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당헌 제74조의2(대통령 후보자의 선출에 대한 특례) 조항에는 "제5장(대통령 후보자의 선출)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대통령 후보자 선출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 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가 심의하고, 최고위원회의(비상대책위원회)의 의결로 정한다"고 돼 있다. 즉,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에 따라 대통령 선거인단의 투표결과와 여론조사결과 등을 종합해 최다 득표자를 후보자로 선출했음에도 '상당한 사유가 있다'는 자체적인 판단으로 후보 교체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7일 당원 대상 조사 결과 "중앙선관위 후보 등록 마감일 전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86.7%를 차지한 것이 이 '상당한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국민의힘 측은 대통령 후보자 등록 신청 공고와 함께 한 전 총리의 대선 후보 등록 공고를 게시했다. 대통령 후보자 등록 신청 공고에는 '5월 10일 새벽 3시~4시'가 등록 기간으로 명시돼 있다. 등록시 필요한 신청 서류만 30가지가 넘는다는 점에서 볼 때 한 전 총리와 후보 교체를 미리 계획한 상태에서 일사천리로 일을 끝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5월 9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선 후보의 재선출 여부 결정을 포함한 모든 권한을 비대위에 위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같은 날 김 후보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대통령 후보자 지위자 인정 가처분신청과 전국위원회 및 전당대회 개최 금지 가처분신청도 기각됐다. 이에 법적인 분쟁 소지가 사라진 것으로 판단한 국민의힘이 오는 5월 11일 후보 등록 마감일 이전까지 후보 교체 절차를 속전속결로 끝내려 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한 전 총리의 후보 선출 찬반을 묻는 전 당원 대상 투표를 거쳐 5월 11일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미 당내 경선을 통과해 선출된 후보를 강제로 교체한다는 점을 두고 당원들은 물론, 당내외 보수인사들 사이에서도 분노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어 "김문수 후보가 저를 막으려고 한덕수 후보와 친윤들을 한 팀처럼 이용한 과오 있는 것 맞고, 설령 경선에서 선출된 후보를 교체할 사정이 생겼다 가정하더라도 다른 경선 참여자들을 배제하고 왜 당원도 아닌 '특정인 한덕수'로 콕 찍어서 교체해야 하는 건지 설명 불가능하다"라고 꼬집었다. 비공개 샘플링한 여론조사를 이유로 든 것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이며 그냥 친윤들 입맛대로 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이런 과정을 거쳐서 억지로 한덕수 후보를 국민의힘 후보로 내면 국민들로부터 표를 얼마나 받을 것 같나. 친윤들이 그걸 모르겠나. 친윤들은 자기 기득권 연명을 바랄뿐, 승리에는 애당초 관심 없었다"라며 "아직도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그 추종자들에 휘둘리는 당인 것 같아 안타깝다. 보수의 혁신 없이 승리는 없다"고 짚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도 "이 한밤중에 대통령 후보자 선출 취소 공고를 냈다. 이는 지극히 비상식적"이라며 "당원과 국민이 민주적으로 선출한 후보를 취소시키고 무소속 후보를 옹립하는 행위를 절대 반대한다. 이건 아니다. 모두 분노하자"라며 당원들에게 호소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새벽 "단일화 합의 조정이 여의치않다는 이유로 경선을 통해 최종 선출된 후보를 하필 모두 잠든 이 새벽에 기습 취소시키고, 03~04시 단 1시간 만에 저 어마무시한 양의 서류들을 준비해 국회에서 새 후보로 등록하라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은 누구를 위함인가"라며 "눈 뜨고 있던 내가 이리 황당한데 내일 아침, 밤새 잠들어있던 당원, 국민들과 그동안의 경선결과에 승복했던 후보들이 맞닥뜨릴 당혹감이 짐작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문수 아니라 누가 선출됐어도 우격다짐으로 갈 작정이었나, 수십억 들여 경선은 뭣하러 했나, 말 장난 서커스였나"라며 "당을 존중하고자 무던히 노력해왔지만 이 야밤의 법석은 당의 원칙에 대한 심대한 도전임은 분명해 보인다"고 짚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