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을 단숨에 잠재웠다. 작전명 ‘미드나잇 해머’를 통해 포르도 등 이란 내 핵 시설 3곳을 외과 수술식으로 타격했다. 6월 22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란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파괴됐다”면서 “공습은 수개월 준비했으며, 최고사령관인 트럼프 대통령의 정확한 명령 아래 이뤄진 놀랍고도 압도적인 성공이었다”고 자평했다.
‘미드나잇 해머’는 역사상 최초의 벙커버스터 활용 사례이자, 완벽한 기도비닉 유지로 조명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주의 시한’을 언급한 뒤 시간차 공격으로 이란 핵시설을 정밀 타격했다. 이란 군 당국이 추적했을 때 이미 미군 B-2 스텔스기는 미국령 괌으로 돌아간 직후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악할 만한 사건이 이란에서 벌어진 셈”이라면서 “김정은 입장에서 ‘미드나잇 해머’ 타격 대상을 북한으로 대입해보면, 아연실색할 만한 일”이라고 바라봤다.
소식통은 “의외로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 움직임은 상당히 디테일한 측면이 있다.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오물풍선 도발을 지속적으로 감행하다가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도발을 전격 중단했다”며 “한국에서 비상계엄이 터지자 ‘전쟁이 나면 큰일’이라는 취지로 발을 쏙 뺀 셈이다. 오물풍선 도발이 중단된 시점을 살펴보면 북한이 한국 비상계엄 선포에 얼마나 놀랐는지를 유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전개된 이상 김정은에게 중요한 것은 핵 시설 타격이 아니다. 과거 화제가 됐던 ‘참수작전’에 대한 불안감이 극한까지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이 이뤄질 때마다 강력히 반발하는 것도 ‘참수작전’ 존재와 무관하지 않다. 쥐도 새도 모르게 주석궁을 폭파할 수 있다는 가설을 ‘미드나잇 해머’ 작전이 입증해버린 모양새가 됐다. 통일이나 핵개발보다 정권 유지가 우선인 김정은 입장에선 아득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 첫해였던 2017년 미국과 일본은 유사시 북한에 단독 진입해 타격하는 개념계획을 검토한 바 있다. 2017년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북미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른 시기였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당시 방송 인터뷰에서 “2017년 미국은 (북한) 선제공격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고려했을 정도로 전쟁에 가까운 상황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2017년 ‘작전계획 5028’엔 ‘북한의 우발적 도발에 따른 특공대 투입 및 엄호폭격’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미국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김정은 참수작전’ 일환 개념을 작전계획에 포함한 조치로 관심을 끌었다. ‘작전계획 5015’에 명시돼 있던 김정은 참수작전 개념은 한미연합작전 일환이었다. 그러나 ‘작전계획 5028’엔 미국이 단독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전제가 달렸다.
미국이 이란 핵 시설을 타격하기에 앞서, 이스라엘은 군 수뇌부와 핵과학자 등 유력 인사를 정밀 타격해 암살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시간차 공격은 ‘특공대 투입 및 엄호폭격’이라는 한반도 작전계획 개념과 상당히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이란 무력충돌을 계기로 북한 행보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기 시작하면서 남북대화는 줄어들었다. 2018년 판문점 회담과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로 김정은은 대남, 대미 협상을 전격 중단했다. 2018년 물꼬를 튼 북미대화와 2025년 단절된 북미관계 당사자는 같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미국 타격을 전제로 한 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때마다 미국의 압박은 거세졌다. 그 과정에서 김정은은 태세 전환 속도를 극도로 유연하게 가져가는 화전양면 전술을 주로 활용해 왔다”며 “미국이 직접 타격에 나설 수 있다는 사례가 나왔기 때문에 김정은이 과거 협상 방식을 그대로 이어가기엔 부담이 있을 것이다. 까딱하다가는 다음 타깃이 북한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선다면, 미국에 대한 도발 수위를 극단적으로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미드나잇 해머를 계기로 북한이 다시 대화의 장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2017년처럼 민족 평화 프레임이 아니라, 국가 대 국가 차원으로 한국이나 일본을 브리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