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의 부진은 탄탄한 마운드와 달리 타선의 응집력 부족이 가장 크다. 좀처럼 주자들을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붙박이 1번 타자 부재가 시급하다. 한화는 1번 타자에 걸맞은 선수를 찾기 위해 다양한 후보자들을 1번에 기용했다. 김태연, 황영묵, 안치홍, 이도윤, 이원석, 이진영, 최인호 등이 나서다 최근에는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까지 1번에 내세웠지만 여전히 1번 타자 타율이 리그 최하위다.
팀 타선이 저조하면서 부각되고 있는 선수가 중견수 에스테반 플로리얼이다. 플로리얼은 시즌 개막 후 8경기에서 28타수 4안타(0.143)를 기록하며 부진했으나 4월 들어 타율을 3할로 끌어 올리며 반등의 조짐을 보였다. 그러다 5월 타율이 다시 2할 5푼으로 하락했다. 멀티 히트와 3안타 경기도 있었지만 타격 기복이 심한 편이다.
에스테반 플로리얼은 5월 22일 현재 타율 0.255 4홈런 50안타 22타점 10도루 출루율 0.313 OPS 0.711을 기록 중이다.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들 중 플로리얼보다 타격 성적이 떨어지는 선수는 키움의 루벤 카디네스 뿐(방출된 야시엘 푸이그는 제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화는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교체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플로리얼 영입 당시 중견수의 안정감과 빠른 발을 이용한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기대했다. 플로리얼의 수비는 현장에서도 크게 인정받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화 타선이 집단 침체에 빠지면서 플로리얼의 단점이 두드러졌다. 장타와 파괴력 있는 거포 외국인 타자의 갈증이 부각된 것이다.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서도 플로리얼의 교체 필요성을 놓고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간 것으로 보인다. 팀 타선이 침체에 빠졌을 때 플로리얼만이라도 제 역할을 해준다면 분위기 전환에 힘을 보탤 수 있을 텐데 같이 어려움을 겪다 보니 집단 슬럼프가 길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화 구단은 현장의 상황을 파악한 뒤 일찌감치 해외 스카우트 파트가 미국과 중남미 지역으로 한 달가량 출장을 다녀왔다. 손혁 단장까지 동행해서 직접 선수들을 살폈고, 작성된 선수 리스트를 현장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구단의 한 관계자는 이번 출장이 당장의 선수 교체를 위한 움직임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타자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수들도 리스트업을 위해 두루 선수들을 살폈다. 선수 교체는 현장의 판단이 중요하다. 구단은 그 전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교체 판단을 내리고, 단장님도 동의한다면 우리는 그걸 실행에 옮기면 된다. 그래서 이번 출장이 누구를 교체하기 위해 선수를 살피러 간 게 아니라 준비 차원이었다고 보면 된다.”
6월이 되지 않은 시점에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기란 쉽지 않다. 데리고 올 만한 선수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즉 교체 자원이 풍부하지 않다. 한화 현장도 이걸 가장 고민하고 있는 눈치다. 구단에서 ‘준비’ 차원으로 발 빠르게 해외 출장을 다녀왔지만 김경문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선수가 나타나진 않은 걸로 보인다.
감독과 코칭스태프 사이에선 에스테반 플로리얼을 능가할 만한 뛰어난 선수가 없다면 ‘굳이’ 지금 교체를 해야 하느냐는 회의론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교체 외국인 선수 영입 후 비자 발급과 KBO리그 적응 과정을 거쳐 실전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긴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현장에서는 플로리얼의 반등을 더 기다리는 눈치다. 일단 6월 초까지는 플로리얼이 공격에서 자신의 몫을 해주기를 기대하다 계속 부진을 거듭한다면 6월 이후 교체 시기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장성호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한화가 올 시즌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려면 외국인 타자의 반등이 절실하다”면서 “시즌 시작 후 3분의 1이 지난 시점에서 아직까지 타격 성적이 저조하다면 에스테반 플로리얼은 교체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