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은 2023년 7월경 교육부의 청탁금지법위반 등 최초 수사의뢰서를 접수했고, 2023년 8월경 '현직 교원들이 사교육업체에 문항을 판매한 다음 고액의 금원을 수수한다'는 취지의 자체첩보를 입수해 입건 전 조사·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교육부와 감사원의 추가 수사의뢰서 등을 접수해 기존 사건과 함께 수사를 진행했고, 사교육업체와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 7회 및 피의자 126명을 포함한 관련자 총 194명을 상대로 조사했다.
사교육 카르텔 사건은 24건(교육부 수사의뢰 등 5건, 감사원 수사의뢰 17건, 자체첩보 2건)으로 국민적 관심도가 높고 사안이 중대함을 고려해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에서 직접 수사를 진행했으며, 입건 대상자는 현직 교원(범행 후 퇴직자 포함) 96명, 사교육업체·강사 관계자 25명, 기타 5명 등 총 126명이다.
현직 교원(문항 판매 당시 기준) A 씨 등 47명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업무 외적으로 수능 관련 문항을 제작해 사교육업체·강사 등 19명에게 판매하고 그 대가로 최대 2억 6000만 원을 수수했다. 경찰은 교원 47명과 사교육업체·강사 19명을 청탁금지법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A 씨는 수능 출제·검토위원 출신 현직 교원 8명과 함께 ‘문항제작팀’을 구성하고, 다수의 아르바이트 대학생들로 구성된 ‘문항검토팀’ 조직을 총괄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항제작팀 소속 일부 교원들은 문항 판매 대가를 본인 명의가 아닌 차명 계좌로 입금 받기도 했다.

'일타강사'로 불리는 학원 강사 B 씨의 교재는 2023학년도 수능 두 달 전인 2022년 9월 27일 발간됐는데, 평소 문항을 거래해왔던 현직 교원 C 씨가 B 씨에게 자신이 제작한 문제를 판매하면서 수능 문항에 등장한 지문이 B 씨의 교재에 수록된 것으로 조사됐다.
C 씨는 앞서 EBS 영어 교재 집필진으로 직접 참여했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능에 해당 지문을 출제한 대학교수는 자신이 감수한 EBS 교재에서 해당 지문을 처음 보고 별도로 저장해뒀다가 영어 23번 문항에 그대로 사용했다.
경찰은 수능 영어 23번 문항 출제 관계자들, 강사 B 씨 교재 문항 출제 관계자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중복성 검증 및 이의심사 관계자들의 계좌내역, 통신내역, 전자우편내역을 분석하고, 주거지 등 압수수색을 통해 휴대전화, 노트북 등의 전자정보에 대한 분석 또한 함께 진행했으나 대상자들 간 연결 관계를 의심할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에 따르면 EBS 교재의 집필·감수 참여자들이 보안서약서를 위반해 정식 발간 전 교재를 외부로 유출하는 행위, 현직 교원들이 사교육업체·강사에 사적으로 문항을 제작해 판매하는 행위가 원인임은 확인됐다.
따라서 경찰은 수능 영어 23번 문항을 출제한 대학교수는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교사 C 씨 등은 업무상배임 등의 혐의로, 강사 B 씨는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각각 송치했다. 이밖에도 이의 심사를 무마한 평가원 관계자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송치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일부 교원들은 단순 문항 판매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문항 판매 사실을 숨긴 채 수능·모의평가 출제위원으로 참여하거나, 수능 모의평가 검토진으로 참여하며 알게 된 출제 정보로 문항을 제작해 판매하거나, 판매한 문항을 내신시험에 출제했다.
국가수사본부는 이러한 범죄의 근간이 된 현직 교원들의 문항 판매 행위가 근절되지 못하고 오랫동안 음성적으로 관행화되어 현재에 이른 만큼, 더이상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 판단했다. 이에 공교육의 교원과 사교육업체·강사 간 유착을 근절하고자 청탁금지법은 물론, 위계공무집행방해, 정부출연기관법위반, 업무방해, 업무상배임 등 혐의를 각각 적용해 철저히 수사를 진행했다.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러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면서 "교육부 등 관계기관과도 지속 협의하여 대학입시 절차의 공정성이 보장되고 건전한 교육 질서가 확립되는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