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갤럽이 서울경제신문 의뢰로 4월 4~5일 조사해 6일 발표한 결과(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유·무선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에 따르면 ‘장래 지도자 정치 선호도’에서 이 전 대표는 40%로 가장 앞섰다. 김문수(7%) 한동훈(4%) 홍준표(4%) 오세훈(3%) 등을 큰 격차로 눌렀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 ‘없다’는 24%, 모름 또는 응답거절은 ‘6%’였다. 무당층을 30% 정도로 추정해볼 수 있는 셈이다(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4월 6~7일 실시해 8일 발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를 놓고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가 나온 후에 이뤄진 여론조사였음에도 불구하고, 무당층 여론은 여전히 이 전 대표에게 향하지 않고 있다는 결과였기 때문이었다.
‘가상 양자대결’에서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잠룡군인 ‘김문수 안철수 오세훈 유승민 홍준표’를 모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대표는 유승민 전 의원과의 대결을 제외하곤 모두 50%대 응답을 얻었다. 하지만 양자대결에서 무당층 응답을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무당층과 국민의힘 후보들 응답을 합하면 이 전 대표와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무당층 선택이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 전 대표는 유승민 전 의원과의 양자대결에서 49%를 기록했다. 유 전 의원은 32%로 둘의 격차는 17%포인트(p)였다. 무당층은 19%였다. 무당층이 유 전 의원을 지지한다고 가정한다면, 유 전 의원(51%)이 이 전 대표를 2%p 앞설 수 있다는 의미다. 유 전 의원 측 관계자는 “국민의힘 후보들 중 유승민 전 의원이 외연 확대에 가장 강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여론조사”라고 평가했다.
한국갤럽 8일 결과에서 무당층에 해당하는 응답만 따로 볼 경우 이러한 추세는 더욱 잘 나타난다. 이 전 대표는 김문수 장관을 제외한 나머지 4명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보다 응답률이 낮은 항목은 연령별 ‘70세 이상’, 지역별 ‘대구·경북’, 그리고 무당층 정도에 불과하다. 70세 이상과 대구·경북의 경우 국민의힘 절대 우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당층에서의 스코어는 이 전 대표에게 아쉬운 부분이다.
여권에서 박근혜 탄핵 때와는 다르다며 기대감이 퍼지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사석에서 “이재명이 독주하는 민주당과 달리 우리는 후보들이 많아 경선 흥행 요소가 있다. 여기에 새로운 인물이 가세해 바람을 일으켜준다면 무당층을 끌어올 수 있다. 이 경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점쳤다. 그는 “당 지도부가 한덕수 총리 등 여의도 밖의 인물 영입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경선 룰 변경도 그 일환이다. 현행 경선은 ‘당원 투표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다. 일반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대폭 높여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엔 지금의 룰로는 당 주류인 친윤 후보가 유리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무당층에 표를 달라고 호소하기 힘들 것이란 계산이 깔려있다. 유승민 안철수 등 탄핵에 찬성했던 후보 측에선 100% 여론조사 룰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 지도부와 친윤 진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놓고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과 동조화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한 친윤 의원은 “무당층을 노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집토끼를 잃으면 그게 무슨 소용이냐. 우리 지지층에선 여전히 윤 전 대통령 지지세가 강하다. 윤 전 대통령을 버리면 우리 당이 재건할 기회조차 잃게 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탄핵의 강’을 둘러싸고 계파 간, 후보들 간 치열한 공방이 오갈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의 친윤 의원은 “대선 치르고 정치 그만둘 거 아니지 않느냐. 의원 개개인, 그리고 당의 앞날 등을 고려하면 무작정 탄핵된 대통령을 손절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 “바로 이 부분이 국민의힘의 대선 딜레마이자 풀어야 할 과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결은 다르지만 민주당도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다. 앞서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무당층 변수’가 구체화하자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주문이 쏟아졌다. 보수 진영과 3지대 등이 ‘반명’을 연대로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뒤를 이었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탄핵 선고 후 잔칫집 분위기 같지만 막상 대선이 시작되면 또 모른다. 이재명에 대한 비토가 워낙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대권 행보로 ‘우클릭’을 했다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그동안 이 전 대표를 받쳐온 핵심 지지층이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에 대해 맹목적일 정도로 ‘로열티’를 발휘했던 지지층의 이런 기류에 이 전 대표도 당혹스러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한 친명 의원은 “대권을 잡기 위해서 그 정도의 우클릭은 지지층이 양해해줄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우리 쪽에서도 뭘 해볼 수 있는 게 없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무당층을 안아야 하는 이 전 대표 역시 강경 지지층이 딜레마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전 대표는 20대 대선 때 같은 당 경쟁 후보들로부터 이 문제를 집중 공격 받았다. 이번 대선 경선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대선 출사표를 던진 김동연 경기지사 측 관계자는 “무당층 사이에서 이재명 팬덤에 대한 거부감은 상당히 높다. 경선은 물론 본선에서도 이는 민주당의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