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개막 이전 시즌 예측에서 KIA는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의 주인공이다. 팀타율, 팀평균자책점에서 모두 1위에 올라 고른 전력을 자랑했다. 연말 시상식에서도 평균자책점 1위(네일), 세이브 1위(정해영), MVP(김도영) 등 수상자를 다수 배출했다.
KIA는 페넌트레이스에서 2위와 9경기 차로 앞섰다. 이어진 한국시리즈에서도 4-1 완승을 거뒀다. 이렇다 할 전력 유출도 없었기에 자연스레 KIA는 이번 시즌 역시 우승에 가까운 팀으로 평가 받았다. 팬들 역시 전문가들의 이 같은 평가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시즌 초반 KIA는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4월 들어 최고 순위는 6위다. 심지어 12일에는 최하위 10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디펜딩 챔피언 KIA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 중 하나는 부상이다. 개막전부터 MVP 김도영이 허벅지 근육을 다쳤다. 지난 시즌 안타 189개, 홈런 38개 도루 40개를 생산한 선수의 공백으로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외에도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던 김선빈, 필승조 곽도규 등이 부상에 신음했다. 곽도규의 경우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받게 돼 이번 시즌 활약할 수 없다는 점이 뼈아프다.
일종의 '우승자 징크스'도 적용되는 모양새다. KBO리그는 최근 수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매년 달라졌다. 연속 우승을 달성한 팀이 나온 것은 2016년이 마지막(두산 베어스)이다. 이를 두고 한 야구인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번 하면 그해 연말은 시상식 등 행사 참여로 바쁘다. 요즘은 TV 예능, 각종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한다. 비시즌 루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 KIA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으나 순위는 곧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이 뒤따른다. 타격과 마운드 등 각종 지표 등에서 나쁘지 않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네일, 최형우 등 주요 전력이 건재하고 신입 외국인 선수들인 올러, 위즈덤도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일부 부상 선수들이 회복하고 '사이클'이 돌아온다면 순위는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진다.

KIA와 함께 5강으로 꼽히던 팀 중 하나는 한화 이글스였다. 류현진의 복귀와 함께 지난해에도 큰 기대를 받았으나 8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바 있다.
이번 시즌엔 더욱 칼을 갈았다. 고대하던 신구장에서 펼쳐지는 시즌이다. 수년 동안 이어진 리빌딩의 결실을 맺을 타이밍이었다. 실제 한화 구단은 장기 계획을 세우며 2025년을 강팀으로 거듭날 시점으로 찍었다. 심우준, 엄상백 등 FA 자원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초반 성적표는 실망스러웠다. 개막 이후 10일 만에 순위표 최하위를 찍었다. 마운드에 비해 '변수'로 여겨지던 타선의 부진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한화 타선은 시즌 초반 2할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부진을 겪었다. 개막 첫 5경기에서 한화가 뽑아낸 점수는 9점에 불과했다. 투수진이 분발해도 타격이 터지지 않아 패하는 경기가 이어졌다.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플로리얼은 3월 8경기 타율이 0.143에 불과했다. 개막 초반부터 '구단이 대체 외국인 선수를 알아본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극도의 타선 부진이 지속되지는 않았다. 3월 타율 1할대에 그치던 플로리얼은 최근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며 4월 타율 0.304를 기록 중이다. 어느덧 시즌 누적 타율도 0.250까지 끌어올렸다. 이외에도 문현빈이 3할 타율에 도달했고 최재훈, 김태연, 채은성 등이 감을 되찾고 있다. 거포 노시환은 홈런 5개로 리그 공동 2위를 달리는 중이다.
자연스레 한화의 순위도 상승하기 시작해 이제는 5강권 진입을 바라보는 위치까지 올랐다.
#혼전 속 LG의 독주
반등하는 한화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현재 순위가 리그 막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번 시즌은 팀순위의 변화가 요동치고 있다.
리그 선두 LG 트윈스를 제외하면 구단 간 격차는 매우 적다. 1위 LG만이 2위와 5.5경기를 벌렸을 뿐, 2위부터 10위의 게임차는 4.5경기에 불과하다. 특히 2위부터 공동 8위는 2.5경기 차로 더욱 적다. 하루아침에도 순위는 급변할 수 있다.
전력 평준화 속 치열한 순위 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LG의 독주가 눈에 띈다. 개막 직후부터 7연승을 내달렸다. 이후 기록한 패배는 단 세 번뿐이다. 투타 모두 고른 활약으로 균형적인 모습을 보인다. 당초 상위권 후보로 지목을 받았으나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내고 있다.
팀내 3할 타자만 4명(문보경, 문성주, 박동원, 김현수)이다. 박동원과 문보경은 OPS(출루율+장타율) 리그 1, 2위에 나란히 올라 있다.
약점으로 꼽히던 불펜도 분발하고 있다.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역전패를 허용하지 않았다. 김진성, 박명근, 이지강 등은 모두 3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야심차게 영입한 FA 장현식은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을 입어 우려를 낳았으나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 5경기 무실점 행진을 기록 중이다.
이에 더해 선발 5인 로테이션이 쌓아올린 승수만 13승이다. 토종 선발 임찬규가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두는가 하면 신입 외인 치리노스는 출전한 4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다만 옥에 티는 에르난데스의 부상이다. 허벅지 안쪽 근육이 찢어져 6주 이상 로테이션을 거를 것으로 보인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