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전북혁신도시 국민연금공단 본부와 기금운용본부 등에 경찰력을 투입해 현장을 수색했으나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6시쯤 자수한 A 씨는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을 얻기 위해 자극적인 글을 올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4일에는 배재고 야구부 징계와 관련해 광주제일고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글이 올라와 학생과 교직원이 대피하고 경찰·소방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이외에도 잠실 개표소 시위와 관련해 송파경찰서 무기고 탈취를 주장하거나 이재명 대통령,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등 특정 인물을 겨냥한 살해 예고도 잇따랐다.
지난해 3월 18일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테러·협박범을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공중협박죄가 신설됐지만 관련 범죄는 오히려 늘어난 양상을 보였다.
경찰청에 따르면 법 시행 뒤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총 193건의 공중협박 사건이 발생했다. 시행 첫 달인 3월 1건, 4월 9건에 그쳤던 발생 건수는 5월 15건으로 늘어난 뒤 11월 27건, 12월 30건 등 매달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공중협박 범죄가 반복되는 원인으로는 상대적으로 낮은 처벌 수위가 꼽힌다. 벌금액이 크지 않고 초범이나 반성 등을 이유로 기소유예·집행유예에 그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충분한 억제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7월 서울남부지법은 사제 폭탄을 들고 약 40분간 거리를 돌아다니며 시민들을 위협한 30대 김 아무개 씨에게 벌금 600만 원을 선고했다. 공중협박죄를 인정한 첫 법원 판결이었다. 재판부는 김 씨가 지적장애를 지닌 점과 사제 폭탄이 조악해 실제 위험성이 크지 않았던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
지난 5월에는 BTS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SNS에 “생수병에 휘발유를 넣어 투척하겠다”는 등의 협박 댓글을 22차례 게시한 50대 강 아무개 씨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온라인 공간의 특성도 공중협박 범죄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대화방에서는 비슷한 성향의 이용자들이 쉽게 모이고 실시간으로 반응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극적인 협박 글이 관심과 호응을 얻거나 다른 이용자의 모방 범죄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요즘은 현실보다 온라인에서 관계와 경험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스와팅(허위 신고)은 온라인 집단 내에서 자신의 영향력과 권위를 과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해 12월부터 각 시도경찰청에 손해배상 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협박범에게 출동 비용 등 민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실제 경찰은 올해 5월 학교 폭파 협박 글을 반복 게시한 고등학생을 상대로 7100만 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다만 손해배상은 아직 관련 판례가 많지 않고 사건별 손해액 산정 기준도 명확하지 않아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명예교수는 “공중협박은 실제 범행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사회적 피해가 매우 큰 범죄”라며 “형사처벌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손해액 산정 기준도 보다 명확히 마련해 민사상 책임까지 실질적으로 이행되도록 해야 재범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