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그리스 최대 노조인 GSEE(그리스노동자총연맹)와 ADEDY(공무원노조), PAME(전노동자투쟁전선) 등 단체들은 24시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공공 및 민간기업은 물론 국립병원 직원들과 교육자 및 법원 직원 등도 참여했다.
단체들은 "심각한 물가상승으로 노동자 소득이 잠식당하고 있지만 정부는 무관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GSEE는 "우리 국가의 구매력은 유럽연합의 마지막에서 두 번째이며, 수많은 시민들이 소득의 40% 이상을 주택과 난방에 지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요신문과 만난 한 중등교사 조합원은 "공공부문 일자리 축소로 수천 명의 교사가 일자리를 잃고 말았다"면서 "정부는 시민의 일과 삶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데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체들은 "긴축을 부수자" "정부는 인간 존엄성을 지키는 데에 돈을 써라" 등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도심 일대를 행진했다. 그리스 노조의 이 같은 총파업은 2024년 11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노조는 당시에도 고물가에 항의하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실제 그리스에서는 물가상승이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정부가 무상의료 폐지와 연금 인하 등 IMF 등이 요구한 고강도 긴축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면서도, 최저임금만큼은 꾸준히 올리고 있다. 2024년 최저임금을 830유로(약 120만 원)로 기존 대비 6.4% 올렸다.
하지만 GSEE 등 노조는 즉각 908유로(약 148만 원)까지는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불과 2년 전 30유로대(4만 원대)였던 식료품 값이 당장 50유로대(8만 원대)까지 치솟는 등 물가와 임금 사이 괴리가 지나치다는 등의 이유다.

특히 이날은 2년 전 그리스 일대를 충격에 빠트린 '열차 충돌 참사' 2주기 행사도 같이 진행돼 여느 때보다 과격한 시위가 예상됐다. 이 참사는 2023년 2월 28일 테실리아 주 라리사 인근에서 일어난 열차 간 충돌사고다. 57명 사망에 85명 이상이 부상당했고, 50~60명이 행방불명되거나 신원미상 상태로 남아있다.
그러나 책임자 처벌은 없었다. 정부 실태조사도 지지부진했다. 오히려 최근 공개된 사건조사 결과에는 "증거가 훼손돼 사고 원인 규명이 어렵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리스 시민사회에서는 정부 은폐설이 퍼져갔다. 다행히 이날 집회에서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다만 곳곳에서 "철도청의 이익이 우리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상황을 반전시키자" 등 구호는 끊이지 않았다.
그리스=주현웅 기자 chescol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