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성년자의제강간’ 아닌 ‘아동복지법’ 고소, 왜?
지난 7일 유족 측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녹취록에서 ‘김새론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처음 (성관계를) 한 것이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였다”고 밝혔다. 이 발언이 키포인트다. 고인이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이었을 당시는 2014년 12월에서 2015년 2월 사이로 추정된다. 고인이 2000년 7월생임을 감안하면 당시 나이는 만 14세다.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추행’을 다룬 형법 제305조 제2조는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19세 이상의 자는 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 강간 등 상해·치상 또는 강간 등 살인·치사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미성년자의제강간죄’다.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 김수현과 고 김새론이 성관계를 가졌다는 주장이 맞다면 당시 고인은 14세로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해당된다.
그러나 해당 발언이 진실일지라도 김수현을 미성년자의제강간죄로 처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조항은 2020년 5월 19일에 신설됐는데 그 전까지는 ‘만 13세 미만의 사람’으로 규정했다. 녹취록 속 상황은 2014년 12월에서 2015년 2월 사이에 벌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아동복지법 제3조는 ‘아동’을 ‘18세 미만인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당시 14세였던 고인은 아동에 해당된다. 같은 법 71조에 따르면 ‘아동복지법 17조 2호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진위 불확실한 녹취록, 증거 능력 있나
문제는 “처음 (성관계를) 한 것이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였다”는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증거 능력을 갖고 있느냐다. 우선 녹취록의 진위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유족 측은 2025년 1월 10일 고인이 미국 뉴저지의 한 스타벅스에서 지인과 1시간 넘게 나눈 대화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시간 30분 분량의 대화 녹취록 가운데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기자회견에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김세의 대표는 “해당 녹취록에 대해 몇 번의 검증을 거쳤으며 김새론 목소리가 맞는지도 다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수현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입장문을 통해 “해당 녹취파일은 완전히 위조된 것으로, 인공지능(AI) 등을 통해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족 측 주장이 맞는지 김수현 측 주장이 맞는지 밝히는 것이 급선무다. 설사 유족 측 주장처럼 실제 녹취록이어도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이끌어 낼 정도의 증거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한 변호사는 “녹취록에 고인의 증언이 담겨 있을지라도 일방의 주장일 뿐이기에 이것만 가지고 아동복지법 위반을 입증하기는 힘들다”며 “다만 당시 정황이 적힌 일기장 같은 추가적인 증거가 있다면 녹취록이 상당한 증거 능력을 가질 수 있다. 또 녹취 당시의 지인 외에도 고인에게 관련 얘기를 직접 들은 지인이 여럿 된다면 역시 증거 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족 측이 얼마나 탄탄하게 증거를 수집해 법정 대응에 임하고 있느냐도 관건이다. 이번 녹취록 공개 이전에도 김새론 유족 측은 김수현과의 교제 주장과 관련한 다양한 증거를 공개했다. 2016년에 김새론과 김수현이 주고받았다는 메신저 대화와 당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커플 사진, 김수현의 군복무 시절인 2018년에 김수현이 김새론에게 보낸 편지 등이다.
지난 3월 27일 기자회견에서 유족 측 부지석 변호사가 공개한 2016년 6월 김새론과 김수현이 나눈 메신저 내용에는 만 28세인 김수현이 만 15세인 김새론에게 애정 표현을 하고 스킨십을 요구하는 듯한 내용도 담겨 있다. 이에 대해 김수현은 반박 기자회견을 통해 “2016년과 2018년 카카오톡에서 고인과 대화하고 있는 인물(김수현이라고 지목된 인물)은 서로 다른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검증 기관에서 작성한 ‘저자 동일인 식별 분석 결과’ 보고서까지 공개했지만 이후 법적 증거로 효력이 부족한 보고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증거의 ‘면밀한 검증’이 관건

상황이 쌍방 고소로 확대된 만큼 이제 수사와 재판 등의 절차를 통해 시시비비가 드러날 전망이다. 앞서 김수현 측은 고 김새론의 유족과 ‘가세연’ 운영자 김세의 등에 대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 및 12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유족 측은 5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경찰청에 김수현을 아동복지법 위반과 무고죄로 고소하며 맞불을 놨다.
김수현이 유족과 가세연 등을 상대로 제기한 12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민사소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 14부에 배당됐지만 관련 형사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 민사 재판은 천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 후 검찰 송치와 기소가 이뤄지면 본격적인 형사 재판이 시작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동선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