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시험에 지원하는 것은 5년 내에 다섯 번까지 가능하다. 즉 5년 연속 꾸준히 변호사시험을 볼 수 있다. 문제는 합격률이 50% 초반까지 내려오면서 '오탈자(五脫者)'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변호사업계에서는 ‘변호사 수 공급 과다’를 문제 삼으며,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000명 안팎으로 줄이자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사시험 낙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 박 아무개 씨의 상황은 더 암울하다. 박 씨는 스카이(SKY) 학부 출신으로 SKY 로스쿨 중 한 곳을 졸업했다. 하지만 부모님의 뜻에 따라 로스쿨에 진학했던 터라 큰 뜻이 없었고 결국 5년 동안 4번 변호사시험을 치렀으나 모두 낙방했다. 적성이 아니라고 판단해 마지막 5년 차에는 시험공부도, 응시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박 씨는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30대 중반을 앞둔 ‘오탈자, 로스쿨 낭인’이 됐다. 수십 년 전에는 사법고시에서 낙방해도 법대를 졸업했다는 이유만으로 기업 법무팀 채용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변호사 수가 급증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아져 박 씨의 고심은 깊다.
#금전적 부담도 커져
다섯 번만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는 과거 사법고시 때 ‘장수생’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합격률이 70~80%대였던 때는 큰 문제가 없었다. 대부분 2~3년 공부하면 합격했다.
하지만 변시 도입 10년이 넘어가면서 매년 쏟아지는 2000명의 졸업생 가운데 일부가 누적돼 계속 시험을 치르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합격률이 낮아졌고, 변시 응시자들은 공부에 대한 압박이 커졌으며, 변시를 준비하는 사교육이 강화됐다. 특히 합격률이 지방대 로스쿨 학생 상당수는 학기 중에도 사교육의 도움을 받으며 변시를 준비한다.
사법고시가 공존했던 1~3기와 현재의 변호사시험 응시자들은 ‘풀’도 다르다. 50%라는 숫자만 놓고 ‘두 명 중 한 명은 합격 아니냐’라고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일단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해 10 대 1 수준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데다 3년 동안 치열하게 공부한 뒤 치르는 변호사시험이기 때문에 탈락에 대한 압박이 크다.

자녀가 로스쿨을 졸업해 시험을 치르고 있는 한 법조인은 “학부를 졸업한 뒤에는 원룸을 구해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매달 생활비에 별도 학원비, 팀을 모아 하는 과외비 등으로 100만 원 정도 드는 것 같다”며 “올해가 3년 차 시험을 치른 건데 이번이 마지막이었음 좋겠다”고 희망했다.
#변호사업계 “변호사 수 줄여야”
5년 동안 시험 응시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1만 명의 졸업생이 나오는 로스쿨 구조에서 합격자 규모(1500~1750명)를 감안할 때 일부 응시자들은 ‘오탈’이 불가피하다. 지난해까지 총 13번의 변시에서 오탈자는 1500명이 넘는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현행 합격률을 유지하면 매년 200명 정도의 오탈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설상가상 변호사업계는 ‘변호사 수 감축’을 추진 중이다. 김정욱 신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지난달 21일 김석우 법무부 장관 권한대행(차관)을 예방했을 때 공식적으로 변호사 수 감축을 요청했다. “로스쿨 도입 당시 우리나라의 변호사 수는 1만 명 정도였으나 로스쿨 도입 후 (12년 만인) 2024년 3만 6276명이 됐다”며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가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앞으로 2~3년 안에 등록 변호사 수는 4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1706명(합격률 54.06%), 2022년 1712명(53.55%), 2023년 1725명(52.99%), 2024년 1745명(53.04%) 등 꾸준히 1700명 이상 합격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으니 이를 과감히 줄여야 한다는 게 대한변호사협회 주장이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법원과 검찰, 로펌에서 실무 교육 기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과도하게 (변호사시업) 합격자들이 쏟아지고 있고, 변호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징계 건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로스쿨 입학 규모도 줄이고 결원보충제도 폐지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매년 쏟아지는 합격자 수를 줄여야 변호사의 위상을 지켜낼 수 있을 정도로 위기”라고 토로했다.
서환한 객원기자 mast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