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적인 정치 테마주들은 관련 인물과 학연·지연·혈연 등에서 약간의 공통점이나 연결 지점만으로 쉽게 만들어지기 일쑤다. 한국컴퓨터는 모기업인 한국지주의 홍정완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서울대 인류학과 동문이라는 이유로 ‘김경수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동신건설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이유로 ‘이재명 테마주’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대표는 10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지사도 조만간 출마 선언을 할 전망이다.

관련 인물들과 연결성이 모호하다 보니 한 종목이 서로 다른 당이나 정치 진영에 있는 복수의 인물들에게 동시에 테마주로 거론되는 일도 종종 생긴다. 배관전문기업 동방선기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과거 경남지사 시절 경남 밀양시에 동남권 신공항을 건설하는 안을 추진하면서 ‘홍준표 테마주’로 분류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동방선기의 본사가 밀양에서 가까운 경남 창원에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동방선기는 경남지역 연고를 배경으로 김경수 전 경남지사 테마주로도 분류되고 있다.
테마주로 거론된 배경 요인이 알고 보면 사실과 전혀 다른 경우도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SG글로벌은 김동연 경기지사의 고향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이유로 ‘김동연 테마주’로 불렸는데 SG글로벌 본사는 충남 예산군, 김 지사의 고향은 충북 음성군으로 다를 뿐 아니라 두 지역 간 거리도 먼 편이다.
금융감독원은 “정치인 테마주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무관하게 정치인과 학연·지연 등의 이유로 주가가 급등락하고 주가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워 투자자 피해 가능성이 높다”며 “허위 사실이나 풍문으로 투자자들을 현혹하거나 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행위에 연루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와 함께 금융감독원은 △주가 급등 종목 추종 매수를 자제할 것 △풍문 등에 현혹되지 말고 투자에 신중할 것 △허위 사실·풍문 등의 생산·유포·이용행위를 자제할 것 △불공정거래 혐의가 의심될 경우 적극 제보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정치인 테마주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수시 단속·제재하고 있다.

또 다른 이재명 테마주로 거론된 에이텍도 최대주주의 지분 매도가 공시됐다. 신승영 에이텍 대표는 총 28만 2500주를 지난해 12월 12, 13, 17일과 지난 2월 25일 거래했다. 장내 매도와 시간외 매매로 약 91억 원을 챙겼다. 에이텍의 지난해 12월 3일 종가는 1만 4440원이었으나 신 대표의 평균 처분 단가는 3만 2361원으로 계산됐다. 동신건설도 주가가 급등한 뒤 최대주주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김근한 동신건설 대표의 친인척인 우손숙 씨는 지난 1일과 2일에 걸쳐 동신건설 주식 9만 5302주를 모두 처분했다. 총 58억 5860만 원으로, 1주당 매도 가격은 평균 6만 1474원이다.
이러한 행위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시나 제재 근거가 부족해 우리 주식시장의 건전성을 발목 잡는 요인으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주주가 본인 주식을 고가에 매도하기 위해 테마주에 편승이 되도록 노력했다는 증거가 있으면, 불공정 거래로 당사자를 처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단순하게 지분을 매도한 것으로 법적 조치를 하기는 사실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대박을 노리겠다는 투자자들 때문에 선거철마다 정치인 테마주가 나오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데 특히 대주주들이 이를 틈 타 지분을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는 행위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높이는 요소”라며 “이러한 대주주의 행위를 장기적으로 방치하는 금융당국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