 모체도 출판사다. 사조산업 관계자에 따르면 1969년 수산업에 뛰어든 김 회장이 친구로 가깝게 지내던 주 사장에게 “수산업 한번 해보라”고 권유해 1971년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 오양과 사조의 오래된 인연이 악연이 될지 아니면 좋은 결말을 맺을지 현재로선 안개 속이다.
이성로 기자 roi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