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권 주자들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현재 안철수·조경태 의원과 양향자·장성민 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고,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나경원·장동혁 의원 등의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마를 선언하거나 출마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을 보면 김문수 전 장관과 나경원·장동혁 의원, 장성민 전 의원 등이 친윤계로, 한동훈 전 대표와 안철수·조경태 의원 등이 비윤계로 분류된다. 양향자 전 의원은 6·3 대선에서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지만 계파색이 약하다.
국민의힘에는 대선 패배 후 인적 쇄신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실제 당내 분위기는 이와 거리가 있다. 지난 7일 안철수 의원은 친윤계에 대한 인적쇄신을 제안했다가 불발되자 혁신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퇴임한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도 지난달 초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철회 △대선후보 교체 과정 진상조사 등 당 쇄신을 위한 개혁안을 내놓으며 이를 전당원 투표에 부칠 것을 제안했지만 친윤계 송언석 원내대표의 반대에 부딪혔다.
친윤계 인사들을 겨냥한 쇄신안이 좌초되자 이른바 ‘언더 찐윤’(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친윤계 핵심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 한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은 50여 명 규모로 추정된다. 이들은 송언석 원내대표 선출부터 비대위원장 임명까지 당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들로 여겨진다. 당 지도부는 인적쇄신보다 혁신위원회를 통한 쇄신안 마련에 방점을 찍고 있다.
견제 진영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가 대항마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는 전대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전 대표가 실제 전대에 출마해 당권을 거머쥘 경우 친윤계와 갈등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어 당 내에선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경계하는 시각도 일부 감지된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18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한동훈 전 대표가 나와 당을 이끌기엔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지난 1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집단지도체제를 누가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며 “저는 최소한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고 현시점에서 바람직한지에 대해 의문점을 많이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대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황우여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9일 CBS와 인터뷰에서 “대표 1인이 모든 책임을 지는 구조보다는 다양한 세력이 함께 책임지는 방식이 당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일요신문i’와 통화에서 “지도체제 변화를 고려해 볼 만하다”면서도 “혁신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이다. 솔직히 지금은 당 차원에서 쇄신을 위해 최적의 묘수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검 수사를 받던 윤 전 대통령이 10일 재구속됨에 따라 친윤계나 이를 바라보는 당심에 끼칠 영향도 주목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친윤계가 나서는 일이 벌어지면 당의 미래는 불투명하다”면서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상황이 절박하기에 당원들도 친윤계보다 계엄·탄핵과 거리가 먼 비윤계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내란 특검팀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비상계엄 선포 후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일부 친윤계 핵심 인사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수도 있어서 친윤계가 (당 주류로) 오래 자리하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